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JTN 마중물 중앙테마이벤트 / 분수를 지키는 일

최태권 |2008.12.06 11:18
조회 15 |추천 0

AP14EB.JPG 

Photo essay | 존재는 불안하다. 삶의 궁극적 목적은 행복이지만 존재는 그 증명조차 힘겹다. 때문에 우리는 고통으로 처절하게 살아있음을 밝히는… more


분수를 지키는 일

동해안 바닷가에 큰 꽃게 한 마리와 작은 꽃게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들은 어느 날 바닷가 모래밭 위로 살금살금 기어 올라왔다.
바닷가 모래 속이 너무나 춥고 답답해서
바다 구경도 좀 하고 햇볕도 좀 쬐고 싶어서였다.
"아이. 시원해! 밖으로 나온 일은 정말 잘한 일이야."
"저길 좀 봐. 아이들이 파도를 타고 놀잖아. 아, 정말 멋있어!"
큰 꽃게와 작은 꽃게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탄성을 내질렀다.
그런데 그때 작은 꽃게가 밖으로 나올 때 만든
자기의 모래구멍을 보고 큰 꽃게한테 발했다.
"큰 꽃게야, 참 이상하다. 내가 만든 구멍은 이렇게 작은데,
네가 만든 구멍은 왜 그렇게 크니?"
"아, 그건 내 몸이 크기 때문이야.
네 구명이 작은 것은 '네 몸이 작기 때문이고.
우리는 자기 몸에 맞춰서 구멍을 파야 돼.
그게 우리 분수를 지키는 일이야."
큰 꽃게는 작은 꽃게가 귀엽다는 듯
작은 꽃게의 등을 톡톡 두드리면서 말했다.
작은 꽃게는 큰 꽃게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저 자기도 큰 꽃게처럼 큰 구멍을 파고 싶었다.
마음만 먹으면 큰 꽃게보다 더 큰 구멍을 팔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날 밤이었다.
작은 꽃게는 큰 꽃게 몰래 다시
바닷가로 나와 구멍을 파기 시작했다.
발가락과 집게 다리를 열심히 놀려
자기 몸보다 몇 배나 되는 큰 모래 구멍을 팠다.
파도가 밀려와 기껏 파놓은 구멍을 와르르 무너뜨려도
조금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또 구멍을 크게 파놓았다.
"나도 이제 큰 꽃게가 부럽지 않아."
작은 꽃게는 그런 생각을 하며 그제야 만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작은 꽃게의 더듬이를 따갑게 찌르는 한 불빛이 있었다.
"야, 찾았다! 여기 있어!"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꽃게는 덜컥 겁이 났다.
얼른 자기가 파놓은 모래 구멍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러나 구멍이 너무 커서 자기의 몸을 다 숨기지 못하고
그만 아이의 손에 붙들리고 말았다.

『당신의 마음에 창을 달아드립니다』
(정호승 지음 | 해냄)(사진 | 박현두 작가)

 

[오늘의 詩] 김용택「연애1」
[건강 정보] "겨울철 피부, 석류차로 깔끔~"

 

 

* 출처 *

www.mjm.co.kr

www.jtn.co.kr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