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없는 연애가 존재하듯. 연애없는 사랑 또한 존재한다
설레이는 봄날의 우유빛 느린 마음과
여름날의 푸른 자극이 사라지고 난 후일지라도
감정은 살아남는다
살아 살아남아 끝끝내 모든 의식을 지배하여
미진한 사랑을 붙잡고 늘어진다
끝나버린 관계. 지나고 만 계절이 하나의 작은 우주가 되어
슬프고 느린 마음으로 홀로 한 시절을 겪어 낸다
그러나 그대로 사랑인것이다
추억하는 일에도. 기다리는 일에도 마음을 다 해야만 하는 것이다
남은 사랑은 갈곳이 없다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날
눈 감은 세계 안에 펼쳐지는 꿈결같은 날들
웃고. 이야기하고. 한숨짓고. 눈물 지으며
우리는 그 기억속에서 여전히 함께이다
이미 지녀버린 숨소리. 그 웃음. 그 살내음
시간을. 또 한 계절을. 삶을 보내고 또 보내도 남아있는 것이다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여전히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