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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E│7인의 형님들

정동원 |2008.12.14 09:10
조회 78 |추천 0
[FOCUS] WWE│7인의 형님들 기사입력 2008-07-31 13:30 기사원문보기

현재 WWE는 몇 번의 세대 교체 끝에 존 시나, 랜디 오턴 같은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실제 격투 경기가 아닌 쇼로서 프로레슬링의 매력은 그런 선수들과 숀 마이클즈나 언더테이커처럼 데뷔 20여년에 이르는 선수들이 함께 경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젊은 선수들은 자신들이 어린 시절 보고 열광했던 선수들과 시합하고, 프로 레슬링의 팬들은 그 순간을 보며 열광한다. 지금 한국의 WWE의 성인 팬들 중 상당수는 20여년 전 레슬러들의 활약상을 보며 즐거워했던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들을 프로 레슬링의 세계로 인도했던 7명의 형님들.

헐크 호건은 프로 레슬링 역사상 가장 성공한 레슬러다. 그가 WWE의 에서 200kg이 넘는 안드레 더 자이언트를 들어 매치던 순간은 WWE의 역사를 바꾼 순간으로 기록된다. 2m가 넘는 신장에도 균형 잡힌 몸매에 ‘Real american’을 테마곡으로 쓸 만큼 아메리칸 히어로의 역할에 충실했던 그는 냉전시대 미국 백인들의 정서를 반영했고,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온화한 이미지에 그로기 상태에서 벌떡 일어나 ‘무적 모드’로 변신하는 특유의 쇼맨쉽은 프로레슬링을 대중화 시키는 역할을 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에도 종종 출연할 만큼 프로 레슬러로서 주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현재는 프로 레슬링보다는 리얼리티 쇼 출연 등을 통해 미국의 유명 연예인으로 활약 중. 그의 딸 브룩 호건 역시 아버지의 후광을 입고 연예계에서 활동 중이다. 얼마 전에는 아내와 이혼 소송을 하며 “내 인생 최악의 상대”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장발에 페이스 페인팅으로 가린 얼굴, 터질 듯한 근육, 전력으로 뛰어 링 위에 올라와 링 줄을 흔드는 야성. 얼티밋 워리어는 헐크 호건에게 부족했던 젊고 폭발적인 에너지가 있었고, 그는 헐크 호건과의 라이벌 구도를 통해 초기 WWE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했다. 특히 둘이 맞붙었던 는 역대 가장 인기 있었던 경기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있어 한 만화 잡지에서는 ‘워리어 가면’을 제작해 부록으로 팔았을 정도. 하지만 그의 전성기는 길지 않았다. 유연한 비즈니스 맨이기도 했던 헐크 호건과 달리 언제나 WWF 측에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어필했던 얼티밋 워리어는 WWF 측과 마찰을 빚기 일쑤였고, 몇 차례 WWE와 계약 종료와 재계약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잊혀졌다. 그가 갑자기 사라지자 한국의 아이들 사이에서는 그가 팔뚝에 묶던 끈을 너무 꽉 조여서 혈관이 터져 죽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마초맨 랜디 세비지는 WWE 초기에 가장 독특한 캐릭터 중 하나였다. 그는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을 등장음악으로 썼고, 나르시즘에 가까운 자신감과 광기 어린 눈빛으로 당시로서는 드물게 선과 악역을 몇 번씩 넘나들었다. 헐크 호건이 누구에게나 사랑받았던 의 손오공이었다면, 그 헐크 호건과 때론 동맹을 맺으면서도 동시에 질투하기도 했던 마초맨 랜디 세비지는 베지터였다. 실제로 결혼까지 했던 자신의 미녀 매니저 엘리자베스와의 러브 스토리는 지금까지도 WWE의 최고의 러브스토리일 뿐만 아니라 WWE의 남자 선수와 여자 선수, 혹은 매니저사이에서 벌어지는 모든 러브스토리의 원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후 이혼했고, 엘리자베스는 2003년 약물 중독으로 세상을 떠났다.

WWE의 연중 최고의 이벤트인 16연승. WWE에서 언더테이커의 위상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명된다. 아무리 쓰러 뜨려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일어나는 무적의 장의사 캐릭터로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뒤부터 지금까지 그는 WWE의 최강의 레슬러중 한 명으로 남았고, 언제나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으로 프로레슬링 팬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사실 불에 태워도, 땅에 묻어도 죽지 않는 신비의 존재라는 그의 설정은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눈을 까뒤집는’ 섬뜩한 표정 연기와 전성기 시절 2m가 넘는 신장으로 로프 위를 사뿐 사뿐 걸어다니고, 가볍게 몸을 날려 상대방을 공격하는 놀라운 신체 능력은 그를 아이들의 악몽으로 만들었다. 안타까운 것은 이제 그의 경기를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사실. 그는 갖은 부상으로 현재 잠시 링을 떠난 상태로, 은퇴를 고려 중이다.

“프로레슬링 처음 본 애들이나 호건이나 워리어 좋아한다고 하더라” 프로레슬링 마니아들 중에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브렛 하트는 진정 프로레슬링 마니아들의 ‘로망’이었다. 그는 몸집이 크거나 보디빌더 같은 근육을 갖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로레슬링계의 명문 하트 가문 출신인 그는 프로레슬러들 중 최고의 기술을 자랑했다. 그와 맞선 선수들은 상당수가 그와의 경기를 최고로 꼽을 정도. 이로 인해 데뷔당시에는 태그팀 하트 파운데이션의 일원으로 활동했지만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며 WWE의 슈퍼스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브렛 하트의 뛰어난 실력에 비해 레슬러로서의 인생은 불행으로 점철됐다. WWE의 오너 빈스 맥마흔과 WCW로의 이적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다 각본이 아닌 실제로 WWE측에 속아서 챔피언 벨트를 빼앗기는 일을 당했고, 이는 프로레슬링 역사상 최악의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게 된다. 또한 그의 형제 오웬 하트는 시합 도중 안전사고로 사망했고, 그 자신 역시 교통사고로 현재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프로레슬링 마니아라면 정말 마음이 짠해지는 그런 선수.

레슬러로는 그리 크지 않은 체구, 근육도 별로 없는 몸, 분장 같은 것도 하지 않은 얼굴. 하지만 누구도 이 남자를 건드리지 못했다. 제이크 로버츠가 어깨에 진 보따리 안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뱀 한 마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난 그가 링 위에 뱀을 풀면 안드레 더 자이언트라도 기절하듯 도망갔다. 하지만 그가 ‘무관의 제왕’이란 말을 들었던 건 뱀 때문이 아니라 그의 ‘쿨’한 매력 때문이었다. 그는 딱히 힘이 세거나, 화려한 기술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시키는 기술, DDT(몸을 앞으로 굽힌 상대의 머리를 끌어 안은 채 그대로 바닥으로 메다 꽂는 기술)는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뱀이 자신의 얼굴을 휘감아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차가운 표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마초맨 랜디 새비지와 대립관계를 이루면서 그를 정말 뱀에 물리게 한다거나, 상대방에게 공업용 향수에 공격을 당해 실명 위기에 처하는 등 (물론 모두 각본이다) 당시로서는 가장 자극적인 설정의 스토리라인을 보여주기도 했다.

처음 그가 태그팀 록커스의 일원으로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는 그저 잘생긴 외모로 어필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태그팀 파트너였던 마티 자네티를 배신하는 스토리를 통해 솔로로 독립했고, 이후 ‘배드 보이’ 이미지를 굳히면서 WWE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자리잡았다. 브렛 하트가 WWE로부터 실제로 배신당한 사건에 관계돼 프로레슬링 팬들로부터 숱한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선수로서는 치명적인 부상들을 이겨내고 링에 복귀하는 등 20여년에 걸친 빛나는 활약으로 이제는 미우나 고우나 프로레슬링의 ‘레전드’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종교 생활을 통해 실제로 이타적인 마인드를 가진 선수로 변하고, 후배들의 성장에 많은 도움을 주면서 과거의 안티 여론도 많이 사그러들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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