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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마지막 일년. 19세

이혜진 |2008.12.14 22:05
조회 2,264 |추천 52


나는 이제

내 십대의 마지막 일년의 시작과 마주하고 서있다.

나는 과연 추억할만한 십대를 보냈던가

 

 

십대를 마무리하는 나의 요즘

내 일상이 평범해지고 있다.

아무런 감정도

영감도

창의적인 생각도

자극도

없다

 

그저 모든 일에 그러려니

그 어떤 일에도 그러려니

 

나의 감수성은 이렇게 희미하게 연기가 되어 아스라지는가

소멸되어 가는가

 

 

우리는 십대만의 시간을

수시로 거쳐야 하는 시험이라는 것 앞에서 포기하며 살지는 않았던가

모든 이에게 그 포기하는 행위는

정말로 우리의 이십대

그리고 남은 여생을 위한 투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십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 역시 수능이라는 어마어마한 전쟁

 

정말 이렇게 십대를 틀 안에 갇혀살만큼

그 전쟁은 가치있는 것일까

정말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일까

정말 이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 모든 시험은 더 이상 없을까

정말 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길고 긴 전쟁의 끝에는 자유가 있는건가

 

아니

아니야

아니어야만 해

 

나는 학교에서 무엇을 배웠지

대체 무엇을 배운거지

수학문제를 푸는 법과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 말고 무엇을 배웠지

내 감정을 표현하는 법

나만의 세계를 양육하는 법

세상과 소통하고 시련 앞에서도 용기를 잃지않는 법

나는 어떤 것을 배웠던가

내가 배운 것은 사실

'타협'과 '수긍'이라는 일차원적인

강요

훈련

세뇌

 

지혜가 상실된 지식의 냉험한 교과서만 들여다 봤지.

10년동안

 

 

 

 

학교에서 배운것 

- 유하        

 

인생의 일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거야

매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중에서도 내가 살아가는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우리의 교육은 정말 위대한가

모든 이에게 교훈이 되고 도움이 될말큼 무한하고 포괄적인 것인가

 

 

나중에 대학생이 되고 엄마가 되고 할머니가 되어서

되짚어 볼 십대의 기억엔

오직 학교와 독서실, 학원에서의 소소한 조각만 남아있지는 않을까

 

 

우리는 그 작은 행복을 팽창시킬 저력도 없이

점점 작아져 갈 기억 앞에서 진짜 웃음 짓는 법도 잃어가지는 않을까

 

 

 

모범적인 학생이었다는 자부심이 정말 빛이 날 것 같나

'평범'의 선을 유지하며 살아냈다는 말이 자랑할 만 할 것 같나

 

 

 

 

 

우리는 학생이기도 하지만

청소년이기도 한데……

십대인데……

 

학생이라는 말과 청소년이라는 말은 절대 일체화 될 수 없다.

그래야만 해!

우리는 오직 학생이라는 이름만 강요받으며 살고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무능하다.

대한민국 모든 고등학생들은 엉터리다

모순이다

바보천지멍텅구리들이다.

 

이제껏 그래왔고 사회에서 그렇게 해주겠노라고

취업과 미래와 가정과 돈과 명예를 보장해주겠노라고

손흔들며 있는 저 악당같은 어른들 말에 홀려

딴 곳에 정신을 파는 친구들을 무지막지하게 비난하는

음악과 문학과 여행과 요리와 춤과 미술하는 아이들을

조용히 그리고 식은 눈빛으로 쳐다보는 너희들

벌써부터 식은 눈빛과 표정과 거짓표정을 지을 수 있는 아이들

십대의 권력은 공부

십대의 명예는 공부

십대의 의무도 공부

공부 뿐이라고 믿고 있는 바보들

 

아,

우리가 비록 이 잘못된 사회에서 무위하게 지내고 있다해도

우리의 자녀들을 구해내는 건 우리 몫이다.

우리가 이렇게 무능하게 십대를 흘려보낸다고 해도

우리 다음부터는 절대 안돼!

더 큰 사람, 사회에 더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돼서

........................

막아내야 돼.

 

 

정말, 십대는, 지금은 다신 안오는건데 어떡해...

 

 

 

이십대가 되면 정말 즐거울까

진짜 자유가 있을까

진실로 시험은 더이상 없을까

모두 그렇게 믿고 있는거니

 

 

정말 이십대가 되면은 지금 우리가 못하는 것들을 다 할 수 있을까

아니 지금 느끼는 것은 지금 하고싶은 것은 지금 가보고 싶은 곳은

오직 지금이기에 간절한 것은 아닐까

십대가 되면 세상에 반항할 수 있을까 사회에 저항할 수 있을까

책임이라는 것에

명분이라는 것에

발목잡히고 세뇌받으며

우리를 종용하는 그 제도와 규범과 관습들.

그것들에 우리는 더 큰 좌절을 맛보지는 않을까

 

이십대를 위해 희생하라고 십대가 있는 건 아니지 않니

이건 뭔가 잘못됐어

 

 

 

 

하고싶은 것이 있다면 더 나이먹기 전에 저질러야 한다

현실감없이 나이든 후에 한다면

로망은 변질되어 노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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