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몰빵 말고 채권ㆍ예금에도 분산을
한국ㆍ중국펀드 섞어도 분산효과 없어
샤프계수ㆍVaR 이용해 자산 배분해야

직장인 김해숙 씨(30ㆍ간호사)는 작년에 투자했던 펀드 포트폴리오를 보며 가슴을 친다. 나름 분산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자산의 70%를 중국펀드에 투자했다. 나머지 30%는 가치투자형 펀드와 일반 국내 주식형펀드에 절반씩 나눠 넣었다. 그는 지금에서야 자신의 분산투자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어 버렸다.
◆ 중국, 인도, 한국에 나눠 투자해 봐야 소용 없다
= 그동안 한국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분산투자 개념으로 이머징시장을 떠올렸다. 전문가들은 이를 "분산투자의 기본조차 몰랐던 행동"이라고 말한다. 분산투자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는 말로 흔히 요약된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분산투자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 조언이다.
신왕건 CFA한국협회 교육센터장은 "분산투자는 서로 다른 움직임(Negative Correlation)을 보이는 자산들을 섞었을 때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 대비 수익률이 좋아진다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한국 주식처럼 비슷하게 움직이는 자산을 섞을 것이 아니라 주식, 채권처럼 움직임이 다른 자산을 섞어야 분산투자 효과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채권정보 제공회사인 코리아본드웹에 따르면 중국 주식시장과 한국 코스피의 상관관계는 0.93에 달했다. 이 수치가 1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같이 움직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코스피와 채권(리먼브러더스 채권지수)의 상관관계는 0.2에 불과했다. 따라서 분산투자는 같은 주식끼리 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과 채권, 예금, 부동산 등을 섞어야 의미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잘못된` 분산투자를 해왔다는 얘기다.

= 그러나 과학적 분산투자를 한 쪽도 최근 금융위기에 타격을 입긴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사례가 AIG 등의 보험사들이다. 이들은 안정적 포트폴리오 운용을 위해 채권 주식 부동산 등의 자산을 섞었다. 그러나 문제는 발생했다.
바로 주식,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새로운 위험`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일은 100년에 한 번 벌어진다고 해서 `블랙스완`이라는 말로 규정되곤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블랙스완` 같은 상황마저도 대비해야 `진정한 분산투자`라고 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 포트폴리오 이론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예를 들어 현재 펀드 업계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분산투자 지표는 위험 대비 수익률(샤프계수)이다. 전체 포트폴리오의 샤프계수가 높으면 분산이 잘돼 있다는 얘기로 해석되는 것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샤프계수는 최근 금융위기 상황처럼 모든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위험을 대비하는 지표는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위험에 빠진다면 얼마나 많은 자금을 잃을 수 있느냐`의 개념인 VaR(Value at Risk)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 진정한 분산투자의 사례란?
=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분산투자란 말인가. 중국 인도 브릭스 등 펀드에 나눠서 투자하는 것은 진정한 분산투자가 아니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비슷하게 움직이는 자산들이다. 따라서 나눠야 하는 것은 주식 채권 예금 부동산 등 자산들이다.
최근처럼 주식시장이 어려울 때에도 꾸준히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국채 예금 등에도 일정한 자산이 있어야 한다는 것.
흔히 부동산에 많은 자산을 넣고 있는데, 이 역시 좋은 분산이라고 볼 수 없다. 부동산은 경기가 어려웠다가 좋아질 때 가격이 오른다. 주식과 움직임이 비슷한 자산이다. 따라서 위험 분산 효과가 반감된다.
이 밖에도 헤지펀드나 파생상품 등 주식시장이 어려울 때도 채권 이상으로 수익률을 내주는 상품들도 분산투자시 고려할 만하다.
최근 연기금들이 헤지펀드나 기업 인수형 사모펀드(Private Equity) 등 대체투자 수단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것도 분산투자 차원에서 고민이 반영된 것이다.
■ <용 어>
샤프계수= 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낸다. 특정 자산에 투자했을 때 나왔던 채권 대비 초과수익률을 해당 자산의 위험(수익률의 표준편차)으로 나눈 값이다.
VaR(Value at Risk) =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위험이 발생할 경우 잃을 수 있는 최대 손실 예상치를 추정한 금액이다. VaR가 높으면 위험이 발생했을 때 잃을 수 있는 자금이 크다는 얘기다.
[출처] 매일경제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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