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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앨범 낸 한국힙합의 장인 이현도

황종식 |2008.12.21 01:06
조회 210 |추천 0

이달 4일 열렸던 m.net KM 뮤직비디오 시상식에는 이현도(32)가 현재 한국 힙합 뮤지션들에게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신화’의 민우·전진이 ‘듀스’의 ‘굴레를 벗어나’ ‘나를 돌아봐’를 부르며 이현도와 김성재의 모습을 재현했고, 조PD, 주석, 김창렬, 에릭도 무대에 올라 한국 힙합 최초의 장인 이현도에 대해 존경의 마음을 표현했다.

 

최근 4년 만에 발매된 이현도의 신보 ‘The New Classik’에 참여한 뮤지션의 수는 무려 40여명. 위에 언급된 이름 외에도 데프콘, 에픽 하이, MC 스나이퍼, 김진표, 디기리, 이준, 바스코 등 90년대와 2000년대, 언더와 오버를 가로지르는 명단이다. ‘힙합 컴필레이션’이라는 앨범 성격에 걸맞게 화려한 음악인들이 19곡을 만들어냈다.

 

“각자의 리듬, 박자, 말투가 어우러져 다채로운 색깔을 만들었어요. 이런 다양성이야말로 힙합을 듣는 재미라고 할 수 있죠.”

 

옛 TV 애니메이션의 대사를 따온 듯 장난스러운 인트로에 이어 타이틀곡 ‘힙합 구조대’가 이어진다. 펑키(funky)한 기타, 추임새 같은 스크래치 소리를 바닥에 깔고 8명의 래퍼들이 각자 독특한 실력을 뽐낸다. 서슴지 않고 내뱉는 거친 어휘들이 귀를 자극하는 하드코어 성향의 ‘Watch Yo’ Back’, 정신없이 빠른 래핑이 청자의 혼을 빼놓는 ‘Living legend’도 들을 만하다. ‘나의 도리’에는 이현도가 요즘 래퍼 중 가장 돋보이는 후배 중 하나라고 평한 MC 스나이퍼가 참여했다.


 

그의 또렷한 발음과 유려한 리듬감이 돋보이는 곡이다. 전세계적으로 유행중인 댄스홀(자메이카 레게의 하위 장르)을 제대로 소화해냈다. CD가 다 돌아가면 리듬과 멜로디의 진수성찬을 맛본 기분이 든다. 이현도는 “내 음악을 힙합이라는 장르에 국한시키고 싶지는 않다”며 “맘에 드는 소리는 각색해서 다 넣는 하이브리드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좀더 직접적인 질문. 이현도는 과연 자신이 그렇게 많은 후배들로부터 존경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인간 이현도로서는 부족하지만 내 음악에 대한 후배들의 존경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며 “지금부터 어떻게 그 마음에 보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지난 4년간 이현도는 줄곧 미국에 머물며 프로듀서로서 현지 음악계 진출을 시도했다. 스스로도 밝혔듯이 성과는 아직 미미한 수준. 그러나 이현도는 “요즘 빌보드 차트를 휩쓰는 노래들은 대부분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 민속 리듬을 차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 자신 리듬의 저장고가 바닥났음을 깨달은 미국 음악인들이 전세계의 리듬을 찾아 헤매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1월 미국으로 돌아갈 이현도는 사물놀이 등 한국 고유의 리듬과 창을 힙합의 재료로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국악과 힙합의 만남이 이뤄진다면 한국인, 미국인 누가 듣더라도 신선하고 독특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백승찬 기자 / 사진 정지윤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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