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
어제가 동지였다.
엄마는 다음날이 동지인줄 착각 하셨나보다.. 점심때 외출 하셨다가 그제서야 동지가 오늘인줄 아시고는 아직 동지가 지나지 않았으니 저녁때라도 팥죽을 끓여 먹으면 된다고 주방으로 들어가 부랴부랴 팥을 삶고,팥죽을 끓이신다.
이미 저문 해는 동지임을 말해주듯 저녁 여섯시가 채 되지도 않았는데도 밖은 어둑어둑하다.
TV를 보고 있는 나에게 와서는 숫가락에 반쯤 담겨진 팥죽을 건네며 간 좀 보란다.
이상하게 소금을 자꾸 넣은것 같은데도 자신의 입맛엔 싱그운것 같다고...
간을 본 난 그 맛이 참 이상했다.
오직 싱그운가 짠가에 촛점을 맞추고 간을 봤는데..그 맛은 이것도 저것도 아닌..고개를 가로 저으며 내 입맛엔 왜 조미료맛만 나지..
내뱉고는 별로 신경 쓰지않았다.
조금 후 엄마의 탄성소리에 주방으로 달려가니 나의 입맛이 틀리지 않았나보다..
엄마는 소금통 대신 조미료통을 잡고는
"이걸 어쩌나..이걸 어쩌나...."
소금을 넣는 다는것이 조미료를 넣고,또 넣었나 보다..
가스레인지 위에는 라면 다섯개는 족히 끓이고도 남을 만큼의 큰 냄비위에 팥죽이 한가득 끓여져 있다.
난 어이가 없어 짜증섞인 목소리로 한마디 툭 던졌다 .
"버려.."
엄마 역시 안타까워 하면서도 그걸 먹지 못한다는걸 잘~ 알고계신다.
한그릇은 고사하고 한 숟가락도 먹지 못하는 현실에 가슴이 미여졌으리라..
그리고는 그게 끝인줄 알았다.
저녁상을 들이며
엄마가 밥 한 숟가락 넘기며 눈물을 뚝뚝 흘리신다..
참았던 눈물을 더는 참을수 없었던 모양이다.
난 그 정도 실수는 있을수 있다며 엄마를 달래 보지만 엄마는
이제 갓 두돌 지난 손주녀석에게 첫 팥죽을 먹이고 싶었고,
이따 퇴근해서 돌아 오는 며느리에게도 한냄비 주고 싶었고,
아래동에 사는 임씨 아저씨에게도 한그릇 퍼 주고 싶었는데...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슬피 우신다..
엄마의 팥죽은 팥죽 그 이상의 존재였나보다.
팥죽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버려진 그 팥죽을 생각하면
슬퍼진다..
가슴이 아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