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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는 어디갔을까

정윤석 |2008.12.25 19:00
조회 85 |추천 0

2009년도 부터는

조폭처럼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

 

 

  더러운 곳을 훔쳐주던 녀석이 보이지를 않는다 싱크대 밑에도 없다 그리 값나가는 것도 아니므로 새 것을 사면 그만인 데 괜히 마음이 쓰인다 사람마냥 토사구팽 당하기 전에 얼른 도망친걸까 하긴 소처럼 실컷 부려먹기만 하고 한 번이라도 제대로 깨끗하게 삶아 널어놓은 적 있었나

 

  꿈을 꾼다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서 무엇을 토해낸다 맙소사 녀석이다  뱀처럼 똬리를 틀고 떡하니 내 안에 들아앉아 있었다는 사실도 놀라운데 녀석이 말도 한다

 

  "너의 마음도 행주가 필요할 것 같아 들어왔다"

   아무리 꿈 속이라도 자기가 무슨 산신령이라도 되는 듯이 깝죽거린다 무섭기는 커녕 하도 하도 어이가 없어 꿈을 깨고 나온다

 

  다음 날 낙하산을 타고 새로 임명된 행주가 주인에게 아부라도 하는 듯이 다소곳이 싱크대 위에 놓여있다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깨끗해 보인다 하지만 이 바닥을 오래 훔치다 보면 이 녀석도 어느 새 헌 것이 되고 레임덕에 걸려 나몰라라 도망을 치거나 자기 허물을 숨기려고 남의 속을 은근히 긁어댈지 모른다  겉 희고 속 검은 줄 모르고 행주대신 각종 첨단 연장을 들고 조폭처럼 열심히 나랏일 하시는 분들의 희한한 동안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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