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꽃님의 블로그에서 퍼온글입니다
쫌 길지만 천천히 읽어보시고 육아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도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
호진이는 '소신있는 육아2'를 마무리하던 25개월에 비해 겨우 두달이 흘렀건만 눈부신 발전(?)을 했습니다. 아마도 계속해서 놀랄 일들이 생기겠지요.
호진이의 근황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아 더불어 호진이녀석이 어찌 지내는지도 보탭니다.
요사이 가장 재미있는 것은 호진이와 대화하는 것입니다. 대화가 가능하다는 건 참으로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일이지요. 제가 엄청 웃었던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호진이는 시중에서 파는 과자를 먹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데 하루는 아빠의 실수(차에 방치해놓았던 거죠!)로 홈런볼을 먹게 되었어요. 호진이의 특징중 하나가 무엇이든 그 이름을 먼저 알아야하는 거예요. 과자의 이름을 묻더군요. 아마도 이녀석이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또 달라는 심산이었겠지요. 제가 '이건 그냥 동그랗고 안에 초코가 든 과자란다'라고 일부러 길게 대답을 해주었지요. 다음은 대화 내용이예요.
"엄마, 동그랗고 안에 초코가 든 과자 먹어도 돼요?"
"그래..(이왕에 들킨거..) 엄마하고 나누어먹자."
"네."
"엄마하나, 호진이 하나."
"엄마하나, 호진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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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먹다가 과자가 딱 두개 남자 갑자기 호진이가 과자가 담긴 용기를 두손으로 가리더니
"엄마, 먹지마!"하는 겁니다.
"왜, 나누어먹어야지."
"아니야, 호진이가 다 먹을거야!"
"그러지 말고 나눠먹자, 하나씩, 응?"
"아니야, 호진이가 다 먹고 싶어요."
"음...그럼 호진이가 다 먹어."
그런데 이녀석이 먹지는 않고 나를 빤히 쳐다보더군요.
"왜 안먹고 쳐다봐?"
그러자 이녀석 하는 말이
"엄마 감시하는거야!"
정말 한참을 웃었어요. 두개 남은 과자를 엄마가 뺏어먹을까봐 엄마를 빤히 보면서 감시하고 있었다니...녀석도...
제가 깔깔 웃자 호진이도 같이 따라서 깔깔 웃더군요.
"왜 감시하는건데?"하고 묻자
"엄마가 몰래 먹을까봐."
이녀석, 엄마가 뺏어먹을까봐 걱정이되서 감시할 만큼 그 과자가 맛있었나 봅니다.
그 이후로 가끔 '엄마, 동그랗고 안에 초코가 들어있는 과자 사주세요'라는 말을 합니다.
사실 이 '감시'라는 말을 정확히 어디서 배웠는지 알수는 없어요.
또래 아기들에 비해서 어려운 말들도 제법 잘 이해하는 호진이는 아마도 그 말이 쓰인 상황 자체를 이해하는 것 같아요.
한번은 신발을 신더니 문 앞에 서서는 '엄마! 호진이 탈출한다!'라고 하더군요. 이런 말을 들을때면 저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해서 호진이를 쳐다보며 한참 웃습니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들으면서 '구박'이 뭐냐고 묻길래 '그건 안돌봐주고 안이뻐해주는거야'라고 설명해주었더니 언젠가는 소라게들이 소라껍데기 안에서 안나오자 호진이가 '빨리 나와라! 안그러면 구박할거야!!'라고 말합니다. 이런 순간에는 참..뭐랄까..이녀석..정말 이녀석 앞에선 말을 조심해야겠다 싶죠.
물론 제가 호진이 수준으로 이야기를 해주어서겠지만 호진이는 주차(차를 세워놓는거야), 세차(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물을 뿌리는게 차를 닦아주는거야), 초대(우리집에 오세요..하는거야), 사과(미안해..하는거야) 같은 말을 합니다.
단어뿐 아니라 '해치는 무섭게 생겼지만 착한 신이야(이 말은 책을 읽고나서 자기가 생각을 종합해서 한 말입니다)', '지금 당장 ㅇㅇ하지 않으면 벼락을 내리겠다!', '입안에 뭐가 있기 때문에 못먹어요', '어디가 아프세요? 그럼 약먹고 푹 쉬세요' 같은 말들을 쉽게 합니다.
요샌 제가 잘 쓰는 말..말하자면 일종의 언어습관이죠, 나도 모르게 쓰는 말들이요, 그런걸 불쑥 말해서 착잡하면서도 웃게 만듭니다. 하루는 엄마보고 밥먹지 말고 놀아달라기에 '엄마도 밥을 먹어야 힘이나서 놀아주지' 했더니 '그래도 그래도 그냥 놀아주세요'하며 떼를 쓰더군요. 그래서 '호진이가 자꾸 떼쓰면 엄마가 더 늦게 먹게되고 그럼 더 늦게 놀아주게 되잖아!'했더니 한다는 말이
'엄마가 안먹으면 되잖아! 별꼴이야..'
순간..'헐..'하는 심정 아시겠죠? 그 '별꼴이야'는 제 언어습관이었던 거죠. 그래도 녀석, 상황에 꼭 맞게(?!) 쓴걸 보면 기특하긴 합니다.^^
호진이의 일과중에 취침과 '잠들기전 의식'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간단히 적습니다.
호진이는 요새도 여전히 도우와 물감을 좋아하구요 종일 가끔씩 책을 읽지만 자기전엔 30-40분동안 책을 읽습니다.
자는 시간은 9시에서 9시30분 사이로 잠자기 의식은 8시 30분에 시작됩니다. 8시 30분쯤 되면 제가 먼저 양치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호진이도 양치를 시켜요. 호진이는 다행히 양치하는 것을 싫어하는 아기는 아니예요. 정해진 순서도 잘 따르는 편이라서 항상 엄마가 양치를 하고나서 호진이가 양치를 시켜달라고 합니다. 양치를 하고나면 잘 준비를 한다는 것을 호진이는 알아요. 이건 하루아침에 생긴 습관은 아니구요, 맨처음 이런 일과를 시작하게 된날 아기에게 설명을 해줬던 기억이 납니다.
'호진아, 엄마는 이제 양치질을 할거야. 상쾌하게 자려면 양치질을 해야해. 그리고 양치질을 하면 충치벌레들이 엄마 이를 아프게 하지 않는단다. 엄마가 양치하는 것 볼래? (양치를 하면서도 설명을 해줍니다) '이렇게 앞니는 이~하면서 닦아. 위아래로. 봐...그다음엔 어금니를 닦아야해. 아 하고서말야. 엄마가 할께 봐봐....그다음엔 혓바닥도 이렇게 닦아..그리고 구글구글 퉤!도 해야지...'
이렇게 몇번 설명해주고나면 호진이도 그 순서대로 이를 닦는 걸 알아요. 이를 닦고 나서는 같이 늘 같은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습니다. 호진이가 좋아하거나 호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이동식 책꽂이에 꽂아서 독서자리 가까운 곳에 두지요. 호진이가 골라오기도하고 제가 고르기도 하면서 30-40분가량 책을 읽습니다. 같은 책을 많이 반복해서 읽어달라는 날도 있고 다양한 책을 골라오는 날도 있지요.
호진이가 느끼기에도 책을 충분히 읽었다싶으면 '이제 가서 자자. 자기전에 물고기들에게 인사해야지' 하며 인사를 시키고 어항에 불을 끄게 합니다. 그다음은 소라게에게 인사를 하고 물을 조금 먹게 해요. 이 모든 것이 의식의 절차입니다. 항상 반복되지요. 물을 먹고나서 호진이가 자리에 누우면 불을 끕니다. 너무 깜깜한 것에 거부감이 있었던 때는 어두운 홀더에 티라이트를 켰었어요. 지금은 티라이트 없이도 잘 누워요.
그리고나서 호진이가 이야기를 원하면 이야기를 들려주고 노래를 원하면 노래를 들려줍니다. 보통은 이야기를 두번 정도 반복해요. 그리고서는 기도를 합니다. '엄마가 다음 이야기(노래) 들려주기 전에 기도해줄게'하고서 호진이의 일과를 정리하는 내용을 넣어서 기도를 하지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우리 아기가 많이 먹고 잘 놀았어요. 낮잠자고서 조금 울긴 했지만 내일은 안울거니깐 산타할아버지한테 말하지 마세요^^. 시현이가 왔을때도 사이좋게 잘 놀아서 엄마가 참 기뻤어요. 그리고 저녁에 김치를 잘먹은 것도요. 이제 코 자려고 하는데 아침까지 잘 자게 지켜주세요. 엄마아빠, 할머니할아버지, 이모들, 솔이누나도 항상 건강하게 지켜주세요. 크리스마스때 산타 할아버지가 캔디케인 두개 꼭 선물로 주게 해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기도가 끝나면 노래를 두어곡 불러줘요. 그리고나서 '엄마는 이제 자요, 우리아가도 잘 자요, 꿈 속에서 만나요, 사랑해요' 하고서 저는 자는 척 합니다. 이 말은 마치 주문과 같아서 호진이는 이 말이 끝나면 엄마가 잔다는 걸 압니다. 그래서 더이상 이야기나 노래를 요구하지 않고 저 혼자 자려고 애써요. 처음엔 그 시간이 최대 1시간도 가더니 요새는 '꿈속에서 만나요, 사랑해요'라는 말이 끝나고 20분 이내에 잠이 듭니다.
아기에게 잠들기 전에 치루는 의식은 무척 중요해요. 반복적인 의식은 아기를 더욱 편안히 꿈나라로 데려갑니다. 호진이가 잠드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은 그때문이지요. 이와 같지 않더라도 엄마와 아기만의 의식을 만들어보세요.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호진이의 돌 이전 모습을 궁금해하시는 분,
그리고 특히 '책을 좋아하는 아기'로 키우고 싶으신 분들은 꼭 정독해주세요.
제게 이런 쪽지를 주셨던 분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세요!^^
'우리아기는 '6-12'개월인데요, 어떻게 책을 읽어줘야하나요?
책을 읽어주면 곧 딴짓을 해요. 책에 흥미가 없는 걸까요?
빨아먹기만 하고... 책도 추천해주세요.'
1. 아기에게 배경지식을 채워주세요.
모든 일에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늘 당연히 하는 일인 '용변보기'도 한때 부모님이 '연습'을 시켰다는 것을요. 아기에게 책을 불쑥 내밀어 읽어주고 계신가요? 아기도 책을 읽을 준비가 필요합니다. 아기도 책을 읽기 위해선 많은 연습과정이 필요하답니다.
저는 호진이 백일무렵부터 책을 보여주었어요.
어느날 갑자기냐구요? 물론 아닙니다.
이제 호진이가 책을 좋아하게된 엄청난 비법을 전수할게요^^
저는 호진이를 진통이 시작된지 4시간 만에 낳았어요. 자연분만을 했고 분만할때 아기 아빠도 함께 있었어요. 저는 아기가 태어나자마자부터 말을 붙였답니다. 그게 처음으로 말을 붙인거냐구요? 물론 아니예요. 그 이전에 아기가 생긴걸 안 순간부터 저는 태담을 열심히 해왔어요. 늘 아기가 듣고 있다고 생각하고 책도 읽어주고 이야기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말도 붙이고...생각날때마다 목소리를 들려줬었지요.
그리고 호진이가 세상에 막 나왔을때 저는 이렇게 이야기했어요. '아가야! 생각보다 이쁘구나! 쪼글쪼글하지도 않고!'
호진이가 태어나고 매일 아침마다 호진이를 안고 기도를 했어요. 젖을 먹이면서도 목욕을 시키면서도 재우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노래했지요. 아기가 깨있는 동안 집안 구석구석을 보여주면서 사물의 이름을 가르쳐주고 그 사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노래로도 들려주었어요.
'아가야, 이건 시계란다. 똑딱똑딱 소리를 내면서 하루종일 부지런히 움직이지. 시간을 알려주는 거야. 지금은 아침 아홉시란다. 하도 부지런해서 노래도 생겼어.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시계는 아침부터 똑딱똑딱, 언제나 같은 소리 똑딱 똑딱 쉬지않고 가지요...'
'이건 달력이야. 그림이 참 이쁘지? 이건 나비라고 하는데 날개로 팔랑팔랑 날아다녀. 봄이되면 엄마랑 나비보러가자. 달력엔 이렇게 숫자가 있어. 이게 숫자라는 건데, 일 이 삼 사...이렇게 읽는단다. 더 크면 더 자세히 알려줄게.'
'이건 숟가락이야. 밥을 이렇게 떠먹는 거야. 나중에 호진이도 이걸로 밥을 먹게 될거야.'
'아기야, 엄마 얼굴엔 눈이 두개, 코가 하나, 입이 하나, 귀가 두개 있단다. 봐, 이게 눈이야. 이렇게 깜빡 깜빡할 수 있어. 눈으로 예쁜 꽃과 나비를 볼수 있단다. 우리 아기도 눈이 있으니까 엄마얼굴을 볼수 있는거야. 이건 코란다. 냄새를 맡아. 우리아기한테서 좋은 냄새가 나네?! 엄마한테선 무슨 냄새가 나니? 이건 입이란다. 입으로 밥을 맛있게 먹어. 호진이도 입으로 엄마 젖을 먹지. 또 입은 노래를 불러줄수 있단다. 무슨 노래를 불러줄까? 이건 귀야. 귀가 있어서 엄마노래를 우리 아기가 들을 수 있어...' 되도록이면 집안의 모든 사물을 설명해주려고 했어요. 사실 이건 아기를 위해서기도 했지만 지루한 시간을 그나마 재미있게 보내기위한 노력이기도 했지요. 사실 신생아 돌보는 것은 힘들기도하고 지루하기도 한 일이니까요. 아기에게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고 있으면 시간도 잘가거든요^^ 이렇게 호진이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집안'을 엄마로부터 하나하나 배우고 익혔어요.
이런 하루하루가 반복되면서 아마도 호진이는 '이 엄마가 또 시계를 보여주려나보다, 또 달력을 보여주려나보다, 또 정수기를 설명해주려나보다...'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죠. 혹은 '난 저 달력의 그림이 더 좋은데...'라는 생각을 했을지도요..
제가 분명히 느낀 것이지만 책을 처음 보여줬을 적에도 자기가 많이 보고 접한 사물은 알아보는것 같았어요. 호진이는 이미 알고 있는 사물이 책에 나오자 반가웠을 거예요.
아기가 책을 좋아하게 하려면 아기의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만들어주세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던 엄마가 갑자기 책을 디밀었을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아가들은 아마 그런 심정일거예요.
쪽지를 보내신 분들께도 강조했듯이 책을 보여주는 것보다도 엄마의 다정한 목소리로 일상의 다양한 사물과 이치를 설명해주는 것이 백배 천배 중요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부족했던 엄마라면 지금부터 시작하세요. 책은 잠깐 덮어둬도 돼요. 책을 안읽는다고 조바심 내지 마시고 아기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세요. 엄마와의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많은 사물과 세상의 일들을 알게된 아기는 책을 좀 늦게 접하더라도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책을 좋아하게되고 책을 즐기게 된답니다.
신기하게도 아가들은 '추상화'를 잘합니다. 소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나스, 아카시아 등등 우리 주변에 다양한 나무를 보여주면 나무의 공통적인 특징을 추상화하여 머리속에 저장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나무를 보여줬을 때 나무마다의 특성이 있지만 그 공통의 특성을 알고 모두 '나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기의 이런 능력은 매우 뛰어나서 다양한 사물을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그 공통의 특성을 뽑아내어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기에게 많은 것들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시길 권합니다. 더 많은 나무를 본 아기가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더 복잡한 추상화 과정을 겪으며 더욱 활발히 뇌 활동을 하겠지요. 시계를 보여줘도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시계를 보여주세요. 하나만 본 아기와 다양한 시계를 본 아기는 머릿속에 분명 '저장한 경험'의 폭이 다를거예요. 아기는 먹고자는 것이 그 임무인것으로 생각지 마세요. 최대한 편안한 환경에서 먹이고 재우고 하되 깨어있는 시간에는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이야기해주세요. 더 많은 것을 접한 아기의 잠재력이 나중에 발휘되는 겁니다.
아기가 본것, 들은것이 아기의 배경지식이 되어 책을 봤을때도 더 재미있고 더 깊게 이해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배경지식이 풍부할수록 아기는 책과 가까워진답니다. 배경지식을 풍부히 하려면 엄마가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이야기해주고 하는 수고를 해야겠지요.
그러나!
아기의 배경지식을 채워주는데 있어서도 규칙과 최선의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부부가 이제 막 백일지난 아기를 데리고 주말마다 여행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어떤 엄마가 날마다 아기를 데리고 밖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리고 쇼핑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어떤 엄마가 아기를 데리고 일주일에 서너번씩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던 적이 있습니다.
아기는 안정되고 반복적인 생활을 좋아합니다.
낮잠을 제시간에 재우세요. 식사시간을 정해놓고 먹이세요. 취침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하세요.
아기에게 많은 것을 경험시켜준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들중에 아기에게 오히려 해가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아니고는 아기의 낮잠시간과 식사시간, 취침시간을 지키세요. 아가에게 특별한 일상은 가끔이어도 족합니다.
전문가들도 강조합니다. 아기는 안정되고 반복적인 일상을 좋아합니다. 새로운 것들이 많은 하루는 아기에게 무척 피곤하고 힘든 하루예요. 아기에게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는 것은 아기를 낮설고 피곤한 환경에 처하게 하라는 뜻이 아니에요. 아기때의 많은 자극이란 반복적이고 규칙적이고 안정된 일상 중에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걸 명심하세요.
2-3세 정도 되면 아기가 산만한지 주의집중을 잘하는지 알게되는 시기라고 해요. 이때 산만한 아기는 갑자기 산만해 진것이 절대 아니랍니다. 손님이 너무 자주 왔다거나, 낯선 환경에 너무 자주 처했거나, 낮잠자는 것이나 식사 등을 규칙적으로 해오지 않은 아기들이 산만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아기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는 것은 꼭 맘먹고 여행을 가야하거나 돈들여서 굉장한 곳에 가야 가능한 것이 절대 아니예요. 아기를 데리고 놀이터보다 조금 멀리 나가보세요. 동네에 이쁜 가로수길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텃밭이 있는곳이 있다면 함께 가보세요. 가까운 마트에 가서 어항과 물고기들, 소라게와 토끼를 보여주세요. 사족을 붙이자면 놀이동산 강력 비추입니다. 그렇게 정신없고 시끄럽고 자극적인 곳엔 그걸 충분히 감당할 나이에 데려가도 늦지 않아요. 저는 호진이가 만 4세가 되기까진 놀이동산에 데려가지 않으려고합니다. 그보다 더 재미나고 신기한 것들이 세상에 가득하니까요.
2. TV를 갖다 버리세요!
아깝다구요? 제발 제 말을 믿으세요! 아기의 미래를 좀더 바꿀 수 있다면,
아니 지금 당장 아기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면 그깟 티비는 조금도 아깝지 않아요!
호진이는 태어나서 지금껏 티비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두돌이 지난 지금은 티비를 보여줘도 별로 흥미가 없어요. 시댁에 가면 종일 틀어져있는 티비가 있긴 하지만 호진이는 별 관심이 없답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틀어줘도 마찬가지, 일방적으로 뭔가를 보여주는 티비보다는 자기와 놀아주는 엄마아빠가 훨씬 좋은것이죠.
이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정확히 표현하면, 아기들은 티비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티비에서 나오는 내용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티비가 보여주는 빠르고 자극적인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할 뿐인 것이지요. 티비의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면 적어도 두돌 이상은 되어야 가능합니다. 선진국에서는 36개월 미만의 아기에게 영상물을 보여주지 말라고 권합니다.
티비가 위험한 이유 중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르게 바뀌는 자극적인 영상에 길들여진 아기는 책과 친해지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티비나 영상물에 길들여진 아기에게는 엄마가 책을 펴서 그림을 보여주며 글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얼마나 지루한 일이겠습니까? 티비를 보며 아기들은 어떤 장면이 주는 느낌과 상상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채 처리하기도 전에 다른 영상을 보아야합니다. 그러니 티비를 좋아하는 아기가 책을 동시에 좋아하기는 다소 힘든일이겠지요.
최근에 호진이에게 어린이방송을 보여주었더니 잠깐은 봅니다. 내용이 어떤 강아지가 주인이 일을 하는데 자꾸 성가시게 굴어서 주인이 강아지를 문밖에 내놓는 장면이었는데 밖으로 나온 강아지가 다른 사람을 또 성가시게하는 내용이 나오자 호진이가 '귀찮게 하지마!' 하며 강아지에게 호통을 치더군요. 내용을 이해한듯 싶었습니다. 하지만 더 보지 않고 다른 놀이에 집중하더군요. 티비가 그리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호진이에게 이런 장면을 지금이 아니라 더 일찍 아주 아기때부터 보여줬더라면 이해했을까요? 아마도 호진이는 그림속의 강아지를 따라 시선이 움직이는 것 외엔 다른것은 경험하기 힘들었을거예요.
티비프로그램이나 시디류의 영상물이 아가의 지능을 개발시켜줄거라는 건 크나큰 오해입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티비를 정리하시고 엄마가 아기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티비는 아기와 엄마의 소통을 방해할뿐만 아니라 아기에게 책을 지루한 것으로 느끼게 하는 원인이 될수도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엄마아빠가 티비를 쳐다보고 있는 동안, 아기의 옹알이를 놓치거나 아기가 무언가를 요구하는 몸짓, 눈빛을 알아채지 못했던 경험이 분명 허다하게 있을거예요. 티비를 끄는 순간 지나면 다시오지 않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내 아기에게 행복으로 채워줄 수 있을거예요.
티비나 영상물을 보지 않으면 좋은 점 하나가 캐릭터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것도 저는 다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호진이는 토마스기차나 뽀로로조차도 본 적이 없어요. 제 생각은 단호합니다. 몰라도 됩니다. 뽀로로보다 혹부리영감을 먼저 알게된 호진이, 토마스보다 호랑이와 곶감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호진이, 더욱더 상상력이 풍부한 아기로 자랄겁니다.
영상물이 아기에게 주는 단적인 영향을 하나만 덧붙이고 넘어가요. 호진이가 듣는 시디중에 프뢰벨 '마더구스'가 있습니다. 영어를 배우는 시디인데 저는 영어동요를 들려주는 것만 시도하고 있어요. 같이 활용하게 되어있는 시디는 보여주지 않아요. 처음에 호진이 반응이 어떨까 궁금해서 한번 틀어준 적이 있는데 그걸 보고 나더니 시디에 나오는 아기들을 흉내냅니다. 그 시디를 보지 않았을때의 자유로운 춤(?!)은 사라지고 시디에서 보았던 동작을 따라하고 되풀이하더군요. 영상물은 아기의 상상력을 제한한다는거, 직접 확인하는 순간이었지요.
티비를 버릴수 없다면 티비에 아기 사진을 붙여버리세요. 티비없이도 아무 불편없이 생활할수 있게 되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온답니다. 중요한건 엄마아빠의 인식과 의지라는 것, 부디 결단을 내리세요.
3. 엄마의 집중력이 아기의 집중력을 결정합니다.
진정으로 유별난 엄마가 되세요.
참으로 무서운 사실입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사실'입니다.
엄마(아기를 돌보는 이)의 집중력을 아기가 그대로 닮는다는 사실,
엄마가 달라지지 않으면 아기는 엄마의 모습을 똑같이 닮습니다.
호진이가 긴 시간 책을 읽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아기가 책을 무척 좋아하나보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래 책을 좋아해서 오랜 시간 집중하는 아기가 있을까요?
아기가 이것했다 저것했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하소연을 하는 엄마를 보면 대부분 안타깝게도 엄마가 그렇습니다. 아기 밥을 먹이면서도 이것저것 하고 집안일을 했다가 책을 읽어줬다가 또 금방 자리를 떴다가 놀잇감을 갖다주고 혼자 놀게 했다가...
어떤 엄마들은 제가 아주 어린 아기에게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것을 보며 황당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을겁니다. 혹은 속으로 비웃었을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호진이에게 엄마가 무얼할 것인지 먼저 상세히 이야기해줍니다. 그리고 언제 책을 읽어줄지 언제 무엇을 하고 놀아줄지도 이야기하지요.
'호진아, 엄마는 지금 청소를 해야해. 호진이가 잘 도와주면 청소가 빨리 끝나고 청소가 빨리 끝나면 호진이하고 더 빨리 놀아줄 수 있단다' 하고서 청소를 해요. 호진이에게도 걸레를 주고 엄마를 돕게하지요. 호진이는 엄마가 청소를 하는 것을 지켜봅니다. 청소를 할땐 청소만 하세요. 일부러 저는청소를 하거나 호진이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할때 음식을 가스레인지에 올려놓지 않습니다. 청소를 하다가, 혹은 호진이와 놀아주다가 불을 줄이러 가거나 음식을 뒤집으러 가게 되면 맥이 끊기니까요. 어떤 일에 맥이 끊기는 것은 어른이든 아기든 별로 반갑지 않을거예요. 호진이는 엄마가 무언가를 하면 그 순간에 그것만 한다는 것을 압니다. 설겆이할때는 설겆이만 하세요. 아기에게 무엇을 할지 이야기해주고 엄마가 하겠다고 한 것에만 집중하세요.
특히 호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에는 어떤 방해도 없도록 주변을 정리하고 읽어줍니다. 장난감도 치워놓고(그래야 책읽다가 갑자기 치미는 장난감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지 않거든요), 집안일도 멈추고요. 호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면 가지고 놀던 놀잇감을 같이 정리한 후 읽어줍니다. 가스불에 고구마가 익고 있으면 호진이에게 잠시 기다리게 하거나 불을 끄고서 읽어주지요.
어떤 엄마는 유별나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세돌 이전의 엄마모습은 아기의 뇌리에 강하게 박힙니다. 그리고 세돌 정도까지의 습관은 아주 무서운 것이 되놔서 오랜 시간을 지배합니다. 이렇게 유별나게 3,4년만 보내세요. 그 3,4년이 아기의 인생을 바꿀수도 있으니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거예요.
유별나다는것, 정말 유별나게 키워야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아는 것도 엄마의 임무라면 임무지요. 제가 유별을 떨며 아기를 키우는 점은 고급 장난감이나 고급 유모차, 엄마에게 만족되는 고급 인테리어(요새 아기방을 꾸미는데 정말...솔직이 이야기하면 한심합니다. 엄마의 취향에 꼭 맞는 럭셔리 인테리어...한숨...), 예쁜 옷들이 아닙니다.
정말로 유별을 떨며 엄격하게 지켜야하는 것은 아기의 정서, 심리, 정신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이 없는지 살피는 일이지요. 아기가 충분히 호기심을 채우고 있는지, 아기가 충분히 즐겁게 놀고 있는지, 아기가 가지고있는 능력(상상력이나 창의력, 언어능력이나 신체능력)을 잘 발휘하게 엄마가 이끌어주고 있는지 같이 지나치기 쉬우면서도 매우 중요한 것들이요.
우리 아기가 산만하다면 엄마 스스로의 생활을 점검해야해요. 아기와 놀아주면서도 이것저것 한꺼번에 하고 있지 않은지, 책을 읽어주면서도 책에 집중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아서 아기가 자꾸 다른데 관심을 갖게 하는 건 아닌지 말이예요.
덧붙여
아기의 집중력이 걱정이라면 점검해야할것이 있습니다.
엄마들이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요, 아기의 낮잠에 관한 것입니다.
아기가 일정한 시간에 낮잠을 푹 잘수 있도록 배려해주세요. 일반적으로 낮잠은 만 3-4세까지는 필수입니다. 아기는 낮잠을 자면서 오전에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푼다고 합니다. 자라고있는 아기의 뇌는 성장을 대부분 마친 어른의 뇌와 달라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성장이 멈추거나 퇴보하는 속도가 비교할수 없을만큼 빠르며 회복도 힘들다고 해요.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이야기해서 좀 그렇지만, 아기에게 낮잠은 뇌를 안정시키는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그런데 아기가 잠을 안자려한다고하면서 아기를 재우지 않는 엄마들이 많더라구요. 제 경험으로는 아기의 낮잠 습관이 아기의 몸에 익는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호진이는 지금껏 단 한번도 낮잠을 거른 적이 없습니다. 안자려고 하는 아기 낮잠재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는 엄마들도 아실거예요. 호진이도 한때 낮잠을 안자려고 버둥버둥 울고불고 할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때도 낮잠을 자야한다고 이야기하고 단호하게 놀아주지 않았어요.
그런 시기가 가고 지금은 정확히 낮 12시가 되면 졸려하고 드러눕고 합니다. 습관이 되기까지 시간은 걸렸지만 아기가 커가고 낮잠을 자야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또 몸에 익은 습관이 되자 엄마가 재우려 노력하지 않아도 스스로 자려고 하더라구요.
아기 낮잠, 되도록이면 재우세요. 낮잠을 제대로 못잔 아기는 신경질적이거나 집중을 못하는 등 낮잠을 잘 자는 아기보다 활동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또하나, 아기가 산만하다면
혹여나 아기가 간접흡연에 노출되어있지 않나 점검하세요.
며칠전에 교육방송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단 한번의 간접흡연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일으킬수 있다는 무서운 사실이 보고되었더군요.
자세한 것은 생략하겠지만 이것은 알아두세요. 흡연은 아기의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도파민'이라는 홀몬을 컨트롤 할 수 없게 해요. 아시죠? 흡연도 도파민이라는 물질에 관여한다는 것, 여린 아기들의 뇌에는 단 한번의 간접흡연도 영향을 준다는 거요.
아빠가 담배를 집안에서 피운다면, 베란다라 할지라도 아기는 안전하지 못합니다. 아기가 있는 곳 어디서든 담배를 피우지 않게 하세요. 모두를 위해 끊는다면 더욱 좋겠지만요, 부디부디 아기가 없는 곳에서..
4. 엄마의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은 아가의 인생(?!)을 즐겁게하는 가장 큰 힘
엄마가 들려주었던 이야기가 책에 나오다니!! 이렇게 반가울때가!!! 아기는 더욱 더 엄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건 위에서 강조한 배경지식과도 깊은 연관이 있는 부분입니다. 늘 이야기를 들려주는 엄마는 굳이 따로 아기의 배경지식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제가 직장맘이 아니라서 보통의 하루는 호진이와 24시간 붙어 지내게 되지요. 엄마도 엄마의 일이 있다보니 집안일도 해야겠고 때론 전화도 해야겠고 때론 쉬고도 싶지요. 하지만 아기와 붙어지내다보면 엄마의 자유는 아주 꿈나라 이야기라는거 다들 아실거예요.
자유는 배부른 소리죠. 보채는 아기때문에 집안일도 맘대로 못하고 식사도 엉망으로 하게되고...독서는 뭐 애낳기 전에 하던 사치가 되버린지 오래...
하지만 너무 푸념 마세요^^ 어쩌겠어요. 주어진 상황에서 아기와 즐기는 방법을 찾아야지요. 제가 찾은 좋은 방법은 이거랍니다.
-아기에게 엄마의 하루를 이야기해주는 것.
저는 밥을 차리는것도, 설거지를 하는것도, 청소를 하는것도, 심지어 화장실에 가는 것도 호진이에게 즐겁게 설명을 해줍니다. 그걸 보고 어떤 엄마는 뭘 그런것까지 벌써 알려주냐고 하더군요. 하지만 정말이지 호진이가 좋아한다구요!^^
밥차리는동안, 설거지 하는동안, 화장실에서 조용히 볼일보는 동안 아기가 얌전히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엄마가 밥차리니깐 기다려야지, 엄마가 설거지하니깐 혼자 놀아야지, 엄마가 화장실에 갔네, 조용히 있야지...하는 아기가 있다면야..
그래서 저는 호진이에게 모든 일의 방법을 알려주는 걸로 결국 모든 일을 함께 한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지요.
"호진아, 엄마는 이제 설거지를 할거야. 엄마가 설거지하는 것좀 볼래? (하고는 의자를 갖다가 제 옆에 놓고 호진이를 올라오게 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설거지하는 동안에 아무것도 만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설거지하는 것 보여줄게. (일단은 약속을 합니다.) 자, 봐, 이게 수세미라는 건데 여기다가 이렇게 거품이 나게 퐁퐁을 묻혀. 봐, 거품이 생기지? 그런다음에 그릇을 이렇게 닦는거야. 그리고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 무너지지 않게 조심하면서말야....이렇게 다 하면 물로 헹궈야해. 물로 헹굴적엔 깨끗한 행주로 잘 닦으면서 헹궈. 그래야 나쁜 거품이 다 씻기거든. 잘 봐놨다가 나중에 호진이가 형아되면 이렇게 하는거야, 알았지? (네.) 설거지하는 방법은 알아놓으면 무척 좋단다. 나중에 엄마가 아프거나 혹은 호진이가 설거지를 해야할때 방법을 모르면 할수가 없거든...자 이렇게 행주로 주변의 물기까지 다 닦으면 거의 끝나. 마지막으로 행주를 빨고...자, 끝! 이제 뭘할까? 호진이하고 뭐하고 놀아줄까?"
호진이는 엄마의 이야기도 재미있거니와 설거지하는 것도 재미있는지 옆에서 끝까지 지켜봅니다. 때론 만지려고도 하지요. 어떤 날은 설거지가 끝난후 깨끗한 그릇과 행주를 줘서 호진이가 설거지를 해보도록 합니다. 호진이는 썩 훌륭히 엄마흉내를 내지요.
청소를 할때도 마찬가지, 음식을 할때도 호진이에게 설명을 하며 어떻게 하는지 보여줍니다. 호진이는 이런 시간도 참 좋아해서 뭐든지 설명해주길 원하지요.
엄마가 집안일을 하며 해주는 설명들은 아주 유용한 것들이고 일상적인 것들이어서 특히 책을 읽을때에도 호진이로하여금 더욱 신이나게 합니다. 자기가 아는 사물이나 사실이 나오니 얼마나 흥미롭겠어요?
저는 길을 지나갈때 신호등을 보며 건너는 일도, 물건을 사는 일도 호진이에게 설명해줍니다. 우리 주변의 것들을 설명으로 듣고 자란 호진이는 상식도 매우 풍부하고 아기로서 판단력도 어느정도 갖추게 되었지요.
어떤 엄마는 자기는 그렇게 수다스러운 사람이 못되놔서 힘들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사실, 저요, 절대로 수다스러운 사람이 아니랍니다.
아기를 위해서 수다스럽게 변해보세요. 소란스럽게 이야기하라는 뜻이 아니예요. 조용하고 부드럽게 엄마의 일상을 이야기해주세요.
제가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인데요, 제가 이렇게 일상을 이야기해주며 집안일까지도 상세하게 호진이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다소 전략적인(?) 측면도 있답니다.
결혼해서 살다보니 한국 남자들 정말 한심하고 게으르고 무지하다는거 뼈저리게 느낍니다. 설거지하나 제대로 못하고 집안일은 여자가 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가사일이나 육아에 책임감도 없지요.
호진이는 절대로 이런 무능하고 무지한 남자로 안키울거예요. 먹고자고 하는 것이 자신의 일상이거늘 소위 '집안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가장 기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할 상식수준이며 기본적인 능력이 아닙니까? 이런 기본능력도 갖추지 못하고 결혼하는 남자들, 자식도 똑같이 키워서는 안되겠지요.
호진이는 엄마의 설명를 듣고 설거지며 청소, 볶음밥과 된장찌개를 어떻게 하는지 알고 자랄겁니다.
이야기가 샛길로 빠졌지마는 엄마들께 꼭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우리의 아들딸, 기본적인 능력과 소양을 갖춘 인격체로 키우자구요. 특히 아들 가진 엄마들, 이젠 '집안일'에대한 오해(?!)를 아들들이 하지 않도록 말이예요.^^
5. 아기와 수수께끼를 즐길것.
수수께끼만큼 성취감을 주는 놀이도 별로 없을거예요. 특히 책을 읽고나서 수수께끼를 풀수 있다면 아기는 엄청난 성취감을 맛볼겁니다
호진이가 너무나 사랑하는 책중의 단연 1순위인 '바닷 생물'에 관한 이야기예요.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서 여러가지 바다생물을 알려주지요. 호진이는 그책을 대부분 외우는데요, 아가에겐 외우는 것이 곧 지식은 아닙니다. 아기가 알고있는 사실이더라도 그것을 물음으로 바꾸면 마치 모르는 것 처럼 반응하는 것이 대부분 아가의 일반적인 모습이지요.
하루는 제가 '몸은 투명하고 다리처럼 생긴 긴 촉수로 물고기를 잡아서 먹는 건 뭐게?'했더니
'해파리!'라고 대답해놓고는 달려가서 바다생물을 뒤적여서는 해파리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그림을 찾아내더니 아주 자랑스럽고 뿌듯한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예상치 못했던 행동에 너무 놀라고 기특하여 할말을 잃고는 호진이를 꼭 껴안아 주었지요.
그 후에 저와 호진이는 수수께끼 놀이를 즐깁니다. 호진이가 결국 대답을 못하면 책을 펴서 보여줘요. 그때 호진이의 '아하!'하는 듯한 표정이란....참, 인내로 대답을 기다려주시는 센수 필요^^
이 수수께끼 놀이는 놀라울 정도로 호진이의 기억력을 자극하는 모양입니다. 기억을 잘 못하던 것들도 수수께끼로 바꾸어서 이야기해주고 답을 알려주면 단번에 외워버리니까요.
책의 내용뿐 아니라 단어들을 가지고도 수수께끼 놀이를 하는데요, 익숙해지면 자기가 문제를 내기도 합니다. 요새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에 이 놀이를 하면서 가지요. 아기도 저도 지루하지 않아요. 책을 많이 읽어주고 아기가 책을 어느정도 이해하고 기억하면 시도해보세요.
다소 짧은 글을 마무리하며
이제 아기가 막 태어났든 아니면 이러저러한 동안에 아기가 훌쩍 커버렸든 늦지 않았어요.
아기에게 이야기해주세요. 그 무엇이든 화제나 소재가 될 수 있어요. 엄마한테 많은 이야기를 듣는 아기가 책을 좋아하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알게되고 더 많은 지식을 쌓게 되고 궁극에는 지식과 정서가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어린이로 성장하게 될거예요.
반드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책을 사주세요. 확신하건대 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다만 전제는, 책을 읽을 준비가 된 아기들에게는요.그리고 아기가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는지는 전적으로 엄마에게 달렸습니다.
쪽지를 보내시는 분들중에 저에 대한 궁금증을 표현하시는 많은 분들께 가장 궁금해하셨던 정보를 부분 공개합니다^^
유아전공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전업주부로서
결혼하기 전에는 직장생활을 쉬지않고 해온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결혼후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면서 매일매일 차라리 일하는게 편하겠다고 생각하며
빨리 호진이가 커서 나도 자유부인이 되고싶다고 갈망하는,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의,
나중에 호진이가 애들이 할머니라고 놀리니까 유치원에 오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하나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는,
육아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아기를 낳았으나 정말 좋은 엄마가 되려고 노력중인,
매일매일 그래, 앞으로 2-3년만 더 고생하면 된다고...지금이 호진이에게 중요한 시기니까...조금만 더 조금만 더 노력하고 희생하자고 스스로 위로하며 마음을 다잡고 있는,
그러나 때로는 힘들어서 울어버리는,
호진이한테 가끔 버럭!할때도 있는,
그래놓고 미안해서 눈물이 찔끔 나기도 하는,
신랑오면 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푸념하며 집안일을 시키려고 하는,
하지만 그래도그래도 잠든 아기보며 한없이 행복을 느끼기도 하는,
매일매일 아기와 전쟁하면서도 이 전쟁이 너무 빨리 끝날까 다소 아쉽기도 한,
아, 맞다! 내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네...까먹기 전에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택배찾아와야지..이 인간은 오늘도 야근이야..나도 힘들어 죽겠는데...훔...빨리 갔다와서 나도 자야지
글 읽고 계셨던 엄마들, 아기 잘때 어여어여 주무세요!
아기키우는 동안 잠=체력! 건강해야 즐거운 육아가 가능하니까요!^^
깊은 밤 머리에꽃이었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