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M : 시간을 달리는 소녀

이소영 |2009.01.11 02:21
조회 63 |추천 0

의 생생한 배경엔 “지금의 익숙한 현재가 과거의 연장이고 나아가 미래이기도 하다”는 호소다 마모루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수업이 한창인 교실,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길, 늘 오가던 기찻길과 횡단보도, 방과 후의 운동장, 노을이 지는 거리 같은 공간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그리고 미래의 누군가의 기억 속에 자리하게 되는 것들이다. 그 속에서 "어떻게든 시간은 흐른다. 그래서 매순간 충실히 살아야 한다“는 호소다 마모루의 생각은 진지함과 유쾌함 사이를 오가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SF 거장들이 보여주듯 시간에 거대한 무게감을 부여하지 않고 성장의 비밀을 행복하게 추억하게 만드는 연출력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마코토가 타임리프를 하기 전에 들려오는 배경음악으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사용해 서정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한편, 시간의 단위와 곡의 변주의 단위를 일치시키는 세심한 방식 또한 웬만한 애니메이션 감독들에게선 발견해낼 수 없는 시도다. 마코토가 여학생에게 고백을 받은 단짝 친구를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자 몇 번이고 계단을 뛰어오르는 장면이나 타임리프의 와중에 생겨난 우연으로 사고를 당하게 된 친구를 위해 수차례 기찻길에서 시간을 되돌리는 장면의 연출 또한 두고두고 기억될 만하다. 놀라울 만큼 박진감이 넘친다.



마코토가 시간을 되돌릴 때마다 똑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되돌려진 과거는 또 다른 의미를 낳는다. 그 과거는 역시 다른 사람의 과거 혹은 현재이고 내가 즐거움을 얻는 순간, 누군가는 기막힌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때문에 처음엔 별 쓸 데 없어 보이는 일에 신나게 능력을 사용하던 마코토는 자꾸 시간을 되돌리다 꼬여버린 시간 속에 갇혀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러나 실수를 하더라도 마음먹기에 따라 언제든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청춘의 그 시절 아니던가. 시간과 시간 사이로 숨 막히게 뛰어다녀야 하는 마코토의 솔직한 모습에선 수많은 이들이 지나온 그때 그 시절이 읽혀 가슴이 뭉클하다. 는 매일 매일 온갖 후회에 묻혀 지내는 이들에겐 유쾌한 웃음을, 시간을 가슴에 묻고 지내온 이들에겐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면에서 전체 관람가라기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에 더 가깝다. 특히 늘 함께 있을 줄로만 알았던 단짝 남친 마미야가 마코토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는 장면도 압권. 과장이 아니라 정말 떨리는 가슴으로 보게 되는 장면이다.

 

 

 

일상적인 반복,

새롭고 놀라운 사건들.

 

타임리프의 존재,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죽을 듯이 아픈 과거를 잊기 위해,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자신의 타임리프를 사용한다.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천천히 깨달음을 밟으면서,

마지막 남은 타임리프를 이용해,

자신의 행복을 찾는다.


주인공이 남자였으면,

굉장히 진부한 애니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소재다.


다행히도,

순수하고 발랄한 소녀 이야기를 다룬 이 애니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관객에게 새로운 참신함을 전달해준다.


복잡한 여성의 심리와,

지금 마주하고 있는 현재의 삶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기회는 두번다시 찾아오지 않는다.

반복적인 과거를 마주한다해도,

진심은 변하지 않는다.


이 애니 의 마지막 교훈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과거시간으로 마음껏 돌릴 수 있는 타임리프가 아니라,

현재 마주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망설이지 않는,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소중함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뒤늦은 후회는, 비참함 결과를 낳을 뿐 이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