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봐, 여기 이렇게 내가 지금까지 한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는 곳들이
버젓이 존재하고, 내가 죽을 때까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티끌만큼도 상관없는 삶을 각자 누리고 있는거야.
아주 잠깐 나는 이곳을 스쳐지나가고, 누구도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
그리고 나 역시, 이 곳에 관한 대부분의 기억을 상실하게 될 거야
그리 멀지 않은 훗날에, 여행을 떠날 때 마다
난 결국 그런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여행자체가 무엇인가를 잊게 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 잠재의식 속에 심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삶은 동화가 아니며 세상은 그림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더구나 우리는 그런 것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싶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