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는 유독 범죄스릴러 같은 장르영화에 다소 약한모습을 보여준다. 최동훈감독의 을 제외하고는 이렇다하게 기억나는 범죄스릴러는 많지 않다. 신인감독의 놀라운 작품들이 평단과 관객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던 2008년. 의 나홍진, 의 장훈, 의 이경미에 이어 2009년에는 로 충무로에 데뷔하는 윤종석감독을 주목할만하다.
20일 첫 공개된 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새롭고, 본질에 충실한 장르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는 윤종석감독의 말처럼 꽤나 짜임새 있고 반전에 반전으로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웰메이드 영화이다. 자신은 "트리플 A 배우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조재현의 '트리플 A'의 연기력과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몸만들기와 수영, 스킨스쿠버까지 마스터한 김강우의 연기에 대한 열정, 팜므파탈의 연기를 위해 노출까지 불사하며 묘한 매력의 연기력을 보여준 박시연까지 이 모든것이 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일 것이다.
사실 는 신인감독의 데뷔작으로 보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 스토리와 제작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하는 구성에 탄탄하지 않으면 안되는 장르영화의 특성, 거기에 블록버스터급의 제작비는 어느정도 확신이 서지 않는한 제작되기 힘든 조건임에 틀림없다. 일단 영화가 공개된 이 시점에서는 영화는 80점 이상의 호평을 내릴 수 있다. 무겁지 않게 연출했다는 점,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마지막까지 의심케 만드는 스토리의 구성력은 기존 범죄스릴러 영화에 비해 훌륭하다. 하지만 이 무겁지 않는 점이 약점이 될 수도 있다.
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중촬영으로 시원시원한 영상을 보여준다. 윤종석 감독은 드라마를 탄탄하게 하더라도 촬영 및 특수 효과가 엉성하다면 장르영화로서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수중 촬영부분에서 의 영상과 비교한다면 부족함이 있을 수 있으나 이 영화에서 굳이 의 수중촬영과 비교할 이유는 없을 정도로 이 영화의 한 부분으로 잘 녹아있다. 윤종석 감독은 홀로 떠났던 부산의 '마레'라는 카페에서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했다고 한다. 바다를 배경으로 탄탄한 구성력과 실력있는 연기력을 갖춘 배우와 함께 이 작품으로 도전하고 싶다는 윤감독의 데뷔작인 의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세계 최고의 다이빙 명소인 팔라우 섬으로 떠나기 위해 낮에는 수영강사, 밤에는 도박판을 섭렵하며 럭키가이로 명성을 떨치던 천수(김강우)는 목표점 도달을 눈앞에 두고 단한번의 실수로 엄청난 도박빚을 지게 된다. 결국 사채업자의 손에 목숨의 위협도 받게 되고 정체불명의 마약 밀매상 두목인 강사장(조재현)으로부터 위험한 제안을 받는다. 그 제안은 일본에서 마약을 몸속에 숨기고 수영으로 밀매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마린보이가 되라는 제안이다.
영화속에서 일본의 마약밀매상 보스와 강사장의 대화에서 마린보이라는 존재가 설명된다. "우선 마약을 비닐로 싸서, 실로 길게 엮은 다음, 하나씩 삼키는 겁니다. 한혹 배 멀미를 해서 토하기도 하는데, 그 길이가 10미터가 넘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단속에 걸리면 망설이지 않고 바다로 뛰어들었죠. 대한해협, 홍콩 앞바다, 필리핀에서도.. 그러나 대부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라는 일본 조직의 보스의 대화에서 알수 있듯이 마린보이는 조직간의 비밀스런 존재임을 말해준다. 하지만 마린보이의 밀매 성공률은 0%이며 설사 성공하더라도 조직간의 비밀스런 존재가 아니라 조직의 비밀을 알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살려두지를 않는다.
천수는 이러한 제안에 일단 수긍을 하지만 팔라우로 도망을 치려한다. 하지만 마약 단속반 김반장(이원종)에게 붙잡히고 경찰의 스파이 노릇을 하게 된다. 김반장은 강사장과의 과거 악연으로 인해 뒤틀려진 관계이기에 더더욱 천수를 이용하려 한다. 또한 여기에 새로운 인물인 유리(박시연_는 어릴적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강사장의 보호를 받으며 자란다. 강사장의 지나친 보호가 답답해 벗어나려한다. 하지만 천수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그가 마린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후 그를 유혹한다.
마약 밀매에 얽힌 마린보이 천수를 둘러싼 세사람 강사장, 김반장, 유리까지 천수의 아군과 적군은 영화의 결말까지 도통 알수가 없다.
이러한 스토리 구성이 이 영화가 깔끔하고 짜임새 있음을 보여준다. 아귀가 잘맞는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편집은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화면에서 떼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거기에 강사장, 천수, 유리의 삼각관계와 김반장의 정체가 밝혀지는 후반부 까지 얽히고 섥히는 두뇌싸움도 상업영화로서 높은 점수를 줄수 있다. 게다가 연기력에서는 최고인 조재현의 열현은 단연 으뜸이며 프로수준까지 끌어올린 자신의 수영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김강우의 연기력, 팜므파탈 연기가 정말 잘어울리는 듯한 박시연까지. 배우들의 열연은 이 영화를 돋보이는 가장 큰 요소이다. 물론 천수와 유리의 베드씬도 화두에 오를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장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될 수 있다. 118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후반에 늘어짐을 느낀다. 이유는 세련된 영상과 탄탄한 구성이 있지만 반전에 반전이라는 스토리에 부담을 느낀 것일까? 초반에 마린보이가 되는 과정이 지난 후 그 활약이 시작되기 시작하는 중반 이후 부터 김반장의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게 된다. 이 시점 부터 영화는 천수의 축에서 강사장과 김반장의 스토리 라인으로 어느덧 넘어간다. 결국 영화의 타이틀인 마린보이의 축은 사라지고 원한의 복수 치정극으로 변질되는 느낌을 받는다.
유리의 과거와 강사장과 김반장에 얽힌 과거사가 이 영화의 축으로 자리 잡는 셈이다. 이러한 스토리는 어찌보면 이 영화를 관람하는데 있어 큰 방해가 되지는 않지만 마린보이의 활약상과 천수가 어떻게 그 위기를 극복해가는지가 궁금한 관객이라면 흥미를 잃을 수 있는 요소가 될수 있다.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시종일관 어두운 장르영화가 아닌 코믹스럽고 무게감을 덜어낸 장르영화이기에 다소 긴장감은 덜할 수 있다.
범죄스릴러 장르영화로 시작하지만 후반부에 복수 치정극과 엉켜버린 두뇌싸움으로 반전을 노린 는 코믹스런 요소를 어느 정도 넣음으로써 스토리의 짜임새는 훌륭하지만 장르영화의 특성인 긴장감은 다소 부족함이 엿보인다.
10점만점에 10점을 줄수 없는 영화긴 하지만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오랜만에 나오는 범죄스릴러 장르영화인 것도 그러하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한 한국영화라는 점, 신인감독의 데뷔작으로 높은 점수를 줄수 있는 스토리 구성 등 는 한국영화의 장르영화 도전에 가능성과 실력있는 감독의 장래성까지 보여주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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