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직립보행을 하면서 얻게 된 병이 허리 통증이다. 직립보행과 허리통증은 숙명적인 관계를 갖고 있고, 오랫 동안 인간은 이 병과 싸워왔다. 그러나 여전히 인간을 괴롭히고 있다. 요통은 당장 죽음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이번에 다루게 될 요통이나 척추질환은 매우 흔한 질환이다.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약 80%가 한 번은 요통을 앓게 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성인 10명 중에 2~3명은 요통을 느끼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지난 1년 간 요통을 한번도 느끼지 못했다면, 그것이 비정상이다’라고 할 정도로 요통은 우리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로 허리가 조금씩 약화되기 시작하지만, 활동량은 별로 달라지지 않거나 오히려 직장 생활로 허리에 부담이 더 가는 상황에 있는 30~40대의 직장인들에게는 요통이나 척추 질환이 더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
병을 잘 알아야, 제대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요통이나 척추 질환이 이렇게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요통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요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경과를 밟는지, 그리고 어떻게 치료하고 어떻게 예방해야 하는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도록하자.
척추의 모양
병원을 찾게되는 이유 중 가장 흔한 척추의 구조적 이상에의한 요통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자. 그러기 위해선 먼저 척추의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척추의 모양새를 알아보면, 척추는 목뼈에서 꼬리뼈까지 약 30개 정도의 마디로 구성되어 있고 이 중에서 허리의 요추는 5마디로 되어있다. 척추 뼈의 사이에는 충격을 줄이고 움직임이 일어나는 관절이 세 개씩 있다. 앞쪽에 있는 큰 것이 ‘추간판(디스크)’이고, 뒤에 있는 두 개의 작은 관절이 ‘후관절’이다. 척추 뼈의 가운데에는 구멍(척추관)이 있어 그 쪽으로 척추 신경이 지나가게 된다.
요통의 원인과 추간판 탈출증(소위 디스크)의 발생
요통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물론 가장 흔하게는 추간판(디스크)을 포함한 척추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외에도 신장이나 비뇨기 계통, 골반과 같은 내부 장기에 병이 있어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정신과적인 문제나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이 정신적 스트레스가 만성 요통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 중에서 척추의 이상에 의한 허리 통증은 척추를 이루는 척추 뼈와 추간판 그리고 뒤에 있는 관절(후관절), 척추관 안에 있는 척추 신경들 중에 어느 하나에 이상이 있어도 허리가 아플 수 있다. 여기에다가 척추 주위에 있는 근육에 단순한 무리가 있거나 병이 생겨도 아플 수가 있다. (특히 사회적으로 왕성한 활동기인 30~40대에서 발생하는 요통은 주로 추간판(디스크)의 이상에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간판에 이상이 발생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 즉 나이가 들어감에따라 추간판이 점차 약해지게 되는 현상 때문이다. 그러나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가 모두에게 비슷한 정도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며, 이런 퇴행성 변화가 있다고 해서 모두 다 요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타고난 유전적 소인 외에도 추간판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시키고 요통을 유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요소로 생각되고 있는 것이 흡연과 나쁜 자세나 작업 습관 등이다.
추간판은 똑바로 서있을 때 우리 체중의 90%에 가까운 하중이 가해지지만, 허리를 약간 구부린 자세로 앉을 땐 약 세 배에 이르는 하중이 가해지게 되고, 여기에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바닥의 물건을 들게 되면 자그마치 여섯 배에 이르는 하중이 가해지게 된다. 따라서 앉을 때 허리를 곧게 하여 앉고, 바닥의 물건을 들 때 무릎을 구부려 앉아 드는 아주 단순한 습관의 차이로도 추간판에 가해지고 쌓이는 부담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퇴행성 변화로 약해진 추간판은 외벽에 균열이 생긴다. 이런 상태에서 허리에 부담이나 작은 충격들이 쌓이게 되면 외벽의 갈라진 틈으로 추간판의 내부조직이 삐져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삐져나온 추간판은 바로 옆을 지나가는 척추 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이 압박으로 신경통 즉 이 신경이 나가는 자리인 종아리 같은 곳에 저리고 땅기는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우리는 이것은 추간판탈출증이라고 하고 일반적으로는 디스크라는 말로 부르기도 한다.
요통이 없는 정상인의 MRI사진이다. 다른 추간판과는 달리 제3-4요추간의 디스크(화살표)가 까맣게 색깔이 변해있지만, 이런 소견은 추간판이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나타나는 변화다. 이것만으로는 병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요통과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의 경과
사람이 병을 대처해 나갈 때, 이 병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감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감기가 지금 당장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콧물과 기침이 마구 나와 힘들지만, 앞으로 1, 2주 정도만 지나면 별 뒤탈 없이 낫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요통의 경과에 대해 현재까지 많은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그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해보면,
첫째, 요통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며, 매우 빠르게 회복된다.
둘째, 그러나 재발이 잦아서 환자의 10~45%에서 1년 내에 재발한다.
셋째, 이렇게 재발이 반복되더라도 상태가 점차로 악화되어 가는 것은 아니며, 직장을 쉬어야 할 정도로 심한 경우는 환자의 약 2% 정도에 불과하다. 좀 더 간단히 얘기한다면, 요통은 매우 흔하게 발생하고 빠르게 회복된다. 그리고 재발은 잦지만, 점차 악화되는 병은 아니다.
어떤 이들은 매우 겁나는 병으로 알고 있는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은 실상은 매우 양순한 병이다. 신경통이 나타나는 병이기 때문에 심하게 아픈 경우가 많고 또 척추라는 단어가 갖는 어감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래서 그냥 놔두어도 1~2달이면 10명 중 9명은 낫는다고 보아도 좋다. 즉 그 사이에 약을 먹든 물리 치료를 하든 또는 침을 맞거나 한약을 먹어도 이 정도는 좋아진다. 따라서 어떤 병원에서 무슨 치료를 받았더니 디스크가 좋아졌다는 말은 별 의미를 둘만한 말이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은 요통이 주는 일시적인 심한 통증과 잦은 재발을 경험하고는, 혹시 내가 이러다가 점차 심해져서 걷지도 못하는 앉은뱅이가 되는 건 아닐까라고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는 수가 많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용하다는 의사를 찾고 효험을 봤다는 치료법을 쫓아가게 된다. 하지만, 요통의 이런 경과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허둥대지 않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요통과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의 예방과 치료 및 척추 질환의 치료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은 다음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