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몸을 움츠리게 하는 추위, 살을 에는 듯한 바람, 꽁꽁 얼어붙은 세상만을 떠올린다면 겨울은 재미없는 계절에 불과하다. 하지만, 겨울에는 ‘눈’이라는 멋진 선물이 있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눈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흥겨운 축제.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다.

...중국 흑룡강 하얼빈에서 해마다 펼쳐지는 얼음 축제 ‘하얼빈 빙등제’. 매년 1월 5일에 시작해 2월 말까지 진행되는 이 축제는 1963년에 처음 개최되었지만 공식적으로는 1985년 제1회 하얼빈 빙설제가 열리면서부터이다. 축제는 중국의 항일 영웅인 리자오린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한 조린 공원에서 매년 열리는데, 전체 면적 6.5헥타르에 사용되는 얼음의 양이 약 2,000제곱미터, 또한 얼음으로 조각된 작품이 1,500여 점에 달해 세계에서 열리는 빙등 축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제 기간에는 전 세계의 유명 얼음조각가들이 모여 세계의 건축물이나 동물, 여신상, 미
술품 등의 모형을 만들어 전시하는데, 얼음 조각 안에 오색등을 설치해 밤에는 더욱 신비롭고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얼음 조각 예술 전시회 외에도 송화강 위에서 빙상 경기가 펼쳐지고, 빙설제 문화의 밤과 같은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려 재미를 준다. 주목할 만한 점은 한·중 수교 15주년이자 중국 정부가 지정한 ‘한국의 해’인 점을 기념하기 위해 2007년 하얼빈 빙등제의 주제를 ‘한류’로 정한 것이다. 덕분에 축제 사상 최대 규모인 50억 원 이상을 한국과 중국이 공동 투자했고, 얼음조각가 1만여 명이 참가해 한국의 주요 건축물인 광화문, 경회루, 수원화성, 첨성대, 석굴암 등과 안중근 의사, 이순신 장군 등의 동상 등을 얼음으로 조각해 전시한다. 빙등제와 함께 송화강 북쪽에 있는 타이양다오 공원에서는 빙설제가 열린다. 이곳에서는 눈으로 만든 조각품이 전시되는데, 특히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추운 밤에는 대기 속의 수증기가 얼어붙어 ‘다이아몬드 더스트’ 현상이 일어나 환상적이다.
..만년설과 빙하로 뒤덮인 알프스 산맥,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는 스위스 그린델발트는 융프라우 주변에서 가장 인기 좋은 휴양 리조트로 항상 관광객들이 붐빈다. 여름철에는 산악 마을 트레킹과 산악자전거 등의 레포츠를, 겨울철에는 스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린델발트를 찾는 재미는 사실 따로 있다. 스위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겨울 축제로 손꼽히는 ‘그린델발트 세계 눈축제’가 바로 그것이다. 오버라, 운하라 두 빙하가 마을 바로 앞에 자리 잡고 있어 빙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서는 매년 1월 중순경에 세계 최고의 얼음 조각상을 겨루는 ‘그린델발트 세계 눈축제’가 열린다. 이는 1983년 한 일본인 예술가가 얼음을 깎아 거대한 하이디 조각상을 만든 이후부터 이어져 왔는데, 올해에는 2007년 1월 15일부터 20일까지 6일 동안 아름다운 설원을 배경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가 시작되면 마을 중심에 있는 천연 아이스링크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세계 각지에서 초청된 예술가들이 팀을 이루어 만든 수많은 얼음 조각상들이 들어서기 때문. 관광객들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점차 다듬어져 외형을 이루고 마침내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 탄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때로는 직접 예술가들의 작업에 참여할 수도 있다. 축제의 절정은 참여한 작품들의 독창성과 솜씨를 평가받는 폐막식으로 스위스의 민속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차갑고 웅장한 융프라우 얼음궁전을 방문하는 것도 스위스 겨울 여행의 묘미이다. 빙하 밑 30m 아래에 있는 얼음궁전은 1934년 그린델발트와 벵겐 출신의 산악 가이드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면적이 약 1,000평방미터로 알프스에서 가장 긴 22km에 달하는 알레치 빙하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천장에서 기둥, 바닥에 이르기까지 오직 얼음으로만 만들어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캐나다 동부 퀘벡의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춥다. 프랑스 문화를 이어받은 북미 유일의 유럽풍 성곽 도시 퀘벡, 덕분에 겨울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고풍스러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데, ‘퀘벡 윈터 카니발’이 열리는 1월부터는 세계인들이 함께 즐기는 축제의 한마당이 벌어져 흥을 돋운다.올해로 53회째를 맞는 퀘벡 윈터 카니발은 1894년 퀘벡 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작은 잔치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1955년 겨울 경기 활성화를 기대한 비즈니스맨들이 대규모의 축제로 발전시켰고, 현재는 겨울에 인기 있는 캐나다의 대표 축제가 되었다. 이 행사의 마스코트는 항상 웃는 얼굴의 거대한 눈사람 봉 옴므(Bon homme, 불어로 ‘좋은 사람’)로 축제 내내 사람들을 반긴다. 실제로 축제 시작 전 퀘벡 시장으로부터 통치권을 상징하는 열쇠를 넘겨받는 의식이 거행되고, 해마다 시내 중심부에 특별히 건축되는 100평의 얼음궁전에서 윈터 카니발의 상징적인 지휘를 맡는다. 축제 기간에 펼쳐지는 행사는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만한 것은 얼어붙은 세인트로렌스 강에서 얼음을 깨며 경기를 펼치는 아이스 카누 레이스와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서 벌어지는 스노 배스(snow bath). 미리 신체검사를 받은 참가자들이 수영복이나 목욕 가운만 걸친 채 눈 위에서 뒹굴고 뛰어놀며 목욕을 하는 이 이색적인 이벤트는 그 어떤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짜릿함을 준다. 이외에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조각가들이 참여하는 국제 눈 조각 이벤트와 개썰매, 빙판 미니 골프, 스케이트, 빙벽타기, 아이스 낚시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캐나다의 겨울 축제는 윈터 카니발에서 그치지 않는다. 퀘벡에서 불과 2시간 거리에 있는 몬트리올에서는 매년 도시 전체를 화려한 전구로 장식하고 갖가지 음식과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하이 라이츠 페스티벌’이, 온화한 기후와 아름다운 호수들로 유명한 오카나간에서는 ‘아이스와인 페스티벌’이 열린다. 한겨울 영하 10도 이하의 날씨에 자연적으로 언 포도만을 수확해 발효시킨 고급 아이스와인을 테마로 한 아이스와인 페스티벌은 달콤한 와인으로 겨울의 추위를 말끔하게 잊게 한다.
..스웨덴 최북단에 위치한 도시 키루나. 스웨덴 면적의 절반에 해당할 만큼 넓은 키루나에는 6,000여 개의 크고 작은 호수들이 자리하고 있고, 호수 주변으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해 ‘유럽의 마지막 야생지’로 불린다. 또한 등산, 스키, 스노보드, 카누, 래프팅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해 북유럽 최고의 휴양지로 주목받고 있다. 키루나는 전통 축제가 끊이지 않고 열리는데, 대표적인 것이 매년 1월 세계의 조각가들이 눈 조각품을 선보이는 ‘키루나 눈축제’와 설원을 달리는 ‘개썰매 대회’이다. 이외에도 스웨덴에서 가장 높은 케네브네카이스 산맥을 등반하는 산악등반 대회와 토르네트라스크 호수에서 열리는 얼음낚시 대회 등이 있다.이곳의 겨울 축제가 인기 있는 이유는 유카스야르비(Jukkasjarvi)라고 불리는 얼음호텔 덕분이다. 라플랜드 토른 강 위에 지어지는 호텔은 보통 영하 2~3도의 기온이 되면 공사를 시작해 겨울철 내내 사용하고, 따뜻한 봄이 되면 자연히 녹아 없어지도록 한다. 이처럼 독특한 호텔 경영 시스템은 한 해 평균 6,000여 명 이상의 투숙객과 5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불러 모은다. 얼음호텔은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모든 것이 눈과 얼음으로 만들어져 있다. 영하 40도를 넘나들 정도로 아무리 추워도 호텔 내부는 영하 4~7도를 유지하는 얼음호텔은 얼음침대에서 잘 수 있는 객실을 무려 100여 개나 갖추고 있고, 심지어 얼음 예배실과 얼음 성경책까지 마련해 놓아 얼음호텔의 명성을 입증한다.
..백두대간 동쪽 6부 능선에 위치한 강원도 태백지역에서는 매년 봄과 겨울을 대표하는 두 개의 축제가 사람들을 맞이한다. 따뜻한 봄에는 태백산 도립공원 일대를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철쭉제’가, 추운 겨울에는 은빛 세상으로 물들이는 ‘눈축제’가 열리는데, 특히 해발 1,567m에 이르는 장군봉과 1,517m의 문수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새하얀 눈으로 뒤덮는 아름다움은 우리나라 겨울 풍경을 대표한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축제는 눈꽃 산행과 함께 눈조각 전시회, 퍼레이드, 매직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에는 특별히 ‘눈이 있어 행복한 세상 태백’이라는 주제로 1월 26일부터 2월 4일까지 10일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행사로는 태백산 도립공원 특설무대에서 펼쳐지는 눈조각 경연대회와 태백팔경 눈조각 부조와 태백산성 게이트, 서학리조트, 주몽과 소서노 등의 작품을 선보이는 하얼빈 눈조각가 초청 전시회 등이 있다. 이외에도 행사장 곳곳에는 얼음터널, 눈길 걷기, 눈사람 만들기, 얼음 속 보물찾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어린 시절의 추억 속으로 안내한다. 눈꽃열차를 타고 백두대간의 설경을 느긋하게 바라보는 것도 좋은 방법. 청량리역을 출발해 양평 용문산, 영월 두이봉, 정선 민둥산, 태백산, 영주 소백산 등을 지나치는 열차는 파노라마 같은 눈꽃 영상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정암 터널과 추전역 코스는 승객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길이가 4.5km인 정암 터널은 통과 시간이 무려 8분에 이르는데,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자마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해발 855m)에 위치한 태백 추전역으로 연결되어 새하얀 세상에 떨어지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원본출처
http://club.paran.com/club/home.do?clubid=clubcontents-bbsView.do?menuno=3856568-clubno=1548102-bbs_no=0aV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