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에 국내 5위안에 있던 화장품 회사 마케팅팀 팀에서 근무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신제품이 나오면 반드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고, 마케팅 점유율의 높은 제품보다 우수한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브랜드를 붙이는 순간 5위 제품이 된다.
블라인드 테스트 하면 길거리에서 시음 이벤트를 했던 ‘펩시’가 생각이 난다. 아주 오래된 얘기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사람들은 펩시를 든 팔을 든다. 그런데 음료 냉장고에서 선택되는 것은 항상 ‘코카콜라’였다.
왜지?
햄버거 냄새가 풀풀 나는 패스트 푸드점의 커피 맛이 아무리 좋은들,
커피향이 아닌 햄버거 냄새를 맡으며 커피를 마시고 싶은가?
햄버거와 치킨을 만지던 느끼한 손으로 만드는 커피에서는 어떤 맛이 날까?
웰빙이라는 사회현상에 밀리고, 비만의 주범이 되어버린 햄버거.
그들은 살길을 찾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시점에서 ‘커피’를 선택했다.
피자가 파스타를 선택한 것처럼.
나날이 늘어가는 커피 시장.
커피는 일상이 되었다.
회사원은 테이크 아웃한 커피를 손에 들고 출근한다.
커피 전문점은 약속 장소가 되었고,
그곳에서 스터디도 하고, 연애도 한다.
이 큰 시장을 두고 저물어 가는 햄버거 가게에 광고비를 쓸 이유가 없다.
출근하는 회사원에게 맥카페 종이컵을 손에 들게 하고,
수다를 떨기 위한 만남의 장소로 만들 수만 있다면…
맥도날드는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맥카페는 마케팅에서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들은 커피의 맛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의 가격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가격은 단순히 맛과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그들이 저렴한 이유는 기존 맥도날드 햄버거집 한 코너에 기계만 갖다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맥카페라는 별도의 커피전문 프랜차이즈를 만드는 순간 그들의 가격은 콩다방이나 별다방과 같아 질 것이다.
이것이 맥카페 가격이 저렴할 수 있는 이유이자 그들의 진입장벽이기도 하다.
햄버거 가게에서 테이크 아웃한 아메리카노,
햄버거 냄새를 2시간 동안 맡으며 마셔야 하는 카푸치노,
맥카페가 성공하기 위한 방법이 없지는 않다.
모든 커피 브랜드를 취급하는 커피 전문 마트를 만들어라. 그럼 가격만 가지고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햄버거 가게 안에 들어오지 않으면서 맥카페를 테이크 아웃할 수 있는 가게의 구조적인 변경이다.
그리고 지금처럼 광고를 열심히 하는 것이다.
단 반드시 테이크 아웃 전문 커피라야 한다.
절대 햄버거 가게 안에서는 커피를 마시게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