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위기가 외려 내수 기반 다지는 기회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 경제 전망은 수출 주도형 경제의 허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마이너스 4%의 성장률을 보인 뒤 내년에는 4.2%의 플러스 성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외 여건에 따라 경제 성적표가 이렇게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IMF가 내다본 나라는 싱가포르ㆍ홍콩 등 도시국가를 제외하고는 한국이 유일하다.한국은 국민총소득 (GNI) 대비 수출 비주을 뜻하는 수출 의존도가 최근 몇년 사이 40~50%를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의 2~3배 수준이다. 한국 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내수가 취약하다는 것과 통하는 애기다.
정부가 지난해 경제위기 이후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부양에 나선 것도결국 허약한 내수 여력을 키우겠다는 의도다.문제는 이런 부양책이 무너지는 경제를 되살려놓기 위한 앰플 주사식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좀더 긴 호흡을 하고 중ㆍ장기적으로는 이번 경제위기를 오히려 우리 경제의 내수 기반을 확실하게 다지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기업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고용 효과가 큰 중소기업과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사회적일자리를 늘리는 시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취업자 비율인 고용률이 60%가 채 안된다. 반면 미국이나 일본,유럽의 대부분의 나라는 70%를 넘어 80%에 이른다. 이른바'고용 없는 성장'으로 불안전 취업자나 취업 준비자 등 '반백수'가 수백명이나 되는 상황에서는 민간 소비를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강수록 극심해지는 소득 양극화 구조도 꺠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국가에서 서너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이다. 소득 양극화가 강화되면 돈을 쓰고 싶어도 돈이 없어 쓰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고, 이는 결국 내수 기반을 더욱 좁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실직임금을 보장하는 것도 내수 구조를 탄탄히 하는 데 빠뜨릴 수 없는 과제다.
2009년 2월 5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