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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꽃보다 남자’가 그렇게 재밌나?

강병수 |2009.02.09 00:54
조회 201 |추천 0

난 요즘 재밌는 드라마가 없다. ‘종합병원 2’와 ‘바람의 화원’, ‘바람의 나라’가 종영한 후론 신경 써서 챙겨보는 드라마가 ‘에덴의 동쪽’하나 뿐이다. 얼마 전 4부작으로 끝난 ‘경숙이, 경숙 아버지’도 괜찮았다. ‘천추태후’도 재밌지만 어머니가 ‘가문의 영광’을 열심히 보시는 관계로 본방사수(방송을 제시간에 보는 것)가 어렵다. 재방송을 보면 되지만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아예 포기했다. (바람의 나라 최종회 재방을 보는데도 2주가 걸렸다.)

참고로 나의 드라마 취향은 역사극이나 시대극, 또는 ‘종합병원’과 같이 전문직종의 이야기들이다. 실험적인 단막극도 좋아한다. 아무튼….

요즘 내가 챙겨보는 드라마는 하나뿐이지만 거실에서 어머니가 보고 계시면 얼핏 으로라도 안 보려야 안 볼 수가 없고 내 방에 있더라도 그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거의 모든 드라마들의 내용을 대충은 꿰고 있다.

요즘 ‘꽃남’보는 재미로 산다는 사람들이 많다. 학생들과 처녀들은 물론 아줌마들 까지. 얼마 전 나래(조카: 초5)가 열심히 보고 있기에 나도 옆에서 같이 봤다. 딱 나래 수준의 드라마였다. 아니, 나래에게는 보여주면 안 될 드라마 같았다.

드라마 속의 F4. 문제가 많다. 특히 구준표. 싸가지가 없다. 재벌 2세면 다인가? 우스갯소리로 지 아버지가 재벌인거지 지가 재벌인 게 아니지 않는가? 아무튼. 그런 구준표를 이 드라마는 바쁜 부모 탓에 외롭게 자라서 그렇다는 식으로 합리화 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바쁜 부모를 둔 자식들은 다 그렇게 싸가지가 없어도 된다는 말인가? 마음만 먹으면 강호순같은 살인마에게서도 휴머니티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 드라마의 힘 아닌가. 아무튼. 드라마를 세 번 정도 밖에는 보지 않았지만 그런 구준표가 금잔디로 인해 선하게 변해간다는 그런 내용일 것 같다. 아님 말구.

아무튼 우리나라 현실과 너무 안 맞는 드라마다. 주인공들의 신분은 분명 고딩인데 교실에서 수업 듣는 장면은 전혀? 거의? 없고 만날 드레스에 턱시도를 입고 와인 파티를 한다. 어디 지금 우리나라 고딩들이 그러고 다니나? 그야말로 만화, 그야말로 일본 만화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라고 말 한다면…. 글쎄….

F4의 ‘F'가 flower의 ’F'라고 하던데 난 아무래도 그 'F'가 fly(날라리, 비행청소년)의 ‘F'인 것만 같다. 그것이 정말 꽃을 의미하는 거라면 첫 회에 왕따 학생의 사물함에서 발견된 레드카드 해골바가지 밑에 F4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다. 꽃 같은 남자들이 어찌 친구를 집단으로 패고 죽음으로 까지 몰고 가는가? 암튼.

그런 드라마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어찌 이해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 아무도 나에게 이해 해달라고 말한 적은 없지만 외모지상주의, 재력지상주의, 학벌지상주의가 만연한 이 사회가 난 싫다. 안타깝다. 이런 나의 생각을 ‘못가진자의 열등감’이라고 한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 암튼.

요즘에 드라마에서 재벌과 서민의 이야기를 자주 본다. ‘꽃남’이 그렇고 이번에 새로 시작한 ‘미워도 다시 한 번’이 그렇고 ‘유리의 성’이 그렇다. -유리로 만든 성은 그냥 유리성인데 유리의 성은 뭔가? 고구려 유리왕의 성이란 말인가?- 물론 예전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아주 진부하면서도 식상한 소재다. 그런데 왜 하필 국민 경제가 바닥인 이 시기에 그런 이야기를 많이 보여주는 것일까? 재벌들 사는 걸 보여주면서 그야말로 염장을 지르겠다는 속셈(?)인건지. 아니면 나쁜 재벌과 착한 서민을 보면서 자위라도 하라는 뜻인지. ‘나쁜 재벌과 착한 서민’ 그것 또한 잘못된 고정관념인데…. 착한 재벌도 있어야 하는데….

그 다음으로 식상한 소재가 사랑이라 위장된 집착이 복수라는 핑계로 범죄를 부르는…. 소위 ‘막장드라마’로 불리는 ‘아내의 유혹’이나 얼마 전에 막을 내린 ‘흔들리지 마’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것이 사람들이 다 그런 드라마에 손가락질을 해대면서도 그 시간만 되면 브라운관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짜증이 나서 차라리 게임(스타크래프트)채널로 돌려버린다. 암튼.

그래도 요즘 볼만한 드라마라고 한다면 ‘가문의 영광’이나 ‘내 인생의 황금기’정도가 될 것이다. 어제 가문의 영광을 얼핏 보는데 진아의 하자(?)를 알면서도 진아를 지키기 위해 선수를 쳐 모두 자신의 하자로 묻어버리려는 수영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내 인생의 황금기에서는 금이의 말투가 참 인상적이다. 엄마에게 말 할 때의 그 말투. 예를 들어 “진지 드셨어?”와 같이 존댓말도 반말도 아닌…. 참으로 친근한 말투다. 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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