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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夢,

이기원 |2009.02.15 17:07
조회 43 |추천 0

 

 

 

 

 

 

 

집 밖을 나온 나는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지.

사실 내가 달리고 있는 건지 걷고 있는 건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나중에 이 꿈의 전개를 보니 나는 달리고 있었지

 

 

한 참을 그렇게 달리던 나는 높은 산 꼭대기에 올라가 있었지

그리고 어느 새 내 손에 들려있던 황도

그 황도는 놀랍게도 내가 늘 외치던 펭귄표 황도였지

그걸 한 캔 따가지고는 우적우적 먹기 시작했어

그리고는 놀랍게도 목을 있는 힘껏 쭈욱 늘려 빼기 시작했어

 

 

나는 마치 한 마리 기린처럼 목이 늘어났고

저 멀리부터 수 많은 나의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

 

그 옛날 어렸을 적 동네 시장에서 김밥을 팔던 아주머니부터

새삼 얼굴은 기억나지만 그 이름은 기억나지 않던

유난히 눈이 컸던 나에게 초콜릿을 줬던 그 여자아이도

난 생 처음 심야버스에서 내려 말을 걸었던 후에 알고 봤더니 유부녀였던 그 사람도

훈련소 들어갔을 때 지금은 누구도 연락이 되지 않던 1중대 3내무실 동기들

그 중에서도 기무대로 갔던 서울대 다니던 얼굴이 유독 까맣던 그 녀석도

스키장에서 아르바이트 했을 때 매일 와서 먹을 것을 건네주던 그러더니 어느 날 날름 와서는

결혼을 하자던(그때 내 나이 21살)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우습지만 재미 있었던 그 국가대표 볼링 상비군 누나도

그리고 어제 저녁 나도 모르게 지갑 안의 삼천 원을 꺼내 손에 쥐어드린 

칼 바람 속 지하철 계단에 있던 그 아저씨의 얼굴도

 

 

5초에 한 명씩 나타나기 시작했고 나는 더욱 더 있는 힘껏 내 목을 늘리기 시작했지

나는 신기한 듯 심각한 듯 그렇게 입안의 황도를 씹으면서 그들을 바라봤지만

그들은 모두 아무 말없이 마치 사전에 서로 입을 맞춘 것처럼  한없이 웃고만 있었지

 

내 목은 더욱 늘어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내가 그들의 모든 얼굴을 기억하기 힘들어 양쪽 미간 사이를 찡그릴 때쯤

이 꿈은 끝나고 말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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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 무슨 꿈을 꾸었길래

어쨌든 나는 한 마리 기린 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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