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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축소 꼼수 동원한 부자 감세안

배규상 |2009.02.16 14:49
조회 55 |추천 0

 

규모 축소 꼼수 동원한 부자 감세안

 

 

정부가 논란이 큰 ‘부자감세’를 밀어붙이면서 감세규모를 줄여서 발표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세제개편안에 따른 감세규모가 5년간(2008~2012) 96조원에 달한다는 분석 보고서를 냈다. 정부는 5년간 세수가 35조3000억원 줄어든다고 했지만, 예산정책처가 계산해보니 정부의 발표에는 60조원 이상의 세수감소분이 누락됐다는 것이다. 국회와 행정부의 계산이 이처럼 차이가 난다면, 정부가 부자감세의 비난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감세규모를 축소하는 꼼수를 썼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예산정책처는 정부의 감세효과 산출방식을 문제 삼고 있다. 감세하기 전을 기준으로 이후 5년간 줄어드는 세금수입의 총액을 계산하지 않고, 해마다 지난해에 비해 세금이 얼마나 줄었는가를 따졌기 때문에 감세규모가 실제보다 적게 나왔다는 것이다. 정부처럼 계산하면 감세규모가 축소되는 ‘왜곡’이 불가피하고, 전체적으로 세금수입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된다.

나라살림을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영 미덥지가 않다. 경제성장률은 터무니없이 부풀리더니, 감세규모는 꼼수를 써가며 줄여서 발표했다. 어떻게든 감세를 밀어붙이기 위해 정부의 입맛에 맞는 수치만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주먹구구식 정책 밀어붙이기는 감세만이 아니다. 방송규제를 풀면 2만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산업연관분석도 예산정책처로부터 ‘근거없는 시나리오’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감세규모 축소 의혹을 계기로 정부의 ‘부자감세’는 전면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 성장률 하락으로 세수는 줄어들고 재정사업 확대로 세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규모를 줄여서 발표할 만큼 떳떳하지 못한 감세라면 재고해야 마땅하다. 정직하게 밝히고, 솔직하게 동의를 구해도 모자랄 판에 감세만하면 경제가 살아날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 국회는 이처럼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해 엄정한 심판을 해야 한다.

 

 

 

2009년 2월 16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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