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미네르바 오보 소동의 교훈
동아일보는 월간 신동아가 두 차례 내보낸 ‘미네르바’의 기고문과 인터뷰에 대해 오보였다며 사과문을 실었다. 스스로 미네르바라고 자처했던 이가 말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해명하면서 자체 진상조사를 거쳐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로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진위 논란은 일단락된 듯하다. 물론 오보를 시인했다고 해서 진위 논란이 불거진 배경에 대한 의혹까지 말끔하게 씻어진 것은 아니다. 검찰이 무리하게 미네르바 박모씨를 구속한 상태에서 자칭 미네르바의 인터뷰를 실어 사건의 본질을 진위 논란으로 호도해 온 만큼, 이제 와서 사과만으로 오보를 시인한 과정이 석연하게 풀렸다고는 보기 어려운 것이다.
미네르바 사태는 화재를 보고 “불이야!”라고 외친 사람을 체포하고 구속한 것과 다르지 않다. 경제위기라는 화재 상황에서 정부는 불난 사실과 화재 원인을 쉬쉬하려 했고, 검찰은 공고와 전문대를 나온 실업자가 “불이야”를 외쳤다며 구속했다. 여기에 신동아는 “불났다”고 외친 사람은 따로 있다는 선정적인 보도를 더했고, 불이 났다는 사실보다 누가 “불이야”를 외쳤느냐는 쪽으로 관심을 돌리게 만들었다. 미네르바 오보 소동은 언론의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법적 책임을 넘어 언론의 상업주의 행태가 자초한 사회적 폐해를 되돌아보는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제 미네르바를 둘러싼 광기의 먼지가 하나둘 가라앉고 있다. 애초부터 미네르바의 진위 논란은 곁가지에 불과했다. 입맛에 맞지 않는 일체의 의견개진을 사갈시(蛇蝎視)하는 이 정부가 미네르바의 ‘사회적 영향력’을 키웠고, 수사의 칼을 뽑지 말았어야 하는 검찰은 무리수를 뒀다는 게 미네르바 사태의 본질이다. 우리가 미네르바 체포를 민주주의 위기로 규정한 것은 그래서이다. 미네르바 사건의 본질은 촛불 정국 이후 소통 거부로 일관해온 이 정부가 화재를 보고 “불이야”를 외친 사람들을 핍박하며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오보 소동은 그러한 본질을 외면한 언론의 선정주의에서 비롯된 사태 라고 본다.
2009년 2월 18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