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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되는 금융 불안, 외부 탓만 해선 안된다

배규상 |2009.02.19 12:11
조회 61 |추천 0

 

 

재연되는 금융 불안, 외부 탓만 해선 안된다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주가는 떨어지며, 시장금리는 치솟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올들어 슬금슬금 오르더니 최근 7일 동안에 87원이나 오르는 등 연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다간 국내 금융시장이 지난해 9~10월과 같은 공황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금융 불안은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유럽의 강소국 아일랜드의 국가 부도설이 심심찮게 나도는 가운데 이번에는 동유럽 국가들이 경기침체 심화로 대거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바짝 얼어붙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이 위기에 빠지면 여기에 돈줄을 제공하고 있는 서유럽 은행들이 부실해지고 연쇄적으로 미국을 거쳐 아시아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 동유럽 위기설이 지구 너머 먼 나라 얘기가 아닌 것이다.

국내적으로는 3월 위기설이 분기별로 등장하는 단골 메뉴처럼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권 외화차입금이 100억달러밖에 안 돼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게 간단히 넘길 사안이 아니다. 조그마한 악재 하나에도 한국 경제에 대한 해외의 시각은 금세 싸늘하게 식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후순위채권 조기 상환 포기 이후 국제시장에 국내 은행의 외화 자금난 우려가 퍼진 것이 단적인 사례다.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없는 경상수지 적자도 풀어야 할 과제이다.

금융 불안에 대응할 만한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우리에겐 더 큰 문제다. 해외 요인이 크다고 외부 탓만 할 수는 없다. 정부는 아시아 통화 중에서도 유독 원화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시장 신뢰를 회복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이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취임 이후 이를 여러 차례 약속했다. 믿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 실상을 정확히 공개해 불필요한 불안감을 씻어주어야 한다. 섣부른 낙관은 사태 해결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2009년 2월 19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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