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 미국 유학생인 나는
요즘 눈이 점점 높아져감을 느끼는데,
이건 아무래도 전적으로 내 룸메의 남친때문인 것 같다.
(참고로 내 룸메는 히스패닉이고 룸메의 남친은 백인이다.)
내 룸메와 그녀의 남친은 회사에서 만났는데,
다른 것 다 떠나서
이 남자, 보통이 아니다.
첫째,
1월 초에 내가 한쿡에서 여기로 돌아온 지 얼마 안되었을 때
내 룸메는 멕시코에 놀러가 있었는데
이 룸메 남친..룸메가 돌아오기 하루 전날
꽃다발과 카드를 들고 우리집에 와서는
꽃병에 꽃들을 갈아놓고 가는 것이었다!
룸메 돌아와서 방안에 꽃들과 카드 보고 완전 대박 감동~
뭐냐뭐냐, 이 로맨틱 가이는!
둘째,
내가 룸메들이 남자친구 데려오는 걸 좀 꺼려한다.
아무래도 여자들 사는 집에 남자들이 와서 상주하거나
때론 자고 가기까지하면 좀..=-=;
(물론 아무일 없다! 아니 없어야지!
크리스챤 학교 학생들인디!)
그래서 룸메들한테 대놓고 말한 적이 있다.
자연히 그녀들의 남친들도 알게 되고
그들과 좀 서먹해진게 사실이다. (나도 요즘은 whatever지만..)
얘 역시 자기가 우리집 오는걸 내가 싫어하는거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밝은 목소리와 표정으로
"Hey, Yun~" 하며 나에게 인사해준다.
자기를 탐탁치 않아 하는 사람한테까지 호의를 베푸는게
보통 일은 아니지.
셋째,
위 두번째의 연장선으로..
오늘 좀 늦었지만 나한테 발렌타인 초콜릿을 주더라.
장미 초콜릿! 하앍!
그것도 센스있게 내 룸메를 통해서!
(아무리 아무 관심이 없다 해도 자기 남자가 친구한테 뭐 직접 주는거 좋아할 여자 어디있으랴? 오히려 여친 통해 주는 굿매너!)
뒤에는 가끔씩 우리집에와서 내 룸메랑 같이
내 방에서 노는데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짤막한 메세지가 적혀있었다.
자기 여친의 룸메까지 챙겨주는 센스.
이래서 내가 얘를 미워할 수가 없다.
넷째,
독실한 크리스챤인 내 룸메는 혼전순결을 지키려 한다.
개방적인 성문화를 가진 미국에서 혼전순결이 웬말이냐
할지 모르겠지만 개방적인 것 만만찮게 보수적인 사회를
가진 것도 미국이다.
어쨌든 그런연유로 열심히 참고 내 룸메를 지켜주는 룸메의 남친. 보면 볼수록 눈물겹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p.s:대략 최고의 염장 이벤트는, 내방 이층 침대에서 내가 위에서 자고 아래에서 내 룸메가 자는데,
아침에 둘이서 I love you 하고 있는 소리에 깨어났을 때랄까....
자기들끼리 영화보다 잘만 잔다. 정말로 손만잡고;;;
여자들이여, 이런 남자가 세상에 존재한단다.
얘네 한두달 사귄게 아니라 벌써 반년이 넘어가는데도
늘 저런 자세로 여친을 대하는 남자가 있단다.
남자가 무심하다는 거 옛말이다.
요즘엔 센스있고 섬세한 남자들도 많다.
그러니 엄한 남자한테 몸주고 마음주고 아파하지 말고
진짜 제대로 된 남자,
자기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남자를 만날 것!
그나저나 높아져버린 내 눈은 어이할꼬...;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