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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라 |2009.03.06 02:14
조회 691 |추천 0

「.. 고백하건데 전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요. 맹인으로 태어난 사람들이, 커서 시력을 잃은 사람들보다 성격이 훨씬 좋다고 해요. 난 그게 이해가 돼요. 저도 제가 잃어버린 것을 차라리 몰랐으면 좋겠어요.」

 

 

 

「전 여기서 전혀 말을 안 하고 지내요. 하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당신과 함께 있을면 마치 혀가 풀린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다시 '몽테크리스토백작'을 예로 들자면, 오랜 세월을 홀로 지내다 만난 두 죄수는 끊임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해요.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긴 하지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생겼으니 그들은 이미 절반은 자유로운 것이나 다름없어요. 말은 사람을 해방시켜요. 신기하지 않아요?」

「어떤 경우에는 정반대죠. 달변으로 상대방을 점령해 버리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면 그들의 말에 갇혀 버린 듯한 불쾌한 느낌을 받게 되죠.」

「그런 사람들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수다를 떠는 거에요. 절 그런 부류의 사람으로 치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천만에요. 당신 애기들은 마치 여행 같아요. 그래서 좋아요.」

「그렇다면 그건 모두 당신 덕분이에요. 속내 이야기를 털어놓게 만드는 것은 바로 들어 주는 귀니까요. 당신의 귀가 친구로 여겨지지 않는다면, 전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거예요. 당신은 아주 드문 재능, 귀를 기울여 주는 재능을 갖고 있어요.

 

참 묘하죠. 제가 입을 다물고 있을 때조차도 당신이 저에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소설, 시, 희곡, 동화, 뭐든지 다 읽어요. 그리고 다시 읽기도 해요. 다시 읽으면 더 좋은 책들이 있거든요...

 

당신이 사랑에 푹 빠진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단 하룻밤만 보내고 싶겠어요?

 

마찬가지예요. 똑같은 텍스트, 똑같은 욕망이라도 무수한 변주가 가능해요. 단 한 번으로 한정된다면 정말 아쉬울 거예요. 특히 예순네번째가 최고로 좋을 경우에는.」

 

 

 

여러가지 이유로 해서 자신의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어떤 사람들은 잠 속으로의 도피라 불리는 무의식적인 해결책을 통해 그 현실에서 달아난다. 불만의 정도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조는 경우도 있고, 병적인 무기력 상태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우리 둘다 옳다고 생각할 수는 없을까요? 스탕달이 단 두 문장으로 만족했다면, 아마 애매하게 남길 원했거나 아니면 그 자신도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기 때문일 거에요.」

 

 

 

「.. 그런데 그 결과가 뭔지 알아? 그 멍청한 여자가 그 빌어먹을 늙은이한테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목소리로 '당신에게 애정 이상의 것을 느껴요'라고 말하는거야. 너, 지금 날 우롱하는 거니?

 

아. 그렇군. 너희의 변태적인 놀이에 가장 중요한 요소, 관객이 빠졌군. 분노로 치를 떨어 너희의 욕망과 쾌감을 열 배로 증가시켜 줄 순진한 관객이.

 

차라리 너 자신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난 널 이해할 수가 없어.」

 

 

 

모르트프롱티에르 Mortes Frontieres.

프랑수와즈 샤베뉴. 하젤. 오메르 롱쿠르

 

 

머큐리.아멜리 노통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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