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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2009.03.11 11:38
조회 296 |추천 2


그 남자

 

나한테 올 수 있겠어?
난 까르띠에 시계도 못사줘.
오리지날 버버리 목도리도 못사줄지 몰라.
페라가모 구두도 못신겨주고,루이비통 가방도 못사주고,
60평 아파트 살 도 없고,두짝짜리 냉장고도 못살지도 몰라.

빨간색 오픈카에 태워서
봄바람 시원하게 느끼게해 줄 자신도 없어.
분위기 근사한 레스토랑 같은데도 자주 못데려갈지도 모르고
불가리 커플링도 못해줄꺼야.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네가 오라면 지하철 버스 서너번
갈아타가면서도 너 데리러 가는거랑
추운 날 손시렵지않게 꼬옥 잡아 주는거랑
아프면 죽 끓여서 보온병에 담아서 냅다 달려가는거랑
아침마다 늦지않게 깨워주는거랑 더워서 걷기 싫은 날이면
자전거 뒤에 태워서 한적한 강변 달려주는거랑
근사한 레스토랑엔 못데려가지만,
비슷한 음식은 만들어 줄 수 있고
듣고 싶은 음악있으면 정성껏 씨디 구워줄 수 도있고

 

내가 필요하면, 밤새도록 같이 있어줄께.

이것저것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검사, 판사는 못되어도
너 하나밖에 모르는 바보는 될 수 있어.

 

 

그 여자

 

근데, 어떡하지?
난 네가 말하는거 하나도 모르겠어.
까르띠에가 뭐야?페라가모는 또 뭐구?
루이비통, 아! 루이비통은 들어봐서 알겠다.
60평 아파트? 어휴, 그 큰집 청소하느라 맨날 골병들겠다!

난 작고 아담한 집이 좋더라.글고 문 두짝자리 냉장고?

냉장고가 클수록 내살들도 늘어날지도 몰라!

냉장고는 작은게 좋아!난 참 그게 싫더라?
오픈카 타고 코에 매연 다 들어가고
바람때매 머리날려서 짜증내면서도

꼭 차뚜껑 열고 다니는 사람들 말이야.

분위기 근사한 레스토랑?
난 아직 분위기 내면서 식사하는 것보다
맛있고 싸다는 식당 찾아다니면서
조잘조잘 대면서 밥먹는게 너무 좋더라.
불가리는 또 뭐야? 완전 명품박사네!
난 비싼 커플링보다 따뜻한 네손이 더 좋더라.

 

너, 하나만 알아줄래?
비싼 명품들보다 멋지고 우아한거보다
나만 봐주고 나만 생각해주는 너 하나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여자가 될 수 있다는 거...

추천수2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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