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의 거품이 조금 빠진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여전히 젊은이들에게 독립은 언감생심입니다. 너무 비싼 집세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어렵게 몸 뉠 곳을 마련하여도 옥탑방 아니면 반지하입니다. 여름이면 아프리카, 겨울이면 시베리아로 변하는 그곳에서 젊은이들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아무개씨는 작년에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라디오 PD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올라와 과외, 국회 인턴 등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지요. 젊은이로서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가는지 만나서 이야기 들어보았습니다.
-서울로 올라온 이유가 있나요?
“책 <88만원세대>를 읽으면서 공감했어요. 예전에는 직장을 잡고 서울에 올라왔는데, 지금은 올라와서 직장을 잡는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독립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집을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독립하면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시간이 지나면 뭐가 생기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있었어요. 일단 올라올 때는 시험 준비가 80%였고 독립에 대한 의무감이 20%였죠.
웃긴 건, 그렇게 서울로 올라왔는데 당장 엄마에게 돈 좀 보내달라고 해야 돼요, 어떡하죠. 미치겠어요. 신용 카드가 한 장 생겨서 썼단 말이에요. 자고로 버는 수준을 고려해서 돈을 썼는데, 일한 곳에서 돈을 안 주고 계속 미루는 거예요.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카드를 기성세대가 돈을 안줘서 저 같은 20대가 밀린다는 느낌에 화가 나요.“
-생활비는 어떻게 벌고 있나요?
취직이 어렵잖아요. 저는 인턴해서 돈을 벌고 있는데, 받는 돈이 많지 않죠. 진짜 화나는 게, 똑같은 일을 해도 받는 돈이 너무 다른 거예요. 이번에 회계에 관련된 일을 했는데, 너무 차이가 심하더라고요. 그 분은 정규직이고 오랫동안 일을 해왔겠지만 제가 하는 일의 비중도 무시할 수 없었거든요. 제가 하는 일이나 회사에 기여도가 아예 미비하다면 이정도 받아도 할 말 없겠지만, 그것도 아니에요.
저임금도 아니고 초저임금이에요. 요즘 그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르바이트로 젊은 애들 고용해서 부려 먹을 거 다 부려 먹고, 그것도 모자라 쪽쪽 빨아먹은 다음 버린다는 거죠. 이게 너무 화가 나요.
“젊은이들이 독립하면 사는 곳, 옥탑방 아니면 반지하”
-옥탑방에서 사는데, 어떤 불편함이 있나요?
“6개월을 살았는데, 겨울에 얼어 죽을 뻔 했어요. 진짜, 사람들이 옥탑방을 발로 지었구나, 생각해요. 이건 옥탑‘집’이 아니라 ‘옥탑방’이에요. 예전에 <옥탑방고양이>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지만 그건 옥탑‘집’이에요. 정말 옥탑방은 사람 살만한 곳이 아니에요. 솔직히 주택자체가 나쁜 주거환경은 아닌데, 아파트가 편하잖아요. 환상이 되어버린 거 같아요.
젊은이들이 독립하면 살 곳이 옥탑방 아니면 반지하예요. 반지하는 방공호하려고 생긴 건데, 거기다 세를 내주고 사람이 살고 있어요. 살만한 곳이 아니라 잠깐 피하려고 만든 곳인데, 거기에 사람이 살아요. 햇볕이 드는 곳도 있지만 거긴 소수죠. 1호선 타고 지상으로 가면 한남이나 용산을 볼 때 가관이에요. 다 옥탑방이에요. 진짜, 서울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생각이 들어요.
요즘 20대를 위해 주거 환경이 안되는 것을 많이 느껴요. 20대는 집에서 사는 게 아니라 방에서 살잖아요. 원룸에서 살지, 원하우스가 아니에요. 라면 냄새나는 곳에서 옷 입어야 되고 화장실 냄새나는데 공부해야 되요. 이게 한 방에서 이뤄진다는 게 참 씁쓸하죠. 바보같이 옮길 생각을 안했어요. 이제 옮겨야 되었구나, 생각해서 최근에 이사했어요. 옥탑방에서 반지하가 되었어요.
저 많은 옥탑방에서 사람들은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지요 @오마이뉴스 강기희
가끔씩 이 생각을 해요. 길을 지나가면 거리에 건물들이 엄청 많잖아요. 건물은 사람을 위해 지어졌고 안락하게 살만한 건물인데, 사람이 살지 않아요. 아이러니하죠. 제가 사는 곳은 저기보다 훨씬 안 좋아요. 저긴 사람 사는 데도 아니고 사람이 없으면 비어있는 곳인데, 제가 사는 곳보다 더 안락해요. 코엑스가 제 집보다 안락할 걸요. 주객전도가 되어버린 거죠.“
-여성으로 살면서 불편한 게 있다면?
“강호순 사건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어요. 평소에 똑같은 길을 가면서도 혼자 다닐 때, 안전하다는 느낌이 없는 거예요. 요즘 살인사건을 보면 다 원룸이에요. 대전에서 원룸만 노리고 성추행하는 등 이런 악성 범죄가 많으니까 혼자 사는 여자들은 대놓고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저변에서부터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게 너무 싫어요. 강호순이 너무 싫지만, 어떤 면에서 사람들 사이에 대화자체를 단절시키는 도구가 되는 것도 싫어요. 사람에 대한 경계의식과 방어의식이 생기는 거죠.
제가 볼 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엇이 문제인지는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떻게 할 줄을 몰라서 못하는 거죠. 강호순이 여성들을 살해해서 사람들이 겁을 먹고 움츠러들어서 호신용기구가 잘 팔리고 그러잖아요. 여성들이 방어를 한다고 범죄자들이 안 할까요. 순간은 방어를 하겠죠. 이건 사회구조문제에요. 그런데 대안이 없어요.
사람들이 오래된 동네를 그리워하잖아요. 거리를 지나가면 서로 인사하고 이웃을 챙기잖아요. 오래된 곳에도 범죄는 있겠지만 서로 잘 알기에 예방이 되거든요. 음식을 해도 아는 사람이 먹으면 나쁜 걸 하겠어요. 하나라도 더 신경 쓰게 되죠. 도시에서는 서로 모르니까 범죄가 일어나도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음식에 장난치는 일도 생기는 거죠.
“도시에서 살면서 정말 고립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정말, 고립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도시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새로운 도시에 살면 뭐하냐고요. 20대들에게 물어봐요, 반상회, 부녀회 왜 하는 거 같냐고 물어보세요. 요즘 젊은이들은 그런 필요성을 못 느껴요. 그냥 수돗물 나오고 전기 들어오면 끝났다고 생각해요. 젊은이들은 자기 동네를 너무 모르고 그걸 쿨하게 생각해요. 일단 사는 곳을 모르고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또래 젊은 사람들 인상은 어떤가요?
“이제 20대 중후반인데, 그동안 그렇게 사회에 관심이 많았던 건 아니었어요. 신문 보면서 단편적으로 이런 거구나 그랬는데, 세상을 알아갈수록 사회가 피부로 느껴진다는 느낌이 드는데, 너무 모순이 많은 거예요.
손석춘선생님이 대학교에서 첫 강의할 때 학생들한테 물어봤대요. 여기서 나중에 노동자가 될 분 손들어보라고, 아무도 없대요. 그러면 다들 뭐가 될 거예요, 하니까 취직이요. 이랬대요, 회사원을 노동자라고 생각을 안 하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노동자에 거부감을 갖고 노동조합자체에 괴리감을 가져요. 제가 사회 조직에 들어간 건 아니지만 친구들을 보면 CEO 된 애 없고 다 노동자거든요. 그럼에도 스스로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태반이에요.
20대를 사회비판의식은 없고 불평만 많은 세대라고 하잖아요. 불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게 자기 위치를 잘 몰라요. 회사에서 부여한 직책은 잘 아는데 사회 내에서 자기가 어떤 위치인지 몰라요. 사회와 자신이 이어지지 않는 거예요. 사회 나가서 누구 만날 때, 노동자라고 하는 사람이 없잖아요. 회사원이라고 하고, 노동조합 활동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고 동의해도 보복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애들이 많죠.“
3일 국회 문방위에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오른쪽)이 민주당 이종걸 위원의 목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백승렬
-젊은 사람들이 정치를 모릅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희 세대의 대부분 평범한 부모님들은 정치를 싫어해요. 정치인들끼리 싸우는 거 자체를 싫어해요. 언론은 그거만 보여주고, 왜 싸웠는지 단편적으로 말해주잖아요. 정치가 개판이구나, 하고 거기서 끝나요. 솔직히, 저희 세대는 유신세대나 386세대처럼 정치적으로 핍박을 받지 않았잖아요. 그저 정치판 신경 끄고 수능공부만 하죠. 아이들을 위해서 신문이나 시사 잡지를 구독해주는 부모들이 소수잖아요.
“정치, 날마다 싸우지만 왜 저러는지 뭐가 문제지 몰라”
제 주변을 봐도 거의 탈정치화 되었어요. 젊은이들은 정치자체를 짜증내요. 쟤네들 뭐야, 날마다 싸워, 여기에서 생각이 끝나요. 정치는 현실이잖아요. 뭐가 문제지, 왜 저렇게 되는지, 이젠 물어보지도 못하게 되었어요. 물어보는 것도 스스로도 쪽팔리죠. 악순환이죠. 저희 세대는 정신적인 면에서 부모세대에게 가르침을 받는 거는 끝났다고 생각해요. 평생 부모님에게 배우는 거긴 하지만 기본적인 인격소양은 끝났고 스스로 공부해야 하죠.
제가 볼 때, 그동안 삶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어요. 10년 간 경제는 상승했는데, 사람들의 성장욕구가 너무 커진 거 같아요. 욕구가 하늘만큼 커졌는데, 현실은 그만큼 따라가지를 못 하니까 불행이 시작된 거죠. 지금, 만족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긴 하잖아요. 편안하다 보니 세상의 문제들에 궁금하지 않은 거예요. 심층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젊은 친구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의심자체를 못 하는 거죠.
말대꾸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저는 말대꾸라는 말 자체가 싫어요. 아이가 말을 하면 잘라버리고, 말대꾸 하지마, 이러면 애한테 말을 하지 말라는 거잖아요. 대화의 단절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말대꾸를 싫어하기 때문이에요. 제가 미국에서 느꼈던 게, 거기 어른들은 어린 애들, 하다못해 외계어로 옹알거리는 아이들의 말에도 귀 기울이고 받아줘요. 서양에서 무언인가를 배운다면 아이와 대화하는 거예요. 이것도 사람들이 다 아는데 못하는 거죠. 제가 말한다고 몰랐던 것도 아니고 다 아는데, 하지를 못하죠.“
-꽃보다 남자가 인기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도 꽃보다 남자 보는 거 좋아해요. 구준표, 잘 생겼잖아요. 그럼에도 문제가 있는 드라마인데 사람들 생각은 구준표 잘생겼네, 여기서 끝나요.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경제가 안 좋아지면 이런 막장드라마, 버라이어티 오락프로를 더 많이 보게 될 거예요. 재밌거든요. 사람들은 너무 힘드니까 저거라도 봐야지, 해서 보는 경우도 많이 생길 거 같아요.
보는 거로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TV는 거실에 있잖아요. 거실에 있는 이유가 TV를 보면서 가족들이 대화를 할 수 있는 거죠. 드라마 같이 보고 공감대 형성하고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보고 말잖아요. 요즘 엄마들은, 저거 왜 봐, 저런 건 한 때지, 하고 끝나니까 더 이상 토론할 여지가 없어요.
구준표가 착한 놈은 절대 아니거든요. 드라마 특성상 주인공이 나쁜 짓을 하면 왜 나쁜 짓을 했는지 그럴싸하게 보여줘요. 구준표가 저럴 수밖에 없었구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요. 그런데 구준표에게 폭력을 당하는 사람은 구준표를 좋게 볼 리 없잖아요. 때리는 사람이 어떤 상처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요. 애정결핍의 결정체라고 생각하기 전에 미친놈으로 밖에 안 보죠. 구준표는 나쁜 놈인데, 여자 친구가 생긴 것뿐이죠, 잘생긴 것에 관심이 그치고 얘기도 거기에만 머물러요.“
-영어 광풍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가 대학교 마지막 학기 때, 토익점수랑 대기업 취직의 상관관계를 조사했었어요. 토익과 대기업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기에 이렇게 애들이 영어공부를 할까, 도서관 가면 장난 아니에요. 다 영어책 펴고 있어요. 상관관계를 조사했는데, 의외로 토익점수랑 대기업 취직과 관계가 없다는 결과를 보고 놀랐어요. 옛날에는 있었는데, 요즘엔 워낙 영어 점수가 높아져서 의미가 없더라고요. 토익점수가 그 사람의 능력이 아니니까요.
토익점수가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젊은이들은 불안감에 영어책을 놓지 못한다 @오마이뉴스 황혜경
“도서관 가면 다 영어책 펴고 있어, 영어가 계급이 되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한국 애들끼리 안 만나려고 해요. 한국인들끼리 얘기할 때도 영어를 못 쓰는데, 외국인들 앞에서 영어를 억지로 쓰고자 하는 건데, 긴장되어서 잘 되기 어렵죠. 영어를 쓸 만한 환경을 만들려고 일부러 외국인을 만나는 게 아니라는 느낌도 들었어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거예요. 내가 이정도하면 쟤는 뭐라고 평가를 하겠지, 스스로 남이 자기를 어떻게 평가한다고 생각하고 자신도 남을 평가해요, 쟤 발음은 저게 뭐야, 남을 가늠하고 따지게 되죠. 그래서 한국 사람끼리 서로 불편해서 못 만나요.
영어의 필요성을 느끼긴 하거든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뭔가를 알아갈 때 수단이잖아요. 어디를 몇 개월 갔다 오면 몇 단계, 이런 식으로 재는 거 너무 웃겨요. 쟤는 발음이 별로니까 몇 단계, 쟤는 문장이 안 되니까 어느 수준, 영어로 계급을 지어버리잖아요. 저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다 오긴 했죠.“
-어학연수는 왜 가시게 되셨나요?
“저는 현실도피에 가까워요. 우리나라가 너무 싫었어요. 그냥 총체적으로 싫었어요. 예를 들자면, 명절이 너무 싫었어요. 지금도 명절을 안 좋아해요. 저뿐만 아닐 거예요. 저도 음식은 맛있는데, 항상 명절이 끝나면 부모님이 싸우세요, 친척문제죠. 저희 집뿐 아니라 다른 집들도 많이 싸우잖아요.
명절이면 행복하자고 서로 좋아하는 사람 만나는 거잖아요. 좋아하는 사람을 가족이라고 만나는데, 만나면 재미없고, 묘한 신경전이 있어요. 그럴 거면 왜 만나요. 부모님들끼리 친척문제로 다투고, 고부간에 갈등이 있고요. 물론, 명절이 필요하다고는 느껴요. 밥 한 끼 먹으면 되는 거 같은데, 가족이란 틀 안에 너무 묶여있다는 느낌이 싫었어요.
우리나라만의 특정한 날들을 싫어해요. 수능날도 싫어해요. 온 매스컴이 아침부터 밤까지 경찰차로 어디 가고 간신히 시험장에 들어갔다는 둥 이런 얘기가 웃기고 짜증나요. 이런 건 단편적이고 총괄적으로 한국이 싫은 거였죠. 재미를 찾아서 도피 차 갔어요.
미국에서 느낀 게 있어요. 우리나라도 노천카페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테라스 문화가 없어요. 테라스가 있는 이유가 사람들과 담소도 나누고 햇볕도 쬐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분위기 때문이거든요. 미국이 저러니까 우리도 만들자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미국 맨하튼 모습을 따라하지만, 내가 왜 모르는 사람이랑 얘기를 해, 이러고 앉아서 커피마시는 게 끝이에요.“
-라디오 피디를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도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제가 작년에 시험 보러 홍대에 갔었는데, 정말 충격이었어요. 정말 시험 보러 온 사람들이 떼에요. 떼. 진짜 놀랐어요. 공무원시험 끝나면 시내에 사람이 많잖아요. 마찬가지로 언론사 시험 보러 온 사람들과 함께 장사하는 분들도 산더미처럼 있는 거예요.
영화감독 구로사와 아키라는, 농부는 땅을 일구면서도 하늘에 닿을 수 있다고 했어요. 요즘엔 돌아가는 길도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라디오피디가 꿈이지만, 라디오자체도 꿈이거든요. 그걸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삶이 아닐까요. 나중에 라디오국을 신설하고 라디오주파수를 하나 만들고 싶어요.“
이명박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은 25일 오전 서울 청와대 부근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청년실업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대학생들이 이명박 정부가 청년실업 정책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삽질'만 하고 있는다 내용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유성호
초저임금을 받는 젊은이들, 싼값에 부려먹을 대로 부려먹는 사회
옥탑방고양이라는 드라마가 있었지요. 젊은이들의 자유로운 연애와 독립을 그린 드라마로 큰 인기를 끌었지요. 하지만 거기에 나온 곳은 옥탑방이 아니라 옥탑집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옥탑방은 그야말로 집의 기능을 거의 못한다고 하네요. 겨울에 얼어 죽을 뻔 해서 이사를 했는데, 반지하로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안타깝네요. 한여름에 쾨쾨하고 곰팡이 슬 게 빤히 보이죠. 독립한 젊은이들은 이런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어디서 살아가는지 사회는 관심이 없습니다. 집을 짓는다고 하지만 젊은이들은 꿈도 못 꿀 정도로 비싸기만 합니다. 젊은이들이나 철거민, 가난한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는 집만 잔뜩 지어놓고 건축업계는 집이 안 팔린다고 울상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까봐 규제를 풀어주어 집을 가진 사람들만 또 사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릅니다. 그저 정치인들이 싸우면, 쟤네들 또 싸우네, 지겨워, 이러고 도서관에 가서 영어책만 파고 있습니다. 영어는 이제 계급이니까요. 삶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토익점수를 위해 엉덩이에 땀띠 나도록 귀를 쫑긋거리며 영어를 듣고 있습니다. 예스 아이 캔, For what?
그렇게 애를 써도 취업이 어렵고, 된다 해도 돈을 깎아서 주겠다고 정부와 재계는 발표했습니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보다 우선 급한 대로 인턴으로 젊은이들을 달래고 있습니다. 불안정 고용이 일상화 되는 사회입니다. 젊은 세대를 싼 값에 부려 먹을 수 있는 데로 부려먹다가 필요 없으면 자르겠지요. 젊은 사람들에게 주는 돈은 줄이겠다면서 왜 자기들이 받는 엄청난 연봉은 깎지 않는 걸까요. 수백조원에 이르는 사내 유보금은 언제 내놓을 건가요.
독립을 생각하기 힘든 위험사회입니다. 독립을 한 젊은이들은 고립감을 느끼고 초저임금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에게 기댈 수밖에 없고 결혼할 때도, 결혼해서도 부모에게 빌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젊은이들은 독립을 꿈꾸고 자기 길을 가야겠지요. 옥탑방과 반지하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어려운 현실 앞에서 무릎 꿇지 않길 바랍니다.
자료출처 다음 블로그 http://blog.ohmynews.com/specialin/259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