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실패 땐 누가 책임질 텐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경인운하 사업이 끝내 공사에 들어갔다.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의견을 국토해양부에 내줌으로써 법적 장애가 모두 제거됐기 때문이다. 이제 정부가 계획한 대로 추진된다면 2011년 말에는 우리나라에 처음 운하가 등장하게 된다. 이명박 정부 임기 만료 1년을 앞두고 경인운하가 모습을 드러내는 셈이다.
이명박 정부는 운하가 국운을 융성케 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지만 선진국은 대체로 운하를 실패한 모델로 보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역사상 가장 크고 괴상하고 쓸모없는 5대 프로젝트’ 가운데 두번째로 플로리다 운하를 꼽은 바 있다. 플로리다 운하는 계획 단계에서 경제성 문제가 제기돼 폐기되었으나 1935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일자리 6000개를 창출한다는 점에 끌려 다시 추진한 사업이다. 루스벨트는 착공 1년 만에 공사를 중단시켰으나 훗날 재개돼 공정률 28% 상태에서 완전 폐기됐다. 운하는 처음이지만 실패한 국책사업은 우리에게도 많다. 3500억원을 들여 2002년 개항한 강원 양양국제공항은 지난해 9월 이후 단 한 명의 승객도 없는 유령공항이 돼 있다. 1300억원을 들인 경북 울진공항은 취항하겠다는 항공사가 아예 없어 개항을 못하다 2007년 AFP의 ‘황당뉴스’에 선정되기도 했다. 2조원 이상을 들여 경인운하를 완공했을 때 이용객이 없어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나 않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트럭으로 가면 20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를 누가 4시간씩 걸려 운하를 이용하려 들겠는가.
경인운하 사업은 환경 문제나 경제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돌아오기 어려운 다리를 건넜다. 그러나 실패한 사업으로 판명될 경우 철저한 책임 추궁이 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된 사업이 어떻게 흘러가서 무슨 교훈을 우리에게 줄 것인지 눈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2009년 3월 26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