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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지원, 설익은 정책에 섣부른 발표까지

배규상 |2009.03.30 11:00
조회 711 |추천 3

 

자동차 지원, 설익은 정책에 섣부른 발표까지

 

 

정부가 노후차량을 신차로 교체하는 사람에게 세금을 70% 깎아주는 방식으로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 발표까지 했다가 몇 시간 만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물러섰다. 지난 주말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1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기 전후의 상황이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입장번복 후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발표를 잘못했다. 더 검토할 부분이 있다”며 보도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설익은 정책을 섣불리 발표했다가 주워담으려함으로써 혼란만 자초한 것이다.

정부의 발표 직후 신차 시장이 얼어붙은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조만간 세금을 깎아준다는데 누군들 구입시기를 늦추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젠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커져서 백지화하기도 어렵게 됐다. 충분한 사전검토없이 불쑥 내놓으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추진과정의 문제뿐 아니라 내용 자체에도 생각해볼 대목이 적지 않다. 본질적으로는 자동차 업계에 그런 특혜를 주는 게 과연 온당한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특정 업계에 대한 감세는 국민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데, 우리 사회가 이를 감수하겠다고 언제 동의했던가. 이 대통령이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이 먼저 이뤄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지적은 그래서 일리가 있다.

작은 차보다 큰 차를 살 때 혜택을 더 많이 주는 방식도 문제다. 소형차를 사면 감면 받는 금액이 70만~100만원이지만 대형차나 외국산 고가차는 250만원을 깎아주도록 돼 있다. 대형차는 경차에 비해 휘발유 소비량이 연간 3.1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 2.7배다. 기왕에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려면 대형차보다 소형차 소비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유럽 국가들도 소형차나 친환경차를 살 때에만 세금을 깎아준다. 그게 녹색성장 개념에도 걸맞은 것 아닌가.

 

 

2009년 3월 30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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