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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24> 벽에 똥칠 하고 살아야 하나 아니면 新 고려장을 당할 것인가

우재혁 |2009.03.30 21:29
조회 339 |추천 1

 

89세 깡마른 할머니가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뇌경색으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드러누운지 3년째라고 한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갑자기 환자 혈압이 잘 안재진다고 하여

본원으로 의뢰되어 왔다.

엉덩이 근처에는 살이 짓물러 욕창

이 생겨 있었고

그 고약한 냄새가 올라오고 있었다.

의식도 없고 호흡도 약해 기관삽관을 하였고

두툼하고 진한 가래가 나왔다.

계속해서 치료를 하였고 환자 상태는 호전이 되어갔고

지속적인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하였다.

입원을 하려면 보호자가 있어야 하는데

원무과 직원이 딸에게 연락을 해서 상황 설명하고 본원으로 와주십사 부탁을 했다한다.

딸은 오겠다고 대답을 한 뒤 수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다시 연락을 했더니 전화기는 꺼져있다.

수소문을 해봐도 보호자는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나라에서 대불(代拂)해 주는 제도를 이용하기로 하고 본원에 입원했다.


그 이후 상황은 잘 모르겠다.

 

 

 

의사들의 자주 쓰는 말중에 QOL이라는 게 있다.

 

Quality Of Life
삶의 질...

 

이런저런 치료를 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게 환자 본인에게는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한다.

치료를 했다면 몸만 좋아지는 게 아니라 생활에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얼마전에 존엄사 논쟁이 일었었다.

 

사실 눈도 못뜨고 말도 못하고 가만히 누워있는 환자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들은 과연 무슨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일까..

누구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생명부지만 하고 있지 실제로 인간의 역할이나 사고 등은 전혀 할수 없는데

살아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인가

누워서 움직임도 없이 아무 얘기 못하고 있는 내 가족이 숨쉬고 심장이 뛰는 것만 유지된 채  살아있는 것이 나에게 큰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짐이 될까?

아니면 환자 본인에게라도 큰 의미가 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조울증이나 정신분열증 환자의 경우 대화를 해보면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사고한다. 그 세계에 푹 빠져있다.

그 세계는 우리와는 다른 차원의 세계이다.

 

가만히 누워서 연명만 하고 있는 환자들도 나름 자기 머리 속에서는 새로운 세계를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비록 가족이나 우리 같은 일반인들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지만...


치매 환자들도 보호자들이 요양병원에 떠넘기고 들여다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벽에 똥칠 하며 살고 고려장을 당한' 채 살아간다.

 

과연 이런 삶이 의미가 있을까???과연 그들이 그렇게 변하기 이전에는 자신이 그렇게 될 줄 알았을까! 가족에게 금전적, 정신적 부담을 주게 될 것이라고 예측이나 했을까

아무도 이해 못하는 그들만의 세계에 사는 것이 행복할까


이것에 대한 판단은 남이 해줄 수 없고 법도 도덕도 해줄 수 없다. 본인 스스로 밖에 할 수 없다.

존엄사를 인정하는 것도 말이 안되고 그렇다고 인정안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

 

 

 

난 나이를 먹으면 내 가슴 왼쪽에 문신을 하나 새길까한다.

"의식없을 시 DNR(Do Not Resuscitate, 심폐소생술 거부), 장기이식"


여러분도 알수 없는 미래를 준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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