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순 사건 이후 사형제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온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이새끼를 어떻게 죽여야 잘 죽였다고 소문이 날까' 하고 고민하는 와중에 사형이라는 아름다운 제도를 부정하는 악의 무리가 있으니, 우리는 자연히 저들과 싸워 이기는 막중하고도 신성한 의무를 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따라 이용헤럴드는 이 합당한 싸움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위하야 사형제를 옹호하는데 빠져서는 안될 결정적인 주요 전략들을 정리하여 널리 반포할 생각이다. 나의 이 노력이 전통적 미풍양속인 사형제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미약하나마 보템이 되었으면 할 따라미니라.
1. '본보기를 보여줘야돼!'
기나긴 전통에 빛나는 '시범케이스' 의 메커니즘은 사형제도에서도 유효하다. 이것은 엇나가는 쓰레기같은 자식들 중 튀는 놈 하나를 잡아 완전히 족침으로써 여타 비슷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 매우 우아한 시스템이다. 악질 범죄자를 다른 '잠재적 악질 범죄자' 들이 볼 수 있게 목을 자르든 매달든 어쨌든 죽이는 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주 널리 쓰이던 범죄 예방법이다. 여기에 '그놈이 한 거랑 똑같은 방법으로 죽여야돼' 라거나, '뼈마디를 모두 부러뜨린 다음 완전히 아작내서 지상 최고의 고통을 느끼게 한뒤 어쩌고저쩌고' 와 같은 화려하고 독창적인 사형 집행 방법을 덛붙인다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범죄 예방법으로서의 사형제도는 경찰력을 확보하거나 CCTV를 추가적으로 설치하거나 하는 방법에 비해 무척 저렴하면서도, 백성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권력자들이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묘책이다. 생각해보라!!! 살인자를 체포 한 뒤 '이런 범죄가 없도록 사회 안전 인프라를 확보하겠습니다' 라고 하면 돈 들고 사람들 반은도
미적지근 할거다. 이 때 '확실하게 죽여드리겠습니다' 라고 하면 돈도 안들고 사람들도 속 시원해 할 것이 분명하다.
다만 조심해야 할 점은 사형제도가 범죄예방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사실은 철저히 감춰야 한는 점이다. 사형제도가 범죄를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경우에 따라서 어떤 나라들은 사형제도를 없애고 범죄가 더 줄어들기도 한다.
이러한 사실을 잘 은폐하는 것이 이 전략을 행하는데 있어서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2. '아까운 내 세금으로 왜 사형수를 먹여살려야 하나!'
나의 피같은 돈으로 갈아죽여도 시원치 않을 사형수들에게 공짜밥을 먹이고 있다는 사실은 납세자라면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운 불편한 진실이다. 사형수 한 명을 먹여살리는데 드는 돈은 연간 무려 160만원(여기에는 1/n한 교도소 난방비, 보안 설비비도 포함되어 있다.) 이고 우리나라의 사형수는 강호순 포함해서 59명이라고 하니까 곱하면 9천4백40만원이나 된다. 이 59명 시원하게 죽여버리면 1년에 무려 9천만원의 세금이 절약되는 것이다. (추경을 제외한 우리나라 2008년 예산의 약, 1239407분의 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액수다)
이렇게 아껴진 연간 9천만원은 학교 보도블럭의 일부를 교체 할 수 있는 엄청난 액수로, 우리 정부가 대운하를 파는데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또한 저 액수는 국민 1인당 연간 무려 2원(정확히는 1원 96전)씩이나 사형수를 먹여살리는데 쓰고있다는 뜻이니 생각만으로 모골이 송연해진다. 따라서 이 논리는 사형제도를 옹호하는 핵심전략으로 사용되어 마땅하다.
단, 피같은 세금 1원96전을 덜 쓰기 위해 59명을 죽이는 것이, 10만원을 뺏기 위해 한 사람을 죽이는 강도짓보다 윤리적으로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순전히 여러분의 몫이다.
3. '너도 당해봐!'
상대방을 닥치게 하는 방법으로 매우 유용하다.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닥치게 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파들파들 분노에 떨면서 이성을 잃어가는 눈빛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니 엄마가 죽어도 그 소리 하나보자' 와 같은 저주성 멘트를 날릴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이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이성적인 분노로 더이상 말이 안통할 뿐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반대하면 무슨 짓을 벌일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상대방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즉, 논쟁을 끝낼 무렵에 사용하면 아주 좋다. 약점이 없는 만병통치의 전략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니가 내 처지였어도 친일파 안되나 보자', '니 처자식이 굶어도 도둑질 안하나 보자', '니가 국회의원 해도 뇌물 안받나 보자', '안 가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요' 와 같은 것들이 비슷한 맥락의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다. 시대를 막론하고 '죽여도 되는' 인간을 공동체가 합심하여 아무 죄책감 없이 죽이는 미풍양속은 꾸준히 있어왔다. 로마의 검투장이나, 유럽 중세의 마녀사냥이라거나, 우리나라의 사문난적 탄압과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을 파괴하려는 자들이 이 나라에 많으니 과연 통탄할만한 일이다.
우리모두 합심하여 사형제도를 지켜내야만 순국선열앞에 떳떳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