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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롯데백화잠1층 직원외출입금지지역 그안에 무엇이 있을까?

박경태 |2009.04.06 08:47
조회 427 |추천 0
창원 롯데백화점 1층 직원출입구, 직원 외 출입금지 구역.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누구나 한번쯤 궁금해 했을 것이다. 직원이 아닌 사람들도 자유자재로 출입을 하고 정작, 백화점 직원들은 하루 수십번쯤 드나드는 곳이 있다.

은밀하지만 공개된 구역, 그 만의 작업공간이 거기 있다.

 

 

 절망을 수리하고 희망으로 광내다

 -창원 롯데백화점 1층 구두아저씨 김주배(65)씨 인생사-

 

처음 그를 만났을 때, 짧게 자른 머리에 강직한 표정, 나지막한 목소리와 느긋한 말투.
어울리지 않는 듯도 하지만, 그 안에서 묘한 따뜻함이 베어나오는 사람이었다.
‘구두아저씨’로 불리는 그의 이름은 김주배(65).
롯데백화점 건물 안, 한 평(3.3㎡) 남짓한 구둣방을 지킨지는 올해로 7년째다.

그도 한때는 잘나가는 청년이었다. 결혼을 하고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1974년, 미국행비행기를 탔다. 철골을 세우는 공사 현장이 그의 일터였다. 안 가본 나라가 없다. 그때 당시 돈으로 한달에 200만원 이상을 벌었으니 인생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그러다 사고가 났다. 청천벽력같은 사고... 
그 날따라 희한하게 일진이 좋았단다. 작업도 꼼꼼하게 잘됐다. 평소처럼 10m상공에서 작업을 했다. 너무 작업에 집중했던 탓일까. 철골을 잇는 작업을 하던 도중 그만 발을 헛디뎌 떨어졌다.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다.
그리고는 한 쪽 다리만 남았다.

“참말로 남한테 말은 못했지만 병원 창문 밖으로 몸을 던지려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가 참 말을 안해서 그렇지...”
침착하던 아저씨가 잠깐 동안 흥분하던 순간이었다.

사고가 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저씨 50살이 조금 넘던 해였다. 살던 집이 있던 서울은 재개발공사로 집이 헐려버렸다. 살 수가 없었다. 찾는 다는 것이 부산이었고,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부산 생활은 생지옥이었다.

하루는 버스를 타고 부산시장을 찾았다.
‘내가 뭘 해서 먹고 살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긴 있을까’ 하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다 부부가 운영하는 구둣방을 발견했는데, 부인은 자전거를 타고 구두를 찍어오고, 남편은 그 구두를 닦는데 꽤 바삐 움직이더라는 거다.

손만 쓸 수 있으니 저것을 하면 나도 먹고는 살겠다싶어 구둣방을 하기로 마음먹었단다.
 그 구둣방에 무작정 들어가 일을 도울테니 구두 닦는 기술을 가르쳐 달라 했다.
“나보다 훨씬 젊은 사람한테 욕도 많이 먹었지, 배운 것도 아니야. 내가 다 눈동냥으로 익힌거지”
그 말을 하는 아저씨는 뿌듯함과 서러움이 교차되는 것 같았다.


 

 

그 후 창원이 살기 좋다 하여 창원에 오게 됐단다.
처음에는 창원변두리에서 덜렁 양산하나 펼쳐놓고 그 밑에서 비피하고, 추위피하고, 더위피하며 구두를 닦았다.

그러다 하늘이 도왔는지 창원에 롯데백화점이 생기고, 고맙게도 시에서 장애인 복지정책으로 아저씨에게 월세하나 없이, 이 자리를 내주었다고 한다.

이제는 자리도 잡았다.
백화점 직원 손님이 반은 넘고, 주민들은 한 번 찾을 때 구두 서너켤레를 가져온다고 했다.
때마침 들어온 손님 한분은
“백화점 들르는 길에 자주 오는데 여기 만한데가 없어요. 급해서 다른 곳에 구두를 맡기면 마음에 안들어서 여기에 꼭 다시 오게 돼요. 아저씨가 꼼꼼하게 예쁘게 해주시잖아요”
아저씨 예찬론을 펼친다.

롯데백화점에서 5년째 일하시는 청소아저씨와 별다른 표현은 없지만 만날 눈마주치고, 한마디씩 섞다보니 막역한 사이가 됐다. 청소아저씨는
“사람 좋지예, 고생도 많이 했고. 저 아재 인생이 영화인기라 영화. 그래도 저 양반이 열심히 살아서 서울에 집 한 채, 여기에 집 한 채 집이 두채나 있어”
하고 한마디 덧붙인다.

딸 셋, 아들 둘, 5남매의 아버지인 그에게 당신 자녀가 당신 일을 이어 한다고 하면 허락하겠냐 했더니 두 말 없이 당장 하라 하겠단다.
“손톱이나 재깍재깍 깎고 좋은 일만 하려 하니까 요즘 청년 실업이니 하는거지, 무슨일이든 하려고 덤비면 할 일이 왜 없겠냐 ”
장갑끼면 일이 제대로 안된다고 만날 맨손으로 본드 만지고 구두약 만지며 일하시는 아저씨이야기는 청년실업이 팽배한 우리 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생을 어떻게 지내고 싶으시냐고 물으니
“지금 하듯이 구두 일이나 잘하고 싶어. 더 바랄게 없어. 여유되면 산이나 하나 사서 좋은 묘자리나 보고, 비석이나 보고...그리 살고 싶어”

기쁨과 슬픔은 물과 기름이 아니여서 항상 같이 있다 했다.
자신이 가장 힘들고, 혹여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다면...
혹시 그것이 당신이라면, 롯데백화점 1층 김주배씨를 찾아가보는 건 어떨까.

 

 

마산MBC


헬스MBC 이미은 기자 (pa@health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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