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의 가치 향상을 위한 심사제도의 개선 방안
Ⅰ. 서론
1. 태(跆)권(拳)도(道)의 윤리적 본질
1) 태권도수련을 통한 인성교육
“개인의 사고와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스스로 깨달아야 가능하다”
태권도장에서 흔히 태권도를 수련하면 '인성'이 좋아진다고들 한다. 그래서인지 대다수 태권도장들은 ‘올바른 인성 교육의 장’을 강조한다. 이러한 사실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각종 연구논문에서도 태권도수련을 통한 인성교육 효과가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인성(人性)이라 함은 사전적으로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을 뜻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기르기 위해 자녀를 가진 부모들은 하나같이 가정교육과 함께 여러 교육 수단을 찾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태권도장이다.
태권도가 주는 신체적 이득은 이른바 달리기나 수영이 주는 신체적 효과와는 다르다. 태권도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해서 일련의 독특한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다. 분명히 태권도는 단순한 운동 또는 경쟁적 스포츠와는 달리 그 출발에 있어서 독특한 윤리적 본질을 가진 효과적인 호신술이다.
언뜻 보기에 무서운 폭력을 행사 할 수 있는 기술을 목적으로 하는 무예가 수련을 통하여 도덕적으로 고결한 성품과 평온한 자세를 갖도록 한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태권도에서 매우 중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공격 성향을 마음속에 지니고 있다고 한다.
태권도는 이러한 공격성향을 정화하여 조절하도록 하며 더 나아가서 자제토록 하는 것이다. 태권도는 공격을 허용하되 정당한 방향에서 신사적인 방법으로 공격토록 한다. 태권도는 세계적인 현대 무기이며 총알에 견줄 수 있을 만큼 위력을 갖는다. 그러나 우리는 폭력을 초창기에 제압하므로 보다 큰 재앙을 예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태권도는 당사자 누구에게나 막대한 피해를 주는 격렬한 싸움을 막는 방법과 그 방법에 대한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다 현대 태권도는 수련 생들에게 매우 다양하고 유용한 기술을 가르쳐 주어 상대에게 치명상을 입히지 않고도 상대을 무력화시킬 수 있게 해 준다.
태권도 수련이 조그만 세계를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한 사람의 도덕적인 성품이 시험되며 발전되고 강화되는 세계일 것이다 그것은 사막에서 생명을 지키는 과정과도 같을지 모른다 적십자의 안전과정이 우리가 물 속에 빠졌을 때 생명을 구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면 태권도는 육지에서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침착하게 생명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태권도가 강조하는 기술은 적의 공격을 막는 방법으로서 회피와 무력화의 방법이다.
태권도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서 오는 공격을 반복되는 개인 훈련을 통해 방어하게 해 주며 급박한 상황에서 자기통제 자기확신 침착한 자세를 유지 할수 있게 해준다. 태권도는 또한 존경심을 강조한다. 사범은 수련생들이 무례하고 건방지며 복종하지 않는 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수련 생들은 사범과 동료 수련생 그리고 도장에 대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앞서 많은 태권도장들이 언제부터인가 수련생들에게 “안녕하십니까! 효자 홍길동입니다” 등의 구호 같은 인사말을 하도록 교육하기 시작했다. 도장에 들어선 수련생들은 사범을 보면, 하나같이 박력 있게 인사를 한다. 이를 목격한 일반인들은 ‘태권도 수련생이라 그런지 박력이 넘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 도장에 보낸 부모들도 단기간 내에 자녀의 변화된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인성이라는 것은 앞서 사전적 의미를 설명했듯이 인사를 잘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요즘 같이 위계질서가 엉망이 된 세상에서 “인사하나만 잘하는 것도 얼만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2. 태(跆)권(拳)도(道)의 5대정신
태권도는 발 태(跆), 주먹 권(拳), 길 도(道)의 한자 뜻을 가지고 있다. 뜻 그대로 발과 주먹 등을 이용한 수련과정으로 인의, 덕행 등 지혜로운 인간의 이로움을 깨달게 한다. 그리고 태권도는 5대 정신이 있다.
▲ 예 의(禮 儀)
예의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리를 말한다. 또한 '예기(禮記)'에서는 "스스로를 낮추고 남을 존중하는 정신" 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인은 신체수련을 통하여 완전한 인격체가 되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므로 항상 남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낮출 줄 아는 겸허한 자세로 행동하는 태도가 생활화 되어야 할 것이다.
▲ 염 치 (廉 恥)
염치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심성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잘못된 일을 하였을 경우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잘못을 시정하고자 노력하는 마음을 일컫는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늘 자기 잘못을 반성하고 옳바른 행동을 할 수 있 도록 노력하여야 함은 물론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용기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 인 내 (忍 耐)
자기수련을 통하여 심신을 단련하려면 어떤 힘든 일이나 장애를 극복하고 반드시 목표를 달성한다는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특히 현대에는 생활이 편리해지면서 힘든일은 피하여도 된다는 생각을 가지기 쉬워지므로, 아무리 큰 장애가 있더라도 참고 이겨낸다는 인내심은 태권도인이 반드시 지녀야 할 정신이라 할 수 있다.
▲ 극 기 (克 己)
자기자신의 약해짐이나 유혹을 이겨내는 힘이다. 남을 이기기는 쉬우나 자기자신을 억제하기는 어렵다. 태권도인은 수련을 통하여 자기자신을 억제할 수 있는 극기 정신을 길러야하며 자신의 감정이나 욕심을 절제하는 극기정신을 생활화 하여야 한다.
▲ 백절불굴 (百折不屈)
태권도인은 평소 겸손하고 정직함은 물론이나, 불의에 대해서는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주저함이 없이 정의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하고 백번을 꺽어도 굽히지 않는 백절불굴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
현재 국내의 여러 도장에서 청소년 수련자들에게 태권도 정신을 가르치고 함양하는 데 활용하고 있고 실제 그 결과는 학습효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태권도 수련생들이 내적 인성 변화가 생겼는지는 단기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적어도 성장기를 거치면서 성인기에 접어들었을 때야 비로소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 인성교육의 중요성
가끔 수련생들의 인사모습들을 보며 참으로 박력 있고 예의가 발라 대견스럽다는 생각을 했다. 반면, 일선 도장에서 인성교육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인성 주입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됐다.
실제 일선 태권도장들 마다 강조하는 인성교육의 방법은 다양하다.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한 개인이 수련을 통해 단기간에 달라진 것은 결코 아니다. 지속성이 있는 ‘이해교육’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성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이 수련생들이 이해할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 상대를 대하는 예의,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판단기준, 단체 및 사회생활에서 태도 등을 갖추기까지는 단기간 교육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과적으로 각 수련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깨달아야 올바른 인성을 기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Ⅱ. 본론
1. 승품단 심사의 구조적한계
1) 승품단 심사의 합격률
대부분의 도장에서는 승품단심사를 위해 대략 한 달 이전부터 주말에 보충 수업을 한다. 평소에 품새 수업이 충분하다면 대부분의 수련생들은 주말 보충 수업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품새 수업량이 부족하거나 운동신경이 뒤쳐지는 아이들은 특별히 신경을 쓰고 필요에 따라 수업을 두 시간씩 받고 가기도 한다. 또한 심사비가 만만치 않다보니 심사위원들도 쉽사리 불합격 시키기는 힘들다. 여기다 태권도계가 온갖 인맥으로 얽혀있다 보니 불합격시켰다가는 관장님들의 거센 항의가 들어오기도 한다.
승품·승단심사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합격률에 대해 물어 본다.
이에 OO시 협회의 자료를 토대로 정리해 보았다.
1품 합격률 - 96%
2품 합격률 - 97%
3품 합격률 - 97%
4품 합격률 - 92%
1단 합격률 - 91%
2단 합격률 - 89%
3단 합격률 - 90%
4단 합격률 - 50%
5단 합격률 - 54%
1품~4품, 1단~3단까지 수치 결과로만 본다면 어쩌면 불합격 하기가 더 어려워 보인다. 결과적으로 승품단심사가 어렵지 않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심사에 응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합격률이 높다는 것을 무턱대고 비판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으며, 단증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할 수 있다. 크게 어렵지 않은 심사기준, 주말도 반납하고 지도하는 사범들의 헌신, 심사에 떨어지면 망신당한다고 여기는 응심자들의 노력, 쉽사리 떨어뜨릴 수 없는 위치에 있는 심사위원들, 이 모든 것들이 얽혀 이렇듯 높은 합격률을 나타내는 것이다.
하지만 응심자 수에 비해 심사위원 수가 부족하며, 일선 관장님들이 승품단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 때문에 서로 봐주기식 심사가 발생할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3단까지는 일반 수련생으로 보고 4,5단은 지도자의 위치이기 때문에 보다 심사를 까다롭게 보고 있다는 것을 위의 수치를 통해 볼 수 있다. 특이한 것은 4단 보다 5단의 합격률이 높다는 것인데, 심사장에 가보면 알겠지만 4단 응심자와 5단 응심자의 차이가 꽤나 크다는 것을 볼 수 있다. 4단은 일반 태권도 수련생들도 많이 응심하지만 5단은 지도자의 길을 가고자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4단에서 5단으로 올라가려면 4년간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차이를 나타내게 하는 부분이 되겠다.
1품~4품, 1단~3단과 4단~5단을 보는 심사 기준이 확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생활체육으로 태권도 심사에 응심하는 사람들과 주 분야로 태권도를 하는 사람들의 심사 기준이 이렇게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은 태권도가 이렇게 우리 생활 깊숙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던 원동력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2) 태권도 무도성의 퇴색
승품·단 심사는 수련생의 성취감, 학부모의 기대, 지도자의 자존심, 도장의 이미지, 태권도가 타 무도에 비해 심사비가 저렴하다고는 하지만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 등. 각자의 입장이 연계되어 있는 만큼 민감한 부분이며 그리고 구조적인 한계점도 보이고 있다. 그래서 나타나는 높은 합격률은 태권도의 무도성에 의심을 품게 한다.
품새가 근래에 와서는 태극품새와 유단자 품새만이 승급과 승단심사에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가 스포츠화 되면서 경기 기술이 발전되다 보니 도장에서는 품새 수련시간 보다는 스피드와 파워에서 유리한 발기술 위주로 수련시간과 형태가 많이 변화되어 현재는 품새 수련이 위축되고 겨루기와 발기술 위주의 수련이 이루어지고 있어 태권도의 무도성이 조금씩 퇴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2. 사라진 ‘도(道)’
1) 사례(1)
그런데 점차 태권도 경기장에 ‘도(道)’가 사라진 느낌이 강하다.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닷새간 광주에서 열린 제88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대회는 전에도 그렇듯 선수들의 순수한 경쟁의 장이기 보단 ‘무질서의 장’이었다. 소수 몇 사람 때문이다.
올해 전국체전에 전자호구가 도입된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은 기대했다. 판정시비가 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경기장은 연일 술렁거렸다. 비교적 무난하게 치러진 경기마저도 ‘시비’를 걸기 위해 대회장 아래까지 내려와 버티고 있는 소수 몇 사람 때문이었다.
다른 무술종목인 ‘유도’와 ‘검도’ 경기장 분위기는 태권도 경기장과는 분명 대조적이었다. 대회를 운영하는 본부 임원을 비롯해 시도협회, 선수, 지도자, 관중 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기장에서 만큼은 기본적인 예를 지켰다. 판정시비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경기장에는 어느 누구도 신발을 신고 들어서지 않았다.
태권도 경기장은 어떠한가. 대회가 절정에 이를 무렵. 한 시도협회 부회장은 소속 선수단의 경기의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주심을 봤던 여성 심판에게 원색적인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또 폐회식을 앞두고서는 전 KTA 상임부회장과 시비 끝에 주먹다짐 일보 직전까지 갈 상황도 연출됐다.
태권도 경기장에는 진정 ‘도(道)’가 없어진 것일까. 도장에서 학교에서는 상호간 예의, 인성을 강조하면서, 체전만 시작되면 앞뒤 안 가리고 ‘폭군’으로 돌변하는 일부 시도협회 관계자. 대회질서를 바로잡아야 할 KTA는 지나친 항의가 이어지는데도 불구하고 대응조차 하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들이 반복되었다.
대회가 끝난 후 한 대학교수는 “끝나면 이렇게 서로 웃을 것을 왜들 그렇게 악을 지르면서 싸우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옆에 있던 다른 관계자도 “태권도가 자기네들 것도 아닌데, 소수 몇 사람들 때문에 태권도가 망해가고 있다”고 거들었다.
일부 소수의 이기적인 욕심에 태권도 전체 이미지가 날로 추락하고 있다. 이러다가 현재 태권도 수련생들에게 태권도 미래를 ‘희망’이 아닌 ‘절망’으로 물려주지는 않을까 우려마저 든다.
사실 이런 혼란은 발전적 상황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과정은 반드시 다음의 연속적 현상을 동반하게 되어 있고 그런 연속성의 방향이 어디로 가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헤겔의 변증법적 사관에서 보더라도 태권도의 발전은 충분히 자체의 문제를 잉태할 수 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어떤 과정을 향해 가기는 하지만 현재를 다음의 발전적 상황으로 연결하지 못하면 퇴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문제들이 다시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2) 사례(2)
이번 베이징올림픽 태권도경기에서도 태(跆)와 권(拳)은 있었는데 도(道)는 없었던 듯하다. 한 외국 태권도 선수가 심판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을 폭행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심판은 선수의 발차기를 맞고 얼굴이 찢어졌다.
이 문제의 장면은 어김없이 각 국에 생중계가 되었고, 동시에 긴급 토픽으로 전송됐다. 우리나라 역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올랐다. 태권도 명예가 최악으로 떨어지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가뜩이나 태권도 경기가 박진감이 없고 판정시비가 많으며, 미디어노출이 부족하다 하여 올림픽 정식종목에 퇴출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에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우리나라는 사상 첫 전 체급 석권이라는 기염을 토했지만, 이일로 마냥 신나게 웃을 수만 없게 됐다. 향후 국제 스포츠회의 등에서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에 반대하는 단체에서 분명히 문제를 거론할게 불을 보듯 뻔하다.
태권도 경기에 고질적인 판정시비로 늘 태권도가 많은 팬들에게 질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상황은 전과 크게 다르다. 정말이지 있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 선수가 판정에 항의를 하다 심판을 폭행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타 스포츠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긴 하나, 태권도는 어디까지나 ‘무도 스포츠’가 아닌가. 타 스포츠와 달리 모범이 되어야 할 종목에서 말이다.
국기원은 태권도의 명예를 세계적으로 실추시킨 해당 선수와 지도자의 태권도 승단 자체도 박탈해야 한다. 선수가 이성을 잃고 잘못된 행동을 한다면 지도자라도 바로잡아야 했으나, 지도자까지 나서 심판들에게 항의를 한 것은 적절치 못한 행동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태권도는 무도(武道) 스포츠라 알려왔다. 수련을 통해 심신을 단련하고, 예절바른 태도로 자신의 덕(德)을 닦는 행동철학이다. 그러기 때문에 태권도가 짧은 시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무도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랬는데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태권도가 진정한 무도 스포츠로 제자리를 찾으려면 적지 않은 노력과 변화가 요구된다. 비단 이번 올림픽에서 물의를 일으킨 쿠바 선수만을 말한 게 아니다. 지나친 승부욕으로 태권도 정신을 망각했던 태권도인 모두가 말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단순한 시간의 연속이 아니다. 현재는 과거의 거울이고 미래는 현재의 거울이다. 오늘 현재의 모습 속에서 찾아낸 가치로 미래의 모습이 결정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이 대목에서 단순하게 태권도의 이러한 양적 발전에 심취해 있을 수만은 없다.
진정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태권도의 주체는 태권도 인이라는 것이다. 태권도 인들의 모습이 바로 태권도의 모습이고 태권도는 태권도 인들을 통해서 투영되는 것이다. 발로 차고 때리는 태권도의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들 안에 태권도의 가치와 의미가 들어 있다. 태권도는 태권도 인이다.
3. 태권도 교육문화
1) 올바른 태권도 교육문화
수련은 그 목적을 주로 경기적인 측면에서 선수의 기량을 개발하는 것에 두며, 교육내용이 갖는 가치 또한 경기 상황에 처한 개인의 개체적 가치를 실현하는 것을 지향한다. 구체적으로 수련은 이미 습득한 기예를 응용하고 적용하는 것과 관련된다. 기술의 응용력을 배양하고 전술적 측면에서 다양한 기술의 체화를 숙달시키는 것을 도와주기 위한 준비과정이 수련이다. 수련은 결과 지향적인 경향, 즉 승리를 위한 지독한 수련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이는 자칫 잘못하면 승리지상주의로 인해 인성을 편향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각별이 유의해야 한다. 단지 ‘기술과 승부’라는 협의의 개념에서 스포츠적 범위에서 갇혀 있지 말고 질적인 발전을 위해서 최우선으로 올바른 태권도교육문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련은 단지 기예의 습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技)와 도(道)의 체득이 함께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따라서 훈련은 기의 습득과 도의 체득의 합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합일은 사람됨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술 쓰는 법은 마음으로 터득하는 것이지 단순한 손놀림이나 몸동작으로 익히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기술의 터득과 발휘는 몸이나 손의 간단한 움직임이 아니라 자기존재를 불어넣는 마음의 문제이다. 때문에 태권도에서 도의 의미가 심오하듯이 태권이라는 손발의 움직임, 즉 동작 기술의 범위를 뛰어 넘는 인간됨의 훈련으로 나아가야 경기가 추구하는 이상이 성취될 수 있다.
2) 심신수련교육 프로그램
태권도교육문화의 중심에 심신수련교육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하고 교육의 주체는 지도자 이다. 때문에 이 같은 프로그램을 담당할 수 있는 지도자 강습의 필요성이 ‘태권도의 세계화’와 ‘경기의 이상 추구’의 두 축을 위치시킨다. 태권도 지도자는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첫째는 도장중심의 지도자(사범), 둘째는 경기 지도자(코치)이다.
수련내용에는 태권도의 정신, 이론, 기예, 가치, 행위규범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다른 말로 문화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 요소를 교육시키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구조화와 조직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구조화와 조직화의 시도로 얻어진 산물로서 도장에서 수련하는 기술체계, 태권도 정신 등으로 나누어져 수련자에게 제공되는 것이 교육과정이라 하겠다.
지도자 프로그램의 중심에서 일차적인 요소는 태권도 정신을 포함한 기술체계이다. 그러나 중심의 핵은 인간화, 즉 사람됨에 있다. 어떻게 수련을 통해 인간다운 인간을 만들 것인가가 지도자의 몫인데 이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신체수련을 통해 올바른 태권도 정신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경기지도자란 코치를 말한다. 코치는 선수에게 경기력을 가르치는 전문 지도자이다. 그러나 코치도 태권도 지도자의 출신이어야 하는 보편성을 띠고 있다. 경기적 측면에서 어떻게 가르치고 경기 현장에서 어떻게 승리로 이끌 것인가? 하는 문제 해결의 열쇠는 코치의 자질과 인격에 관계된다. 코치는 선수에게 일방적 승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이다. 선수는 선수 이전에 태권도 수련자이다. 수련의 참 뜻이 사람됨, 즉 인간화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는 경기에서 승자가 되기도 하고 패자가 되기도 하는 승패의 변화의 원리에 따르고 이해할 수 있는 인격자가 되어야 한다. 경기지도자, 코치는 먼저 자신이 인격자가 되고 선수에게 감화를 줄 수 있는 실천행위의 모범자여야 하는 것이다. 코치의 인격 여하에 따라 경기문화는 영향을 미치게 된다.
3) 심신수련문화 교육의 장
현대가 요구하는 교육이란 지식의 전달이 목적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태권도 교육도 변화의 중심에 우뚝 서야 한다. 수련목적은 인성개발과 문화의 생활화를 지향하는 것에 둬야 한다. 수련을 통해서 수련 내용의 가치는 품성형성이라는 기초적 가치규범이 될 것이고 태권도 정신을 함양하는 수련 내용의 가치는 문화마인드 개발이라는 문화적 가치규범에 있다.
문화마인드는 문화를 이해하는 마인드를 말한다. 문화에 대한 사고방식은 적응체계로서의 문화마인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청소년들에게 문화마인드 개발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것이다.
나라마다 특이한 문화재가 있다. 이제 문화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자국의 문화재(문화유산)를 세계문화유산으로 UNESCO에 등록하고자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다. 왜 문화인가? 의 설명은 필요하지 않듯이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고 문화재를 아끼는 실천과 봉사 운동은 청소년들의 문화마인드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태권도학교에서나 협회 차원이든 일년에 한두 번 정도 인접한 문화재를 찾아 먼지를 털고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고양하고 문화재 마당에서 글짓기 대회 등을 통해 청소년들께 문화마인드를 일깨워준다는 것은 문화적 정서 함양에도 이상적이다. 그와 같은 행사에서의 글짓기 대회의 주제 선정은 ‘인성을 개발하는 덕목’이 좋을 듯하다.
태권도 도장은 심신수련문화를 전수하는 교육의 장소이다. 그 일차적 중심은 태권도 정신과 기예를 숙련하는 수련 즉 자아실현에 있다. 그러나 교육의 중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문화재에 대한 인식과 실천행위, 사회봉사, 태권도 정신을 올바르게 함양할 수 있는 정신문화의 학습방법, 정보화 기술과 산업화에 대한 이해 등이 중심 과제가 되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태권도를 인식하고 있는 범위는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수련문화로 이해하고 있다. 협의로 태권도에 입문하면 훌륭한 태권도 기예를 숙련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단을 따면 적어도 자기 방어는 가볍게 할 수 있다는 매력에 태권도는 매력적인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가 올림픽종목에 채택된 후 태권도에 대한 인식은 개인의 영예와 출세의 길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추세이다.
수련활동은 가장 협의의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가치를 지닌 기술체계(내용)를 매개로 하여 수련자가 갖춰야 할 기본 자질, 즉 기예를 숙련하기 위해 지도자와 수련자 간에 벌이는 상호작용이다. 이러한 수련활동이 특정 공간, 특히 태권도 도장이라는 공간에서 계획적으로 벌어질 때 이를 수련이라 한다. 우리가 가장 좁은 의미로 태권도 교육을 규정할 때는 수련활동을 말하며, 이는 학교교육 상황에서 볼 수 있는 수련의 형태로 나타난다.
태권도가 지닌 가장 큰 궁극적 가치는 바로 건강이다. 심신의 조화와 튼튼함으로 무장하는 생명력의 강화가 바로 태권도가 인류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가치요 선물이 된다. 태권도를 통해서 조화로운 심신을 추구하고, 바람직하고 조화로운 생활을 추구하고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또 태권도가 지닌 가장 큰 가치가 될 수 있다. 개인의 건강은 결국 사회의 건강을 가져오고 사회의 건강은 바로 평화로 연결된다. 心身合一심신합일이나, 心身一如심신일여는 바로 개인적 평화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4) 태권도 경기문화 향상
지난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경기에서 많은 코치들이 되레 선수보다 못한 비인격적 행위로 경기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승패에 승복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때문에 경기의 이상은 페어플레이 정신에 두고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경기규칙을 준수하고 심판의 판정을 존중할 줄 아는 코치는 태권도 경기문화 향상에 기여하는 자이다. 비록 공정하지 못한 듯한 판정에도 선수를 이해시키고 상대 선수에게도 격려할 줄 아는 코치는 훌륭한 경기지도자의 자질을 갖춘 것이라 할 것이다. 그와 같이 선수와 관중에게 감화를 줄 수 있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이와 같은 지도자 개념은 일반적 태권도 지도자 개념을 달리하는 최고지도자(CEO)을 칭하는 것이다. 최고지도자는 leadership training programs 과정을 통해서 배출되어야 한다.
개혁보고서와 전자호구 시스템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기장에서는 진정으로 이긴 자가 이기게 만들고, 태권도 안에 어떤 가치들이 있는가를 먼저 살피고 그 가치를 통해 진정으로 세계인들이 태권도를 자기들의 것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더욱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으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정정당당한 승부와 정정당당한 마음을 만드는 세계가 열리게 해야 태권도 자체의 가치가 만들어 질 수 있다.
Ⅲ. 결론
1. 태권도는 한류의 원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