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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ic"

남수린 |2009.04.17 00:19
조회 39 |추천 0

 

요즘은 나날이 맑은 봄날이 계속 됐다.

살아가면서 마른날 진날이 몇 번 쯤 반복될까?

지금은 몇 번째 마른 날이니까 이제 곧 몇 번째 진 날이 오겠구나..

그러면 남은건 몇 번이네...

알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

 

누군가는 일에 미치고

누군가는 공부에 미치고

누군가는 사랑에 미치고

우리는 'holic'에 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미치도록 한다면 이루어지리라는...

과연 'holic'의 몇 %쯤이 'success'로 연결될까?

 

나는 참 쉽게 빠져드는 타입이다.

대상이 무엇이든.

그렇지만 'failure'의 경우가 'success'의 경우보다 훨씬 많았다.

물론 능력과 노력의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원인 탓도 있지만

'holic'상태의 나는 하나 밖에 생각하지 못 하기 때문에 열정에 있어서 절대 부족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게 열정과 능력, 노력의 삼박자로 진행된다면 그래도 그나마 쉽겠지.

삶은 타이밍과 선택의 연속이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래서 우리는 좌절하고 힘들어 한다.

적절한 타이밍에 선택받기.

선택하는 것 보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더 많고

내가 선택하더라도 선택받지 못 한 경우에는 더 이상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결국 나의 열정과 능력, 노력과는 별개의 것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람이 통하도록 나를 비우길 간절히 원하던 때도 있었다. 그 휑함에 나를 맞기면 무언가 답이 나오리라 생각하고.

'holic' 상태의 나는 감정의 모듬 세트라고나 할까.

좋고 싫은 사랑하고 사랑하지 않는 행복하고 불행한 모든 것들에 휩싸여 휘청거린다.

그러나 어느 순간 'holic'에서 깨어나면 내 모든 것이 블랙홀로 변해 버리고 만다.

공허함에 못 이겨 뻥 뚫린 내 안의 터널을 무언가로 채우려 하면 할 수록 더 크게 뚫린다는 생각에 자꾸만 비우려고만 했다.

그런데...

이제는 더이상 비울 것이 없는 것 같다.

사랑도 슬픔도 기쁨도 눈물도 이미 송두리째 비워버리고서는

채우지 않았나 보다.

아니 혹시 또 다시 한꺼번에 비우기가 힘들까봐

미리부터 조금씩만 채웠나 보다.

어릴 때 보다 비울것이 적은 걸 보니...

 

아침에 눈을 뜨니 생각보다 버틸만 하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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