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교수법 : 피아노음악에서 왼손의 기능
▶ 피아노 음악에서 왼손의 기능과 그 대응
중요한 것은 왼손과 오른손의 균형을 잡아갈 수 있는 좋은 귀에 대한 훈련이다. 왼손을 못 들으면서 오른손 연주에 집착하는 연주자들이 많은데, 스테레오적인 전체 음향을 듣고 곡을 완성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글/성시욱(의학박사)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왼손보다 오른손을 더 자주 사용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피아노 음악에 있어서도 멜로디는 주로 상성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연주자의 모든 관심은 오른손에 물리게 되고 왼손의 움직임보다는 오른손의 움직임이 더 발달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른손이 멜로디를 연주하고 있을 때 왼손이 맡은 일은 이 멜로디를 받쳐주는 반주 역할인데, 이 반주 부분이야말로 화성의 움직임과 음악의 구성을 이루는 기본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고 한곡의 완성을 위해서는 이 왼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이내믹의 균형, 반주 음색의 조절, 화성의 변화 표현, 베이스 라인의 진행 등 모든 것들이 왼손 테크닉의 완성이 있은 후에야 가능한 것들이다. 왼손의 기능에 있어서 첫째로 중요한 것은 오른손 못지않은 각 손가락들의 독립이다.
특히 베이스 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손가락이 가장 약한 다섯 번째 손가락이므로 바깥쪽 손가락들을 위한 특별한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왼손과 오른손의 균형을 잡아갈 수 있는 좋은 귀에 대한 훈련이다. 대개 왼손을 못 들으면서 오른손에 집착하는 연주자들이 많은데, 스테레오적 전체 음향을 듣고 곡을 완성시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왼손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습곡으로는 모스크브스키의「작품 92」, 바르톡의「에튀드」, '피쉬나 연습곡' 등이 좋고, 왼손을 위한 곡 중 걸작으로 꼽을 수 있는 작품으로는 라벨의「콘체르토」와 스크리아빈의「왼손을 위한 전주곡」등이 있다.
▶ 손가락 운동 능력과 뇌와의 관계
손의 운동이 많은 사람들은 쉽게 건강을 유지하며 장수한다는 말이 있다. 손의 운동이 많은 사람들 중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이 글을 읽고 있는 피아니스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피아니스트들은 정확히 타이밍을 맞추어 그 많은 손가락 중에서 필요한 손가락을 선택하여 적당한 세기로 필요한 시간 동안 건반을 누르며, 때에 따라서는 왼발이나 오른발을 사용하여 역시 알맞은 세기로 페달을 누른다. 이렇게 하여 연주된 멜로디가 원하는 대로 되었을 경우에는 흡족해 하지만 반대로 마음먹은 대로 안 되는 경우에는 괴로워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피아니스트가 운명적으로 걸어야 하는 험한 연주의 길은 모두 우리의 두개골 속에 자리 잡고 있는 ‘뇌’라는 복잡한 기관에 의해서 모두 조정되고 행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이번 기회를 통하여 뇌에 대하여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나아가서 뇌와 손과의 관계에 대하여도 알아보기로 하자.
• 뇌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나?
외부에서 보았을 때 뇌는 크게 대뇌와 소뇌로 나누어진다. 대뇌와 소뇌를 모두 합쳐 전체 뇌의 부피는 600cc 정도이다. 그리고 실제 무게는 1400g정도이지만 뇌척수액에 둥둥 떠 있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잘 견딜 뿐 아니라 우리가 느끼는 뇌의 무게는 50g정도라고 한다. 물론 이런 수치는 남녀, 인종, 나이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뇌의 크기와 I.Q.나 E.Q.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피아노의 연주 능력과는 더더욱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머리 크기를 가지고 희망도 실망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뇌는 과거 생물 시간에 배웠듯이 외부 자극을 받아들여 판단도 하고 운동하는 것을 명령하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대뇌는 뇌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모양은 껍질을 벗겨내고 남은 호두 알맹이를 상상하면 된다. 왼쪽과 오른쪽이 대칭 모양을 하고 있어 좌우 대뇌반구라고도 부른다. 표면에는 대뇌피질이라 하여 많은 고랑들이 파여 있으며 이 고랑들에 의하여 대뇌 피질의 표면적인 아주 넓어져 대략 신문지 한 장의 넓이와 맞먹는다고 한다. 이곳은 이부에서 들어온 모든 정보를 수집, 인식, 분석하여 적절하고 이성적인 행동이 나오도록 판단하는 기능을 가지며, 사고하는 기능과 나아가서 창조하는 기능을 가진다. 또한 모든 운동 기능과 감각 기능의 중추이다. 그러므로 피아니스들의 연주와 관계되는 부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외부 모양만으로 분류하여 보면 앞부분을 전두엽, 윗부분을 두정엽, 뒷부분을 후두엽, 옆 부분으로 측두엽이라고 부른다. 더욱 정확한 분류를 위하여 브로드만(Brodmann 1858~1918)이라는 사람이 대뇌피질의 기능에 따라 대뇌 피질을 1번에서 52번까지 숫자로 번호를 붙여서 나누어 놓았다.
예를 들면 시각에 관여하는 부위는 뇌의 맨 뒷부분으로서 '브로드만 영역 17번' 이라 하며, 말을 할 수 있는 기능은 좌측 전두엽 뒤쪽에 있어 이곳을 '브로드만 영역 44번와 45번'이라 한다. 신체를 움직이거나 피아노를 칠 수 있도록 명령을 내리는 부위를 운동 영역이라 하며 이 부위는 전두엽과 두정엽을 나누는 중심구라는 큰 고랑의 바로 앞에 있다. 즉, '브로드만 영역 4번과 6번'.
왼쪽 대뇌피질의 운동 영역에서 둘째손가락으로 피아노 건반을 누르라고 명령하면 왼손이 아닌 오른손의 둘째손가락이 피아노 건반을 누르며 오른쪽 대뇌피질의 운동 영역에서 발로 페달을 밟으라고 명령을 내리면 오른발이 아닌 왼발이 페달을 누르게 된다. 이러한 원인은 대뇌피질에서 출발한 명령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신경을 따라 발이나 손등의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우리의 목 부분에서 좌우 신경의 교차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른쪽 뇌의 손상이 있으면 신체의 왼쪽 부위에 이상이 오는 것이다.
그리고 바뀌는 것은 좌우만 아니고 상하도 바뀐다. 즉, 발의 운동에 관여하는 대뇌피질의 운동 영역이 윗부분에 있고 신체의 윗부분을 움직이는 부분은 반대로 아랫부분에 있다. 그림에서 보듯이 대뇌피질의 운동 영역은 각각 자기가 맡은 신체 부위가 따로 있다 어느 기관의 운동을 맡은 대뇌피질의 면적이 제일 넓은가 보면, 손이나 혀, 얼굴 등의 정밀하고 복잡한 운동을 해야 하는 부위의 면적이 센 힘을 필요로 하는 팔과 다리보다 오히려 넓은 것을 볼 수 있다.
즉, 힘의 세기는 근육의 크기에 비례하는 반면 정밀한 운동은 근육의 크기와는 관계없이 대뇌피질의 면적에 비례함을 알 수 있다.
이로 미루어 보아 피아니스트들의 손의 운동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의 부위는 보통 일반인에 비하여 더욱 발달되어 있을 것이며, 이러한 발달은 두뇌의 다른 부위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주위에서 머리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가르치는 것은 꼭 음악을 전공하기 위한 것보다도 두뇌 발달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중심구의 바로 뒷부분은 감각 영역으로서 운동 영역과 마찬가지로 신체의 일정한 부위를 전담하여 느끼는 일을 한다. 역시 정밀하고 복잡한 부위를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면적이 그렇지 않은 부위의 면적보다 넓다.
▶ 소뇌
지금까지 설명한 대뇌의 뒤쪽 아랫부분에 소뇌가 조그만 주머니 같은 모양으로 자리 잡고 있다. 모양은 대뇌와 마찬가지로 좌우 대칭의 반구가 서로 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표면에는 대뇌와 같이 많은 주름이 있다. 대뇌로부터 나와서 신체 각 부위로 퍼져나가는 운동 명령과 신체 말단에서 대뇌로 들어가는 감각정보를 동시에 받아들임으로서 운동과 감각의 조화를 이루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