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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말하다

가인 |2009.04.20 17:36
조회 241 |추천 0


모든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것이다.

마치 한번도 리허설을 하지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이란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게 삶은 항상 초벌 그림 같은 것이다.

 

밀란쿤데라 - 참을수 없는 가벼움 중에서

 

그것이 시작될때 끝이란건 아예 없는 줄 알았다.

그게 사랑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녀가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얼음 송곳같은 침묵이 흐른 뒤에 나는 겨우 이 말 한마디를 했다.

 

"난 너하고 헤어진다고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어

제발 떠나지마.난 견딜수 없을거야"

 

나는 그 후 일주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했는데

내 얼굴에 이런 글자가 씌여있다고 룸메이트가 말해줬다.

The END

 

어린시절 겨울방학 가족들과 이불을 나눠덮고 무릎을 감추면서

tv로 옛날 영화를 볼때였다.

영화가 재미있을수록 더 심했다.

The END라는 자막이 뜨면 금방 울것 같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럴때마다 휘파람을 불곤 했다.

어머니는 밤에 휘파람을 불면 뱀이 나온다고 나무라셨지만

나는 그칠수 없어서 속으로 휘파람을 불었다.

 

한달이 지나도 그녀와 헤어졌다는 사실이 여전히 실감나지 않았다.

난 하루에 네다섯번씩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물론 답은 한번도 오지 않았지만..

게다가 그렇게 하는것이 그녀를 더 질리게 한다는것까지 알고 있었다.

그래도 견딜수가 없었다.

한번은 용기를 내서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드디어 그녀가 받았다.

"나야 잘 지....."

한문장도 마치지 못했는데 그녀는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계속 휘파람을 불었다.

 

언제쯤이면 리허설을 한 후에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아니면 적어도 리허설 한것처럼 연기할수 있을까...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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