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되어야 나래를 편다'
작년... 미네르바라는 인물이
다음의 Agora의 고수로서 활약을 했습니다.
'대체 미네르바가 누구야?' 라고 생각하며
그래서 저도 그의 아고라를 찾아 들어가서
몇 가지의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스러웠습니다.
당당한(?!) 반말과 함께
많은 경제 수치와 그에 딸린 해석...
그가 말한 것 중에는
사실도 있고,
조금은 과장되어 보이는 듯한 말도 있었고,
공감이 가는 부분도,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설마 그가 구속될 것이라고 생각한 분들은 드물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미네르바가 구속되었을 때는
사람들이 충격을 받고 많은 논란이 되었습니다.
한때는, 그가 30대의 백수라는
사실이 회자되었지요.
만약, 똑같은 논조를 50대의 명문대 교수께서 펴셨다면
과연 사람들은 무엇이라고 했을까요?
각설하고, 당시 검찰에서 미네르바를 구속하면서 대는 논리는 이것이었습니다.
'자신의 파급력을 활용해 허위의 내용을 만들어 공익을 해하고 경제 환경/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일단, 진부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서 논평해 보겠습니다.
1) 자신의 파급력을 활용해... :
네, 인터넷은 파급력이 강합니다. 자신의 소리를 많은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하지만 그 파급력을 과연 어떤 방식으로 측정합니까?
조회 수? 댓글? 인구에 회자되는 방식?
설령 그 기준을 인위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해도,
인터넷 이용객들이 그 파급력에 대해 어디 조용히 따르기만 하는 사람들이었습니까?
2) 허위의 내용을 만들어 공익을 해하고
예측은 아직 있지 않을 내용을 추측하는 것이므로 '허위'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허위가 무서워 예측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자 검찰 쪽에서는
'담당자에게 공문을 보내 압박을 주었다'는 부분은 허위라고 말하더군요.
네, 착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담당자에게 다른 방식으로 압박을 주었다는 사실까지 굳이 감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본질은 '허위'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 경제 환경/시장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것 역시 객관적으로 판단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미네르바는 예측가였습니다.
또한, 자기를 절대적으로 믿거나 숭배하라고 말한 적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단지 '미네르바와 그의 글을 본 사람이 많다'는 추상적인 이유만으로,
미네르바가 글을 올린 후의 외환 거래가 평시와 달랐다고 해서
는 식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당시 그 글을 보고 외환에 손을 댄 사람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또 설령 안다고 하여도 그것을 대상으로 '고의적 악영향'이라는 죄목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물증을 기반으로 하는 법리의 특성상 재미있는(?!) 일이기 때문이지요.
미네르바라는 주인은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저이지만,
모처럼 (일시적일지 오래 갈 지는 모르겠지만) 새장 밖으로 나온
그의 부엉이는 잠깐 위로해 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새장의 문을 열어 주신 유영현 판사의 결단에 감사드리고,
아울러 글을 읽어 주시고 '어떻든 관심을 보이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