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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동네 상권 싹쓸이 보고만 있을 건가

배규상 |2009.04.24 09:50
조회 57 |추천 0

 

대기업의 동네 상권 싹쓸이 보고만 있을 건가

 

 

신세계 이마트가 최근 슈퍼마켓 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서울 3곳에 330㎡(100평) 안팎의 점포 부지를 확보해 연내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돈이 된다 싶으면 동네 소규모 가게들은 죽든 말든 괘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미 롯데쇼핑(롯데슈퍼), GS리테일(GS수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등 다른 대기업들은 대형 할인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수년 전부터 400개 이상의 기업형 슈퍼마켓을 열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무차별적으로 슈퍼마켓 사업에 뛰어들면서 동네 슈퍼는 물론 일반 상점, 정육점, 채소가게 등 지역 영세 상인들이 막심한 피해를 보고 있다. 문을 닫는 업소들이 속출하는가 하면 간신히 살아남은 가게들도 매출 급감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선 곳 주변의 기존 업소들은 매출이 3분의 1, 4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한다. 이들이 “대기업들이 골목 상권까지 싹쓸이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대기업들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 제조업체들로부터 인건비 부담 전가, 단가 후려치기 등으로 싼값에 물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구멍가게 수준의 영세업자들로서는 당해낼 도리가 없다. 대기업의 이점을 활용해 동네 상권을 휘어잡는 포식자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대형 슈퍼마켓을 규제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영세 상인들은 오래 전부터 영업 허가제 도입, 영업품목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을 통해 기업형 슈퍼마켓을 규제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실현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영업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소극적이다. 정치권은 선거 때만 되면 재래시장이나 영세 상인을 보호하겠다며 큰소리를 치지만 그 때뿐이다. 현재 국회에는 기업형 슈퍼마켓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률안이 7개나 입법 발의돼 있다고 한다. 대형 슈퍼마켓 규제는 영세업자들에게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더는 늦출 일이 아니다. 조속한 대책 마련으로 영세 상인들의 절박한 문제를 풀어줘야 한다.

 

 

 

2009년 4월24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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