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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찬가-마르셀 세르당,에디트 피아프의 편지 중 발췌

박숙영 |2009.04.24 19:34
조회 115 |추천 0

1949년 5월 28일 토요일

 

너무나 그리운 에디트

 

 오늘 아침, 풋팅을 끝내고 돌아오니 너에게서 온 24일자 편지가 도착해 있었어. 그 편지는 여기까지 오는 데 나흘이나 걸림 셈이지. 하지만 나는 오늘 오후에도 또 한 통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 욕심이겠지? 오늘 받은 편지에서 너는 하루 종일 충격에 빠져 있었다고 그랬지. 하지만 기억해 둬.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문득문득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너를 떠올리게 해. 나는 저녁을 먹으러 가기 위해서 옷을 입으면서도 "이 옷을 입어야 해, 네가 곁에 있었다면 이 옷을 골라줬을 테니까"라고 혼자 중얼거리곤 하지. 결국 언제나 나는 너와 함께하고 있는 거야. 너는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

 

너는 편지에서 네가 점점 순결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지. 네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나 사람에 대해 설명하려고 할 때마다 내 기분이 어떤지 넌 모를 거야. 그래, 나도 알아. 그건 그저 내 상상이 만들어낸 어리석은 생각일 뿐이란 걸. 네가 늘 말했듯이, 나는 조금씩 완벽한 남자가 될 거야. 하지만 우리의 운명적인 사랑을 위해서라도 너의 추억을 혼자 간직했으면 좋겠어.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기 전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도 아무렇지 않았어. 하지만 너를 너무도 사랑하게 된 지금,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나로서는 너무 힘들어. 아마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인 것 같다.

 우리가 사랑하게 된 것은 하늘의 뜻이라는 너의 말이 맞아. 왜냐하면 하느님은 네가 나에게 너무도 필요한 존재이며, 널 보내주신 당신께 고마워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을 테니까.

 

-마르셀 세르당

 

 

1949년 6월 2일 목요일

 

나는 지금 아주 편안해. 어제 욕실에서 내가 기다리던 장미향을 느꼈어. 지난번과 같은 느낌이었어. 그래서 너를 위해 곧장 성당으로 달려갔어. 양초를 피우려고. 성당에서 흰옷을 차려입은 신부가 제단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봤어.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그런 경건하고 아름다운 광경이었어.

 참, 디트로이트에 가면 새로운 사람들과 음식 조심하는 것 잊지 말고. 음식 먹기 전에 형이나 조, 아니면 또 다른 조에게 먼저 먹어보라고 해! 늘 몸조심해야 해. 비열한 사람들도 조심하고! 언제쯤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시간이 지날수록 너에 대한 그림움은 깊어만 가.

 

1949년 6월 13일 월요일

 

네가 혹 전화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습시간을 모두 바꾸었어. 나는 월요일 오후 3시 반 이후로는 집 밖에 나가지 않을 작정이야. 네 전화를 받을 수 있도록 연습은 아침에 할 거야. 설령 네가 전화를 못한다고 하더라도 상관없어. 너는 이미 네 두 손에 내 심장을 쥐고 있으니까. 하지만 내 심장을 너무 혼란스럽게 만들지는 마. 나에겐 오직 하나밖에 없는 것이고, 바꿀 수도 없는 것이니까.

 

 마르셀, 빨리 네 곁에 있고 싶어. 내 인생에서 쥘르 부인이라고 불리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면, 내가 네 곁을 떠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장밋빛, 푸른빛, 황금빛 행복과 함께 말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너에게 조그만 행복 밖에 줄 수 없어. 그래도 내가 줄 수 있는 최상의 행복을 만들어줄 거야. 물론 네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소한 걱정들을 너에게 끼칠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하지만 너는 내 커다란 사랑의 증표로 그것을 늘 지니고 있어야 해.

 

 내 편지는 이제 곧 너를 향해 날아갈 거야. 하지만 편지를 싣고 가는 비행기가 안전할지 걱정이야. 왜냐하면 이 편지는 내 커다란 사랑을 담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무거울 것 같거든. 수요일에 나는 너의 권투 글로브 속에, 너의 마음속에, 너를 둘러싼 그 모든 곳에 있게 될 거야. 내가 라 모타(마르셀 세르당의 상대 권투선수)의 엉덩이를 물어뜯어놓아야지. 그가 너를 건드리지도 못하게 말이야. 다음에 또 쓸게. 내 사랑, 내 연인, 내 생명, 내 심장, 너는 나의 모든 것이야.

 

-에디트 피아프

 

 

 20세기 최고의 여가수라고 불리는 에디트 피아프와 미들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마르셀 세르당의 로맨스는 수많은 사람들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참 사랑을 찾아다녔던 피아프는 세르당을 만나고 나서 그녀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진실된 사랑을 하게 된다. 그녀는 숱한 남자들에게 배신당했기 때문이다. 세르당은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주었다.

 

 사고 전날, 파리에 있던 세르당은 배를 타고 뉴욕에 있던 피아프에게 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출발하기 하루 전 피아프는 세르당이 너무 보고 싶은 나머지 "이젠 더 기다릴 수 없어. 비행기를 타고 왔으면 좋겠어. 배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하면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자기 곁으로 와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세르당이 탄 비행기가 대서양 중부 아조레스 제도의 어느 산꼭대기에 추락하면서 영원할 것 같았던 두 사람의 사랑도 불꽃과 함께 사라졌다.

 

 세르당의 소식을 듣고 에디트는 오열했다. 비극적인 사랑의 종말에 갈눌 길 없는 큰 충격을 받은 피아프는 함께 따라죽을 생각을 하기도 했고, 영혼의 교신을 통해 사랑의 부활을 얻으려고 영매술에 매들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에디트는 마르셀을 위하여 노래하기로 결심했다.

 

'사랑의 찬가'는 죽은 뒤에도 영원히 그와 함께하겠다는 절실한 사랑의 표현이었다.

 

권투선수와 가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과 그들의 비극적 사랑을 이렇게 하여 프랑스인들의 가슴속에 깊이 새겨지게 되었다.

곡 정보  Hymne A L'amour (사랑의 찬가) - Edith Piaf

 


 

하늘이 무너져버려도, 땅이 꺼져버린다 해도

그대만 나를 사랑한다면 아무래도 괜찮아요.

당신이 원하신다면 조국을 버리겠어요. 친구도 버리겠어요.

사람들이 비웃는다 해도 당신이 원하신다면 무엇이든지 나는 해내겠어요.

 

-사랑의 찬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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