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드라마 | 2007.08.15 | 116분 | 한국 | 18세 관람가
정윤수 감독의 영화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제목부터가 '정윤수 감독스럽다.' 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사실 약간의 선정적인 부분을 기대하고 영화관을 찾았던 마음도 없다고는 하지 않겠다. 하하, 남자란 다 그런거니까? 아, 각설하고..
영화는 현 시대에 '결혼' 이라는 '제도' 에 있어 '사랑' 이란 어떤 것인가? 를 적나라하고 현실적이게, 그래서 냉정하고 정확하게 꼬집어 꺼내어 되 묻고 있다. '사랑' 이라는 원초적인 '감정'을 '결혼' 이라는 사회적인 '제도'에 묶어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묻는 치명적이게도 도발적인 외침이라고나 할까?
그럼, 이 영화를 통해 불륜과 사랑이라는 모순적인 행동을 색 다르게 풀어 나가는 정윤수 감독의 외침을 들어보자.
영화는 로망이라는 포장지를 두른 불륜을 주제로 삼고 있다. 굳이 법적으로 지판되는 사안이 아니더라도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영화의 기둥으로 삼은 이유가 과연 선정성을 표하는 마케팅만이 목적이였을까? 아니, 나는 영화의 장면 장면을 보며 단호이 아니라고 소리 칠 수 있다.
의식하고 본다면 누구나 느낄테지만, 스쳐 지나가는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그 순간 배역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고 소리치며 지나간다. (사실 이런 영화가 아니라면, 필자는 보고도 봤다고 하지 않는다.)
좋은 집안에서 자라 엘리트 코스를 밟고 중매로 결혼한 박영준(이동건)과 한소여(한채영)는 남들이 보기엔 일단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고 조명 디자이너(한소여)라는 간판은 이들의 삶을 우아하게 마저 보이도록 조명하고 있다.
한편, 크게 유복하진 않지만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4년을 뜨겁게 데운 후 결혼한 지 3년이 된 정민재(박용우)와 서유나(엄정화)는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다.
뭐 모든 로멘스 영화가 그러하듯 '지금,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역시, 완벽해 보이는 이들 사이에 불협화음을 집어 넣어 긴장감을 조성하고 이를 작은 사건으로 수축,이완시킨 후 결정타를 날리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처음 이 영화를 보는 5분내로 당신은 아마 영준과 소여 부부가 연주하는 껄끄러운 불협 화음을 느꼇을 것이다. 조금 신경을 썼다면 그와 동시에 민재와 유나부부의 어긋난 톱니가 서걱대는 소리도 들었을 테지만..
영화는 빠르게 진행해서 사진에서처럼 민재와 소여 그리고, 영준과 유나로 시각을 재 조명하고 있다.
민재와 소여에게 비친 조명이 부드럽지만 어딘가 비사회적인 클래식을 듣는듯한 느낌이라면 영준과 유나에겐 불과 같이 타오르는 어느 인디 밴드의 적나라한 노랫말을 듣는 기분이 든다.
너무나도 관능적인 본능으로 서로 엇갈린 화살표를 지명하게 되는 네 사람의 위험한 관계가 지속될수록 불안함과 죄책감은 깊어만 가고 선택이라는 무서운 갈림길은 뚜렷해지기만 한다.
개인적으로는 민재와 소여에게 비친 조명이 마음에 들었다. 현 시대적인 불륜의 전형적인 모습과 다를 것이 없는게 이유라면 이유랄까..?
그들은 생각한다.
지금까지 자신이 상대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고 버텨온 자신이 옳은 것이였는지, 자신만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상대에게 필요한 것이 자신이 아니라면,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혹은, 누구인지..
그 결단을 영화는 마지막에 극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모두(주인공 4명)에게 들어내는 꽤나 그럴듯한 사건을 절정으로 삼아 보여줌으로써 영화의 막바지 결말 작업에 들어간다.
(세세한 내용은 직접 영화를 보며 느끼기 바란다.)
정윤수감독은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로 시작한 영화를 생각보다 싱거운 결말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이러한 딱 부러진 결론 없는 결말이야 말로 지금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여운으로 시간적 여유를 남긴것이 아닐까 ?
왠지 모를 후련함 아닌 행복한 미소로 뒤 돌아서는 네 명을 보며 필자는 여러가지 생각에 잠겼다.
지금 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인지
습관적으로 만나거나 살고 있는것은 아닌지..
..사랑이 맞는 것인지를..
나는 이 영화가 순전히 한채영의 '가슴마케팅'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한다. 내 나이에게 있어서 굳이 결혼이라는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현제의 연애를 대입시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는 '정윤수 감독스러운' 영화였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면 꼭 물어봐야만 할 말
그리고, 나 자신에게 꼭 한 번 다시 되 묻고 싶은 말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