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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와 나무꾼

선안남 |2009.05.01 14:22
조회 49 |추천 0

그의 마음 속에서 나는 선녀였다.

순식산에 하늘에서 내려와 그의 앞에 나타난 선녀.

그는 어떤 우연한 이유로 나의 날개옷을 손네 넣게 되었고,

그 날개옷을 잘 감추었기에 내가 그와 함께 있어주고, 사랑을 속삭인지도 모른다고 가끔 생각에 잠기게 되기도 했다.

그런 생각에 잠길 때마다, 그는 한없이 불안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모른다.

나는 이미 그가 그 날개옷을 어디에 숨기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걸.

그리고 내가 그와 함께 하는 건, 내가 언젠가 나의 날개옷을 찾아입고 어디론가 날아가버리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날개옷을 쥐어주며 갈테면 가라해도,

갈테면 가라는 그 말에 서운하고 아파서 그를 떠날 지는 몰라도

그를 두고 어디론가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건, 결코 아니라는 걸.

나의 영원한 주소지는 그의 마음 속 이라는 걸.

그리고 내가 어디론가 잠시 떠난다고 해도

그를 사랑하기에 그가 보고파서, 다시 찾아올 수밖에 없다는 걸.

선녀의 사랑을 읽어버린 나무꾼의 아픔과 불안에 눈이 어두워 가슴이 먹먹해

그가 나의 사랑을 못보고, 못느끼지 않기를

내가 매일 간절히 바란다는 것을,

그는 과연 알까?

 

그는 또 가끔 나를 평강공주라고 착각하기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는 이것도 몰랐다.

평강공주가 바보온달과 함께 한 것은 그녀가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고

사랑을 하면서 그녀가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되었다는 걸.

그녀는 아마도 자신이 더이상 공주가 아님을 깨닳았을 거고

온달은 어디상 바보가 아님을 알게 되었을 거라는 걸.

시작이 어찌되었건, 이 세상의 모든 우연과 운명의 조합으로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만남을 진행시키고, 귀결시키는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사랑이라는 걸 말이다.

나는 부디 그가 자신의 결핍을 너무 자세히 보고

겉만 번지르르한 나의 외양에만 신경쓰느라,

이 세상의 다른 사람처럼,

나를 나대로, 그를 그대로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할까봐 두렵기도 했다.

그걸 그는 과연 알까?

 

그는 또 어쩌다, 내가 백마탄 왕자님을 꿈꾸며

왕자가 아닌 자신의 모습에 자신이 없어지기도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는 이런건 몰랐다.

나 역시 공주도 선녀도 아닌 평범한 한 여자에 불과하며,

설사 내가 공주고 선녀였다고 해도

사랑앞에서는 그의 사랑을 얻기위해 조르고 떼쓰게 되는 한 여자에 불과하다는 걸.

그리고 사랑에 빠진 나에게는 벤츠탄 왕자보다는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이해하고, 나를 가장 잘 안아주는 그가 더 소중하다는 걸.

그럴때 그가 나에게는 백마 탄 왕자님이라는 걸.

나는 그저 그가 불안때문에 나를 피할까봐 두려웠다.

 

그래도 나는 알았다.

그가 불안한 만큼,

두려운 만큼

그는 나를 사랑하고,

그의 모든 몸짓은 나의 사랑을 얻기위한 것이라는 것을.

나의 모든 제스쳐가 그의 사랑을 달라는 몸부림이듯.

 

우리의 사랑은 언제나 더 완전하고 더 투명한 사랑으로 가는 과정중이라는 걸.

그 여정 속에서 그와 나는 서로의 마음에 닿는 길에 놓여진

이런저런 장애물을 하나씩, 두개씩 치워가고

하루하루 성장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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