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이용현
구회말 투아웃
얼굴이 퉁퉁 부운 남자
관중없는 타석에 들어섰다
조금 전 150km 강속구를 맞고 떨어진 남자의 눈물
눈물의 시속은 측정되지않았다.
남자는 멋쩍은듯 두 세번 발밑으로 닦아 없애고
방망이를 집착처럼 쥐어본다
이번 경기는 잘 한번 쳐보겠다고
대타없이 들어선 타석엔
매번마다 헛슁을 날리고
그래도 이번엔 저 한 번 믿어보세요
바지까지 걷어붙이고 등장한 남자는
쉴세없이 뿌리는 여자의 공
강속구에 변화구까지 더해 날아오는 공을
쳐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간혹 안간힘으로 쳐대도
기껏해야 파울이고
볼로 들어오는 공도 가려내지 못하고
허방다리에 헛쉬잉
그것들에
터지는 건 공이 아닌 입술이다
여자는 그만 물러나라는 데도
남자는 기어코 구회말 투아웃까지 왔다
탱탱 부운 얼굴을 데리고
마지막 한 방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