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제독의 연인』. 영화는 제정 러시아의 제1차 세계대전 과정과 볼셰비키에 의한 10월 혁명으로 소비에트 정부가 들어서기 까지 진행 되는 러시아의 근현대사를 돌아보게 된다. 영화 전반 상당히 공을 들인 함대 전투 장면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러시아의 역사 속으로 흥미로운 초대를 하며, 이후 이어지는 러시아의 전쟁사 역시 꽤나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러시아 영화의 100주년을 기념하여 제작된 『제독의 연인』은 마치 타이타닉을 떠오르게끔 하는 장면으로 한 여성의 오래된 기억 속에서 시작된다. 격동의 역사 속에서 밝혀지지 않은 또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제독의 연인』. 하지만 그 이야기는 불안했던 러시아의 역사만큼이나 불안하다. 대개 전쟁과 로맨스는 영화 속에서 수많은 감동적 사연을 남겼왔지만, 이번엔 그 관계가 편치 못하다.
불륜의 관계가 맘에 들지 않는 다는 한국적 정서의 반영이 아니다. 『제독의 연인』이 가지는 역사와 로맨스의 불편한 동거는 영화 속에서 차지하는 역사의 비중이다. 오히려 제독이라는 수장의 위치가 행할 수 있는 권리를 충분히 누렸던 알렉산드로 코르챠크(콘스탄틴 카벤스키)는 행운아 였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이 영화의 타이틀이 제독의 연인이라고 할 만큼 제독에게 있어 중요했던 것은 사랑이었을까? 제독의 연인이었던 그녀 역시 역사가 허락했기에 반혁명의 아내라 불린 것을...
영화는 사랑을 선택했지만 영화의 운명은 전쟁이었다. 감당할 수 없는 개인사가 아닌 민족과 국가를 위한 애국주의에 호소했더라면 꽤나 감동적인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나이트에서 갑자기 내기 부킹으로 눈맞아 발전한 인연으로 시대를 넘어 가슴을 울리기에는 개연성이 너무 부족했다.
[영화 기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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