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이 밀고 있는 저 억새들의 흔들림은
그대를 만져보기 위해 멈춰 섰던
나의 등처럼 쓸쓸하고 무디어져 있는 것,
그리하여 그 모든 바람은
흔들리지 않으려는 억새의 몸부림을 움켜쥔
완강한 몸짓이라는 것,
그러나 그대여,
그대 생이 가진 서걱임의 한가운데를
꿰뚫고 지나야만 비로소
사랑이라 명명할 수 있지 않겠는가
흔들리는 잎새 하나에도 필생을 모두어
부서지는 저 은빛 파열음처럼
우리의 부빔이 가졌던 파란만장의 그 길에서
더듬어 나간 맨 처엄 부딪침이
경계 아니겠는가
한 경계를 뛰어넘어 다른 경계를 이루는 것
또한 우리의 욕망 아니겠는가
내안에서 참 부드럽게도 흔들리던 그대 뿌리를 밀어낼 때
그대 수 만의 촉수를 뻗어
누군가가 그 자리에 또 있었음을 알아야 했으리
상처가 아물도록
그 얼마나 비바람 불었는지,
오랜 눈 쌓여
철철철 흘러내렸는지를,
돌아선 그대 등도
모질게 젖었다는 걸 알아야 했으리...
~~~강정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