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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미안해" 끝없는 추모행렬

허광빈 |2009.05.12 00:51
조회 217 |추천 0

 

(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송진원 기자 = 암 투병 중 강단에 복귀해 희망을 전도했던 고(故)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미어문ㆍ영어문화학부)의 빈소가 마련된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11일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고등학교 시절 장 교수의 글을 읽고 팬이 되어 서강대를 지원했다는 제자 김재엽(30)씨는 이날 아침 일찍 조문을 마친 뒤 "`암 투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항상 밝은 모습으로 희망을 주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장 교수의 어머니는 먼저 하늘로 간 딸의 영정 앞에서 자리를 뜨지 못한 채 흐느껴 주위를 숙연케 했다.

몸이 불편한 어머니는 의자에 앉아 "미안해"라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으로 슬픔을 토해냈다.

장 교수의 여동생들은 옆에서 어머니를 부축하며 "우리만의 `장영희'가 아니었고 모든 사람의 `장영희'였다"고 어머니를 위로했다.

장 교수의 오빠인 병우(62)씨는 "어제까지 제자, 학교 관계자 등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다"며 "가족을 사랑했고 제자를 사랑한 따뜻한 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암 투병 중에 동생은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제자들이 운구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제자 사랑이 각별했다"고 전했다.

오후 늦게까지 학교 후배와 조교 등 40여명이 빈소를 지키는 가운데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가수 조영남씨 등 300여명의 지인과 선후배 등이 조문을 다녀갔고 동료 가톨릭 신자들의 방문도 이어지면서 빈소는 내내 연도(煉禱)의 물결로 숙연한 분위기였다.

과거 장 교수의 조교였던 윤모(32.여)씨는 "2000년도에 교수님 밑에서 1년간 조교생활을 했는데...얼마 전만해도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돼 버렸다. 미리 찾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장 교수의 팬이라고 소개한 한 70대 할머니는 "아프리카에 있는 아는 분이 꼭 빈소엘 다녀와 달라고 부탁을 해서 왔다"며 "마음으로 고인께 명복을 빌었다"고 말했다.

변주선(69.여) 대림성모병원 행정원장은 유족들의 손을 꼭 맞잡은 채 끝없이 눈물을 흘리다 빈소를 떠났다그는 "지난 3월 먼저 떠난 (김)점선(서양화가)이는 우리 병원에서 따뜻한 밥 한끼라도 먹고 갔는데 영희는 그렇게도 못했다"며 슬픔을 토로했다.

빈소 안팎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장 등 저명 인사들이 보낸 화환 70여개가 들어차 고인을 말없이 애도했다.

2001년 유방암에 걸렸다가 완치됐던 고인은 2004년 다시 척추암 선고를 받고 교수와 수필가로서의 활동을 중단했지만 2005년 봄 다시 강단에 돌아와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장 교수는 그러나 최근 병세가 다시 나빠져 학교를 휴직하고 투병 생활을 해오다가 9일 낮 12시50분 향년 57세의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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