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작가인 댄 브라운이 밝힌 희망 배우는 해리슨 포드였다. 그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해리슨 포드의 캐릭터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로버트 랭던의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전작 에서부터 주인공 역할을 맡은 배우 '톰 행크스'의 연기가 썩 마음에 들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너무나도 미스 캐스팅이라고 여겼던 것은 여주인공을 맡은 '오드리 도투'였다.
한 번 인상 깊은 역할로 고정된 배우의 이미지는 영화 제작의 수많은 문제점중 어쩌면 매우 위험하기도 한 것이어서, 이후의 다른 작품에서 조차 그 스토리의 기반을 흔들리게 만든다. 아카데미상을 2번이나 수상한 명배우 '톰 행크스'가 어설프게 보이는 것이 그랬고, 에서의 명랑한 소녀 역할로 화려하게 데뷔한 '오드리 도투'가 예수의 자손이라는 다소 성스럽고 조심스러운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 것도 그랬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역시 종교적인 반감을 비켜나갈 수 없었나보다. (이번에는 교회가 아닌 카톨릭이다) 원작자 댄 브라운은 짧게 이어지는 간결한 문체 속에 종교와 과학의 미묘한 문제들을 매우 논리적이고 사실적인 스토리로 만들어내었다.
결론만 말하면 이 영화는 책보다 덜 재미있다. 에서 배우가 연기한 캐릭터의 미완성이 문제였다면, 에서는 원작에 지나치게 충실했다. 감독이 제한된 시간 안에 영상을 만들어 보여 주는 것을 앉아서 보고 있는 것과, 책 안에 담긴 활자를 읽어서 상상하는 것은 매우 다른 문제다. 영화는 보여 주는 것에 너무 집착을 했다. 그래서 보는 내내 긴박감보다는 지루함이 앞선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 이탈리아 로마와 바티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화려한 풍경에도 불구하고 감독의 시선은 너무 사건에만 집중하여 짧게 머무르는 듯 느껴진다. 랭던 박사의 셜록 홈즈 뺌치는 추리력은 일류 경찰들의 사건 해결력을 늘 무색하게 만들고, 그 혼자 정의와 구원을 실현하는 전지전능한 슈퍼맨같은 역할로 종횡무진한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궁무처장 역을 맡은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였다. 그가 연기한 다른 영화()에서는 잘 몰랐었는데, 새삼 영국 배우 이완 맥그리거의 연기력을 다시금 생각하게 했고, 부드럽고 연약한 외모에 순종적이지만 단호한 신념의 카리스마를 가진 카톨릭 신부의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했다고 느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영화로서의 현실 감각과 완벽성이다. 모든 사건은 바티칸에서 시작하고 문제는 카톨릭 내부의 종교적 탄압이었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단 한 마디의 라틴어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것은 영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사실적인 묘사를 지나치게 헐리우드식으로만 전개한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