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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에라폴리스- 파묵칼레

노일령 |2009.05.21 02:16
조회 150 |추천 0

 

 

사진 속 저 뒤로 끝없이 펼쳐지는 산과 들을 거쳐 오고 있자면,

아프도록 쨍쨍 내리쬐는 하늘 아래 만년설이 펼쳐진다. 점점 더 가까이 닿으면

곧, 그것이 만년설이 아니라 석회질로 덮여버린 산 임을 알게 된다.

 

 

Pamuk kale

 목화    성

터키 남서부의 데니즐리 주에 위치한 파묵칼레.

기이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유서 깊은 고대도시 유적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었다.

pamukkale :  말 그대로 '목화의 성' 이라는 뜻을 안은 단어이다.

 

 

파묵칼레의 경사면을 흐르는 온천수가 빛어낸 장관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이 온천수에는 석회질이 풍부한데, 물을 타고 흐른 석회 성분이 침전되서 대지를 덮고

그 위로 또 다시 물이 흐르면서 이런 하얀색 웅덩이를 만들어냈다.

그 웅덩이의 물이 하늘에 비쳐 푸른 온천이 만들어 진 것이다.

파묵칼레를 '물의 기적' 이라고들 한다.

 

 

발을 벗고 족욕을 할 수 있다. 내친김에 비키니를 입고 온천욕도 할 수 있다기에 바리바리

어울릴 색을 상상하며 잔뜩 싸갔건만, 날씨 탓인지 사람 탓인지

비키니를 입은 사람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사람들 안에서 집중 될 시선을 상상하니 쉽게 바리바리 싸온 비키니를 꺼내지 못하는 나에겐,

아무리 바깥세상을 좋다해도 99.9% 남을 의식하는데 짱 급인 토종 한국인의 피가 흐르나보다.

 

 

파묵칼레 뒤로 보이는 저것이 히에라 폴리스다.

파묵칼레의 언덕 위에 세워진 고대 도시를 말하는 것인데,

기원전, 130년에 이곳을 정복한 로마인이 이 도시를 '성스러운 도시' 라 하여 '히에라 폴리스' 라

불렀다고 한다.

사실 내가 가보고 싶었던 것도 파묵칼레의 사람 붐비는 온천이 아닌,

이 히에라 폴리스의 계곡이었다.

따로 가지 못해 사진 한장 못 남겼지만, 

히에라 폴리스 유적지 안의 계곡엔  훼손되고 침몰된 로마 신전의 흔적이 그대로 가라앉아 방치되어 있다.

신기한 것이 이 계곡의 물이 사람의 체온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유적이 가라앉은 이 따뜻한 계곡에서 사람들이 온천과 수영을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파묵칼레가 자연이 만들어 낸 온천이라면

히에라 폴리스의 온천은 역사가 만들어낸 온천인 듯.

우연히 보게된 이곳의 영상을 통하면서,

순간적으로

한 역사안에서는 거룩했던 신전이 수영장 곳곳에 방치됨에 세월이나 역사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생각을 달리해보니

이로써, 잊혀질 수 있을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역할 또한 함을 느꼈다. 

 

 

발 정리를 하고 신발을 신으려고 올라오는데, 수학여행 왔다는 아이들이 외국인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손수건도 내밀고 여기 앉으라며 자리도 내주고 하다가 수다 한 판이 되어버렸다.

어디사냐면 몇살이냐며 시작한 것이 나중엔 가지도 못하게 붙잡아 놓고는 안경까지 벗긴다.

사실, 얘네 때문에  가이드 언니랑 일행들 히에라 폴리스 돌아보는 동안

난 여기 정신팔려 있었다.

현지인들한테 둘러쌓인 모습에 뭐 특별한 사람인 줄 알았다며 뭐 하냐고 묻던 사진작가 아저씨가

이렇게 사진까지 찍어서 보내주시는 수고를 해 주셨다.

 

 

저 아랫마을 한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

원래 자연적으로 흘러내리는 온천수를 받아 가정에서도 요긴하게 쓰고,

이 온천수를 이용해 많은 호텔이 세워지기도 했다는데, 물 소비 급증으로

훼손도 많이되고 물 소비량이 공급량을 넘으면서 호텔도 하나 둘 문을 닫게 되었다고 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움을  깨닫고 이내 지켜낸 이 곳 파묵칼레.

 

 

그래서.... ㅠㅠ

온천한다고 잔뜩 기대한 나로썬 말짱 꽝이었다.

그나마 아래 풀장과 실내 온천장이 있어 위안을 삼을 수 있었지만 너무 추워서 정말 바라다. 만 봤다.

여기도 터키의 한 학교 운동부 애들이 여행을 왔다.

이것저것 말을 붙이는데 못 알아듣겠어서 보니까 정말. 터키어 밖에 못한다.

얘네도 우리나라 애들처럼 운동하는 애들은 운동만 하나..?

 

 

 

호텔 앞에 저렇게 자그마한 장이 늘어서 있다.

위에 아줌마가 만들고 있는 건, 우리나라의 빈대떡 ? 혹은 핏자와도 같은 터키의 '피데' 인데

사이에 야채, 치즈, 고기, 초콜릿. 그 어떤 것도 넣을 수 있다.

나는 양고기를 넣은 피데를 먹었는데 색다른 핏자를 맛보는 기분이었다.

 

어딜가든 , 그 나라의 문화를 제대로 느끼려면

그들의 의 식 주를 겪어봐야 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터키는 내가 가장 의 식 주의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에 있어서 충실해야 했던 나라다.

여러 일에 있어서. !

                                                                                          -파묵칼레에서의 밤 09.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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