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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 (Daytime Drinking, 2008)

류영주 |2009.05.25 15:00
조회 84 |추천 0


 

  한국 / 드라마 / 115분 / 감독: 노영석

  (★★★★☆)

 

  2008년 제 9회 전주국제영화제 관객평론상, JJ-star상

  2008년 제61회 로카르노영화제 특별언급, 넷팩상

 

  2007년 서울독립영화제와 2008년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화제작으로 떠오른 영화 은 우연히 강원도에 홀로 떨어진 어느 남자의 좌충우돌 여행기다.

  여자 친구와 헤어진 혁진은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강원도 정선으로 여행을 가기로 한다. 다음날 친구들은 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고, 혁진은 홀로 여행지에 도착하는데…. 우연히 떠나게 된 여행은 오해와 어긋남의 반복으로 상상치 못한 방향으로 잔혹하게 흘러 간다. 동어반복의 언어유희와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는 유머는 영화의 백미. 친구들끼리의 술자리는 헤어진 여자친구로 고민하는 주인공 혁진을 달래기 위한 여행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오기로 한 친구들은 오지 않고 이제 혁진은 홀로 낯선 곳에서 여행을 시작해야만 한다.

  영화는 혼자 여행하는 남성의 로망과 판타지를 충실하게 따른다. 낯선 여인과의 꿈같은 하룻밤의 로맨스와 좌절, 버스에서 만난 황당한 여인과 생명의 은인에서 급작스레 돌변한 트럭 운전사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일상을 전복하며 기이하고 낯선 체험으로서의 여행의 특성을 고스란히 전한다. 이것은 분명 경험의 과잉이지만, 영화는 날 것 그대로의 강원도 풍경과 고정된 카메라, 컷의 최소화를 통해 천연덕스럽게 리얼리티를 만들어낸다.

  은 기다리던 친구가 오지 않으면서 모든 것이 예정했던 바와는 어그러지게 되고 이로 인해 낯선 곳에 남겨지게된 설레임과 두려움을 극단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2003)와 닮아 있다. 은 다시 이 기이한 여행을 제자리로 돌려놓음으로써 이 별난 경험 역시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물론 이 해프닝은 아름다운 추억이라기보다 낮술의 객기처럼 속내까지 다 들춰 보여주는 유치함과 창피함이다.

  예기치 못한 강원도 여행, 그곳에서 예쁘지만 임자 있어 보이는 여자와의 스릴있는 하룻밤, 분위기 있게 리드하는 연상녀와의 연애 등은 이성애자 남자의 로망일 것이다. 전자는 이나 등에서, 후자는 에서 구현된 바 도 있다. 은 홍상수 영화와 를 뚜렷이 의식하면서, 이들 영화들과 다른 궤를 그린다. 홍상수 영화와 가 '찌질남' 혹은 순진남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듯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로망을 적극 재현하였던 것과는 달리, 은 이성애자 남자의 로망이 홀딱 깨다 못해 악몽으로 변하는 뜨악한 지점을 보여주며, 이를통해 이성애자 남자의 한계와 취약성을 자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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