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노무현 대통령 각하.
비보를 접한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허전하고, 아직도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우셨습니까.
그렇게 답답하셨습니까.
그렇게 힘드셨습니까.
그럼 왜 속 시원하게 한바탕 부딪혀보시지도 않고,
이렇게 떠나버리셨습니까.
사실 저는 이번에 발생한 비리 문제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갖았으나 그 결과가 이렇게까지 악화되어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 정부에서 표적수사를 얼마나 혹독하게 했는지
상상도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 하나만은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재임할 당시 우리나라 정부, 공무원, 공공기관의 청렴도가
크게 개선되었다는 사실 말입니다. 당신의 정책을 비판하던
사람들마져도 청렴도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꼬리를 내렸습니다.
외국에서까지 Clean 정치로 유명한 당신이 비리문제로 낙인이
찍혀가는 과정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과연 비리가 있는걸까. 있다면 당신이 왜 그랬을까?'
비리의 액수, 규모가 아니라 '왜'라는 사실만이 궁금했습니다.
이제는 이런 의구심도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당신의 반대세력은 거짓의 눈물을 흘리며
이 여파가 자신들에게 후폭풍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모두가 분노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그리워 하며 전국적으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분노가 어디로 발산되어 나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 당신이 생전에 바라고, 갈망했던 '정의'와 '민주주의'의
길로 나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금 저 역시..
한나라당, 조중동을 비롯한 기득권에게 거침없이
일갈을 내쏟으며 서민을 위한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셨던 당신의 정치적 행보가 그립습니다.
그 때는 왜 몰랐는지 당시 인터넷 상으로 유행처럼 번졌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라는 말을 저도 공공연하게 사용하고, 당신을 한낮 조롱거리로
만든 적도 있습니다. 후회합니다. 이미 늦은 일이고, 저 혼자의
후회가 세상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가슴 깊이 후회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사상 가장 가슴 따뜻한 대통령이시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우리나라에 민주주의가 온건히 정착되고,
서민을 위한 정책이 확립되고,
모든 국민이 행복과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을 때..
저는 그 말을 또 꺼낼 것입니다.
"이게 다 노무현 대통령 덕분이다"
라고..
부디 편안하게 잠드십시오.
호탕하게 웃는 당신의 푸근한 웃음이 벌써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