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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들의 최대 굴욕은 뭘까?

정희찬 |2009.06.04 09:15
조회 143 |추천 0

한국 남자들의 최대 굴욕은 뭘까?


이 소설은 군대에서 일어났던 각종 에피소드와 상상력을 가미하여 짧은 꽁트식으로 작성했습니다. 모쪼록 여러분들께 진한 종교적 감동도 드렸으면 합니다.


작품의 시작 :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모범적으로 군대생활을 하던 신모범 병장은 제대를 한 달여 앞두고 황당한 일을 당했다. 그는 군 생활을 하면서, 그동안 각종 행사나 업무에 솔선수범을 했다. 그는 자신의 후임 병사들에게도 가급적 반말을 하지 않고 존댓말을 사용했으며, 100km 행군에 몸이 불편하거나 약한 동료들을 위해 군장을 대신 메고 가거나, 보초를 대신 나가는 등 부대원들이 꺼리는 노역에 자청하여 일을 하곤 했다.


그리고 그는 가정문제나 연애문제로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후임 병사들을 위해 상담을 해주거나, 자신의 특박 휴가를 동료들이 대신 가도록 하기도 했다. 그래서 그는 부대에서 작은 예수님으로 불리며 부대원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들 중에서 가장 자신을 잘 따르고 믿었던 사람은 4개월 후임병인 이상한이란 친구가 있었다. 처음 자대배치를 받고 온 그는 특별한 종교가 없었지만, 그는 주말이면 신 병장을 따라서 교회에 가서 예배를 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부대에서 선후임병 사이가 아니라 형제처럼 지냈다. 시간이 되면, 성경을 읽으며 서로 신앙에 대한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 휴가를 가게 되면 군 외출복의 다림질과 워커도 반짝반짝 닦아 놓았다. 그리고 휴가를 갔다가 부대에 복귀하면 누가 부탁하지 않았는데, 서로의 선물을 사들고 돌아왔다. 이 씨는 신 병장의 군 제대가 가까워 오자, 축하를 하면서도 이별이 아쉽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신 병장은 저녁 식사를 마치고 군내무실로 들어왔는데, 갑자기 실내에 불이 꺼지고 동료 병사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모포를 뒤집어씌우고 넘어뜨렸다. 순간 신 병장은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에게 통과 의례적으로 하는 모포 말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그동안 동료병사들이 부대 생활을 함께 하면서 전역을 앞둔 선임병의 미운 정과 고운 정을 떼어내는 일종의 ‘생일빵’과 유사한 축하행사였다. 동료 병사들의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왔다.


신 병장은 폭력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자신도 전역을 앞둔 선임병에게 장난삼아 살짝 주먹질과 발길질을 한 것을 기억했다. 그러나 신 병장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동료병사들의 주먹질과 발길질이 거세고 심각한 폭력이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머리와 가슴에 충격으로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주먹질과 발길질이 멈추고 모포가 벗겨졌다. 하지만 신 병장은 바닥에 쓰러져 일어날 기운도 없었다.


그가 간신히 눈을 떴을 때, 그들이 아직 실내에 불을 켜놓지 않았지만 어둠 속에 후임병사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 중에는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이상한도 우뚝 서 있었다. 그가 어둠 속에서 웃고 있었다. 신병장도 따라 웃으며, “이 병장, 장난이 너무 심한데, 갈비뼈가 부러졌나? 일어나지도 못하겠네.”라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자 이상한은 “이 자식, 주둥이 놀리는 것을 보니, 아직 덜 맞은 모양이네.”라고 차갑게 말했다.


신 병장은 “무슨 소리냐? 장난 그만해.”라며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했다. 그때 이상한의 발길질이 그의 복부를 강타했다. 신 병장은 ‘헉’하는 소리와 함께 가슴을 움켜쥐고 바닥에 뒹굴었다. 이상한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고 헐떡이고 있는 신 병장을 향해, “사실 나는 너의 역겨운 예수쟁이 흉내에 넌더리가 났었다. 그동안 나는 네가 고참병이라 아무 소리 없이 함께 교회도 다녔지만, 너처럼 계집애 같은 놈들이 군대의 군기를 다 망치고 있던 것을 아느냐?”며 바닥에 침을 거칠게 뱉었다.


신 병장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이 병장, 무슨 소리냐? 그동안 우리들은 형제처럼, 가족처럼 잘 지내지 않았느냐? 왜 갑자기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신음소리를 뱉으며 말했다. 이상한이 신 병장 가까이 와서 그의 머리를 워커발로 누르며, “이 X새끼,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군. 여기는 엄숙한 군대야. 여기가 교회인 줄 착각하지 말란 말이야. 여기에 있는 부대원들에게 물어봐라. 네 놈의 예수흉내가 어땠는지?”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누군가 “그동안 온갖 착한 척은 다하고 다니더니, 꼬락서니 참 좋다.”고 히죽거리는 소리가 들였다. 신 병장이 가정문제도 자주 상담해주고, 몇 차례 자신의 특박 휴가를 상부에 반납해서 휴가 보내주었던 박 상병이었다. 그가 바닥에 누워 꼼짝 못하고 있는 신 병장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리려고 했다. 그때 누군가 “장난인 줄 알았는데, 이제 그만들 하시죠? 여러 사람이 한 사람에게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라고 소리쳤다.


최 일병이었다. 그는 사랑했던 여자 친구가 배신을 해서 고민했는데, 신 병장이 적극적으로 그를 설득하고, 휴가를 나가서 그 여자 친구를 직접만나 설득해서 간신히 자살의 위기를 넘겼었다. 최 일병은 주먹을 불끈 쥐고 박 상병을 노려보았다. 박 상병은 “최 일병, 아직 너도 정신 못 차렸구나. 신 병장은 곧 제대할 놈이고, 나는 국방부 시계가 아직 많이 남은 사람이다. 누구 편을 들어야 남은 군 생활이 편할까? 상황파악 잘해.”라고 소리쳤다. 


잠시 망설이고 서 있던 최 일병은 이 병장을 향해 천천히 걸어왔다. 그리고 그의 가슴을 한쪽으로 천천히 밀었다. 그의 군화에 밟혀 있던 신 병장의 피 묻은 얼굴이 나타났다. 그는 최 일병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웃어보였다. 아주 온화한 미소였다. 최 일병은 신 병장을 향해,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울먹이며 그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이 병장이 최 일병을 향해 “잘했다. 오늘은 이만하고, 저 새끼 치워버려.”라고 명령했다.


다음날 새벽에 신 병장이 눈을 떴을 때, 그는 아무도 없는 텅 빈 의무실 침대위에 혼자 누워 있었다. 자신의 머리와 가슴 그리고 팔뚝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오전 6시였다. 군대의 오랜 습관으로 신 병장의 몸은 시계처럼 정확했다. 다른 부대원들은 아침기상을 하고, 아침점호를 받기 위해 부산한 시간이었다. 그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는 머리도 어지럽고, 통증으로 온몸이 욱신거리고 쑤셔왔다.


잠시 뒤에 의무병 한 명이 문을 열고 헐레벌떡 뛰어 들어오며, “신 병장님, 오늘 최 일병이 죽었어요.”라고 소리쳤다. 신 병장은 눈을 크게 뜨고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오늘 새벽에 능선 쪽에서 총소리가 났는데, 병사들이 가서 보았더니 최 일병이 자신의 총으로 스스로 머리를 쏘아서 죽어 있었다고 했다. 신 병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나 통증으로 그는 “최 일병.........”하며 다시 자리에 쓰러졌다.


PS : 자신이 임명했던 부하에게,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서 자신과 가족들이 수사를 받는 치욕을 남자들은 잘 알고 있다. 차라리 명예롭게 죽을지언정, 어찌 자신이 신임했던 부하에게 모욕을 견딜 수 있었을까? 누가 그런 치사하고 야비한 명령을 내린 것인가? 삼가 故노무현 전대통령님의 서거를 애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 소설을 당신의 영정에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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