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철수 도미노를 우려한다
개성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한 지 만 4년 만에 개성스킨넷이 입주업체 중 처음으로 철수를 결정했다. 입주업체들이 남북관계 경색 속에서도 용케 버티어 왔으나 개성스킨넷이 손을 들고 만 것이다. 문제는 다른 업체들도 개성스킨넷을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이 위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개성스킨넷이 그제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폐업신고서에서 꼽은 철수 이유는 개성스킨넷만의 문제가 아니다. 106개 개성공단 업체들이 한결같이 겪고 있는 내용이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이른바 ‘12·1 조치’로 입주업체들이 물류에 불편을 느끼기 시작했다. 특히 올 3월 통행 차단 조치와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억류로 주문 감소 현상이 가시화하고 직원들의 안전문제가 현실화하자 일부 기업들은 다른 지역으로의 생산라인 이전을 심각하게 고민해왔다. 그런 점에서 개성스킨넷의 결정은 다른 업체들의 철수를 재촉하는 전주곡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입주업체들이 어려움을 호소하자 경협보험의 보장 한도를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늘리는 등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 정도로 기업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당장 바이어들의 주문이 감소하고 직원들이 불안을 느끼고 있는 터에 경협보험 보장 한도 확대는 언 발에 오줌 누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입주업체들의 철수 도미노를 막으려면 남북 당국이 개성공단의 장래를 확실하게 보장해주는 것이 급선무다. 북핵을 빌미로 이명박 정부가 기숙사 건설 등 2007년 남북 정상합의 사항을 어긴 상태에서 업체들이 장래에 확신을 가질 수 있겠는가. 또 북한이 지난달 중순 2차 접촉에서 ‘철수 무방’을 공언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북한 군부가 개성공단 폐쇄 방침을 결정했다는 설도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남북 당국은 상황의 절박성을 인식하고 11일 열릴 3차 접촉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업체들의 불안 요인을 해소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개성공단 철수 도미노는 누구도 막기 힘들다.
2009년 6월 10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