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에 손에 이끌려 들어온 어느 라이브바.
난생 처음 접하는 문화에 실수라도 할까하는 조바심에 왠지 싫다. 지금은 친구놈이 이 문화에 익숙하니깐 부끄러워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친구는 무대 바로 앞의 테이블로 나를 이끌었는데 초보자에게 너무 버거운 자리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친구놈은 좋은 자리라며 좋아한다.
'가수랑 눈 마주치면 어쩌지?', '나보고 무대로 올라오라고 하면 어쩌지? 괜히 떨리기 시작한다.
적당히 마실 것들을 주문하고, 그것들을 마시며 친구와 수다떨고는 있지만 역시 머릿속엔 가수가 언제 등장할 지, 그 생각뿐이다.
내가 노래 부르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두근거린다냐, 그 때 여자 가수가 들어왔다.
첫인상은, 예쁘기보다는 뭔가 신비스럽게 생겼다. 그치만 먼가 슬퍼보이는 표정이다.
하여튼 가수하기에 너무 괜찮은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나이는 20대? 30대?...사람들이 드문드문 박수를 보낸다.
나도 앞테이블에 있다는 책임감에 힘껏 박수를 쳤다.
그리고 마침 노래가 시작됐다.
친구는 여기 가수가 노래 잘한다고 칭찬하고는 들어보라며 노래감상에 방해가 안 되게 하기 위해선지 일부로 말을 안거는 것 같다.
노래는 잔잔했다. 그리고 되게 편안해지는 느낌.
너무 다른 널 보면서
나 영원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 믿음조차 무색한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겠지만
늘 모든 건 변한다고 하지만
나 여기 이대로 서있는 건
이젠 너무 다른 널 보면서
나 미처 몰랐던 널 알게 된 거라
생각하면서 너에게 다가가도
너를 닮아 가는 건 나를 잃을 뿐인데
그냥 여기서 널 기다릴게
이제 너무 다른 널 보면서
나 미처 몰랐던 널 알게 된 거야
생각하면서 너에게 다가가도
너를 닮아가는 건 나를 잃을 뿐인데
그냥 여기서 널 기다릴게.
저 가수의 표정을 보아하니 노래에 상당히 몰입한 것처럼 보였다.
그것 때문인지 나도 자연스레 노래에 의식이 집중되고 뒤로 갈수록 노래에 감정이 실렸다. 멜로디와 가사도 좋았지만, 가수의 목소리와 감정이입때문인지 이 곡이 끝날무렵 눈가가 촉촉해지기 시작했다.
눈가가 촉촉해질 무렵 한 곡이 끝이 났다. 그리고 난 이미 그 가수의 팬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시작된 두번째 곡..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난 너에게 편지를 써 모든걸 말하겠어
변함없는 마음을 적어주겠어
난 저 별에게 다짐했어 내 모든걸 다 걸겠어
끝도 없는 사랑을 보여주겠어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밤 울고 싶은걸
난 괴로워 네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또 그렇게 싫어해 날
난 욕심이 너무 깊어 더 많은걸 갖고 싶어
너의 마음을 가질 수 없는 난 슬퍼
더 외로워 너를 이렇게 안으면
너를 내 꿈에 안으면 깨워줘
이렇게 그리운 밤 울고 싶은걸
난 괴로워 니가 나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만 웃고 사랑을 말하고
또 그렇게 날 싫어해 날
너에게 편지를 써
내 모든걸 말하겠어
결국 아까 촉촉히 젖기 시작한 눈가는 두번째곡을 들으며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말았다. 노래를 마치고 가수가 인사를 하고 들어갈 때 날 보곤 눈인사를 건냈다. 나중에 알았는데 그 가수의 이름이 이소라라고 했던가...